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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ㅣ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뉴스에 커피 전문점 직접 제조원가가 200원에서 400원으로 커피 한 잔의 원가에서 직접비는 10%에 불과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90%의 나머지 비용은 임대료와 인테리어비용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탁재훈의 유행어처럼 ‘이게 뭐야~’라는 탄성을 저절로 부르게 하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스타벅스의 비싼 커피가 잘 팔리는 이유가 있다고 이 책 첫 장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비싼 커피를 잘 팔 수 있는 공간의 희소성 때문이며 따라서 임대 주인이 가장 많은 이익을 챙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무수한 이론이나 그래프를 가득 담은, 그 두께에서부터 겁을 먹게 만드는 경제학 책을 피해 왔다면 이 책을 통해 경제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 있는 것인지를 체험했으면 한다. 각 장마다 일상의 일과 연결하여 경제이론을 하나씩 설명해 나가고 있으며 각 이론들은 전체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경제학 관점을 독자에게 선물 해 준다.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하나, 가격 책정 고수들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고결해 보이는 행동을 한다.
여기서 예를 들고 있는 것은 유기농 식품이다. 슈퍼나 할인점에 가면 고가의 유기농 전문 매대가 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 동네 상점가에도 하나둘 유기농 전문점이 생겨나고 있다. 임대료가 만만치 않을 텐데 이익이 남을까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 답을 이 책은 주고 있다. 이들은 유기농 식품이라는 고결한 접근을 통해 자연스레 가격을 올려 일반 식품보다 더욱 많은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희소성의 가치가 이런 고이익의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 식품이 제대로 된 가격이 되기 위해서는 그 희소성이 소멸되어 갈 때이다.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고 있는데, 그들은 유기농이 낫다고 생각하거나 최소한 유기농 식품이 생명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이 때문에 슈퍼마켓은 유기농 제품을 통해 기회를 맞고 있는데, 이들 유기농 식품은 추가적인 비용을 훨씬 넘어서는 마진을 슈퍼마켓 측에 주고 있다. (p.66)
둘, 독거노인들의 난방비에 대한 제안
요즘처럼 고유가의 시대에 노동력이 없는 독거노인들에게 겨울 난방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11월에서 12월이 되면 이 분들을 위한 난방비 지원을 위해 각 단체들이 발을 벗고 나서지만 턱없이 부족한 건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고 난방연료 자체의 가격을 대폭 내릴 수도 없다. 그래서 저자는 연료에 붙는 세금은 올리되 노인들에게 돈을 지급하여 난방비 걱정이 없도록 하라고 제안한다.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대신, 노인들에게 유리한 출발을 부여하는 것이 훨씬 분별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그들은 가난한 데다 신체적으로 약해 충분한 난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개선책은 연료에 붙는 세금은 올리되 노인들이 난방을 해서 따뜻이 지낼 수 있도록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p.115)
셋, 혼잡세가 교통체증을 막을 수 있다.
러시아워 시간에 교통체증은 자동차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에게 보통 스트레스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이 혼잡으로 대기오염이 몇 배나 증가된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1천 명당 1명꼴인 약 7천 명의 사람들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2003년 초에 런던에서는 혼잡세 과세 지역을 지정(시내 중심으로 오는 데 하루 5파운드)해서 실시하였고 1년 후 그 결과를 리뷰해 보니 세금을 물지 않는 교통수단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자동차 이용이 줄어들어, 정체로 인한 시간 지체가 훨씬 많이 감소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영국에서는 가난한 가람들은 운전을 하는 대신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버스를 탄다. 소득 수준 하위 10퍼센트의 사람들의 소득 대비 자동차 연료비는 소득 상위 10퍼센트의 사람들보다 7배 적다. 상위 10퍼센트의 부자들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돈은 가난한 하위 10퍼센트의 사람들에 비해 최소한 30배 더 많다. 결론적으로 혼잡세는 효율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부자들의 세금을 올려서 부를 재분배하는 역할도 한다.
이 이외에도 일상의 경제 활동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많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우리의 일상은 다 경제활동과 연관 되어 있기에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해 본다.
. 기억에 남는 본문 구절
합리적 무시 :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의 합리적 경제 행위가 전체에 불이익을 주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를 말한다. (중략) 가령 어떤 정책이 자신들에게 10억 원의 이익을 가져다준다면 그로 인해 1천만 명의 전 국민이 입는 피해가 100억에 이른다 해도 서슴지 않고 정치인이나 관료들에게 로비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 개개인은 자신에게 돌아올 피해가 워낙 작으므로 특수이익집단의 사람들이 부당하게 누릴 혜택을 개의치 않는다. (p.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