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머피는 무슨 할 얘기라도 있는 듯 회의 중에 두서너 번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그러다 말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했는지 다시 허리를 펴고 앉는다. 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이곳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아챈것이다. 뭐라고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도 웃으려하지 않는 것도 수상쩍다. 그는 럭클리에게 "누구 부인 말요?"
라고 물었을 때 사람들이 틀림없이 웃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다. 사방 벽이 짓누르고 있는 듯 갑갑한 분위기가 감돈다. 너무 갑갑해서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곳은 정말 이상하다.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웃으려 하지않는다. 미소 띤 얼굴은 백지장처럼 희고, 입술에는 너무 빨간립스틱을 바르고, 가슴은 너무 큰 저 할망구에게 모두들 하나같이 기를 못 펴고 있는 것도 정말 이상하다. 그래서 그는 본격적으로 게임을 하기 전에 이 새로운 곳이 어떤 곳인지 잠시두고 보기로 한다. 그것이 영리한 도박꾼의 묘수이다. 발을 들이기에 앞서 잠시 게임의 흐름을 관망하는 것이다. -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