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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Work - 열심히 일하면 어디까지 올라갈까?
CrimethInc 지음, 박준호 옮김 / 마티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의 피지배자이며 노예이다.
이 책은 Crimethinc. 라는 미국 노동자 단체들이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를 열심히 까는 책입니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의 연장선이 되는 느낌의 책입니다.
바바라 애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 <긍정/노동/희망 의 배신>도 있구요.
이 책의 스텐스는 아나키스트입니다.
한 국가에서 내세우는 좌파와 우파의 정책조차, 사실은 자본의 흐름을 중앙정부에 두느냐,
시장의 흐름에 맡기느냐 일뿐,
'우리의 삶에서는 어떠한 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바로 이 것,
" 사람들이 오랫동안 나누어 온 모든 말들을 다 내뱉는 후보자가 가끔 있다.
그는 정치권 밖에서 온 사람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우리들 중 하나였다.
자본주의 구조 자체가 지닌 논리를 비판하고, 개선될 수 있다며 사람들을 미묘하게 설득한다.
그러나 이런 희망으로 체제 자체에 저항하는 데 쓰일 수 있었던 많은 에너지가 또다시
(결국에는 실패하게 될) 후보 하나를 지지하는 쪽으로 흘러가 버린다.
이들이 마침내 정권을 잡고 민중을 배반하게 되면,
이제는 반대 정당들이 들고 일어나 그런 후보들의 이른바 급진적인 생각에 문제가 있었고
자신들이야말고 문제를 풀 수 있는 적임자라도 외친다.
다시, 현 정권에 대한 민중의 환멸을 정치 캠페인의 동력으로 써먹는 것이다 !
우리는 최악의 후보가 정권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선거전에 집중하곤 한다.
"만일 그런 놈이 권력을 잡으면 어떻게 되겠어?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미 정치인들이 너무 많은 힘을 휘두른다는 데 있다.
과도한 권력이 주어지는 한 그들은 언제까지고 폭정을 일삼을 것이다. "
영화 "파이트 클럽"의 내용들이 많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사실 이 책에서는 프레임으로만 보자면 그저 그런 책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자면,
최대의 장점이라면 역시 다양한 컨텐츠입니다.
복지, 교육, 법, 인권, 기타 등등 돌직구로 '핵심만 간단히' 깝니다.
날이 선 분석적인 어투로 이야기하는데 하나하나 어디가서 바로 써먹을수 있는 논지들이 많아요.
이러한 책의 문제점들이라면 그래서 대안이 뭔데? 라는 점에서는 확실한 대안은 없습니다.
역시나 저항하고 투쟁하자입니다.
주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연대하고, 사소한 문제들부터 차근차근 고쳐나가자구요.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자본주의의 붕괴와 무정부주의와 같은,
더 나은 미래는 당신하기 나름이라는 논조는 이해 가지만
잘나가다가 왜 이러는건지. 파트 하나 끝나고 나서 사례집 처럼
경험담을 나열하는거 코너가 있었는데,
카운터를 보면서 몇 년간 조금씩조금씩 빼가면서 2만 달러쯤 모았을때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 그만두고 나왔다는 이야기라던지 자본주의 안에서 도덕적 우월은 없다.
윗대가리들이 타락했는데 내가 도덕적일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는
"저항" 이라는 측면과 거리가 멀게 느껴져서 도저히 공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책에서의 완성도를 왕창 떨어뜨렸습니다만, 책은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