시 최단거리를 택해 흐른다고는 할 수 없어. 나에게 수학은 뭐랄까, 너무 지나치게 자연스러워. 그건 내게는 아름다운 풍경 같은거야. 그냥 그곳에 있는 것이야. 뭔가로 치환할 필요조차 없어.
그래서 수학 속에 있으면 내가 점점 투명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때가 있어. 이따금 그게 무서워져"
후카에리는 시선을 돌리지 않고 덴고의 눈을 똑바로 보고 있었다.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빈집 안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덴고는 말했다. "소설을 쓸 때, 나는 언어를 사용하여 내 주위의 풍경을 내게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환해나가. 즉 재구성을 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나라는 인간이 이 세계에 틀림없이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그건 수학의 세계에 있을 때와는상당히 다른 작업이야."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후카에리는 말했다.
"아직 제대로 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덴고는 말했다.
후카에리는 덴고의 설명을 납득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와인 잔을 입가로 가져갔을 뿐이다. 그리고 마치 스트로로 빨듯이 와인을 조금, 소리도 없이 마셨다.
"내가 보기에는 너 역시 결과적으로는 그와 똑같은 일을 하고있어. 네가 바라본 풍경을 너의 언어로 바꾸어 재구성하지. 그렇게 너라는 인간의 존재위치를 확인하고 있어." 덴고는 말했다. - 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