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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
손승휘 지음 / 황금책방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 그날에 우리 모두는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다웠다. "
책을 읽기도 전에 먼저 열사이기 이전에 소녀 유관순, 여자 유관순, 인간 유관순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에 선듯 선택한 책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유관순은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온 고자 몇 줄 일 뿐이잖아요?
나라의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부르다가 잡혀가 꽃다운 나이에 삶을 마감하게 된 의로운 소녀.
책 안쪽에는 작은 사진이 넣어져있는데 그녀가 서대문 형무소에 있을 적의 사진입니다. 가슴팍에는 흔히 죄수번호라 불리우는 그러한 번호가 한자로 적혀있는듯 한데..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이 소녀가 무얼 잘못했다고 형무소에 가둬놓고 심한 고문을 하고 어린나이에 죽게 만들었는지..
책을 집는 순간부터 읽는동안 내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하는 기대감보다는 이 한 소녀가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얼마나 안타까운가하는 마음에 먹먹함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한련화' 마른 땅에 피어나는 연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트로이 전사들이 흘린 피에서 자라난다는 전설을 가진 꽃. 팍팍한 땅을 뚫고 나와 핏방울같이 작고 빨간 꽃을 맺는 이 꽃의 꽃말은, 애국이다.
한련화의 꽃말을 들어보니, 소설속의 소녀 유관순과 딱 들어맞는 이미지인것 같습니다.
저는 역사의 실존인물을 기반으로한 픽션종류가 좋아요. 그래서 덕혜옹주나 뿌리깊은 나무같은 책을 좋아합니다. 이번 한련화도 읽기 전이나 읽은 후나 내용이 내용인만큼 마음에 그리 가볍고 좋은 느낌이 자리집진 않았지만.. 책 자체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련화.. 왠지 여리고 갸날퍼보이는 단어. 하지만 핏빛보다 더 붉게 마른 땅에서 태어나는 강인함이 느껴지는 연꽃.
독립투사 유관순이 아닌 여인 유관순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에 대해 불신만 가득하고 싫은 감정만 차 있었으나 익현을 만나고부터 그에게 마음을 열고 두근대는 마음을 갖는것이 꽃띠 소녀의 느낌이 가득해지더라구요. 그저 그대로 둘이 도망가버렸으면... 독립운동따위 버리고 그랬더라면...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뭐 소설이어서 인물들이 지어진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숨어버리지 않고 당차게 대한독립만세를 외쳐주었기에 독립의 계기가 될 수 있었겠지요.
기억해줘요. 내가 이 세상 어딘가에 피어 있다는 것을. - 250p
그들에 대한 증오가 아니었다. 우리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저항하는 것이 가여워서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쓰러진 그들을 대신해주고 싶었다. -183p
일제강점기의 실제이야기, 그것을 바탕으로 쓰여진 픽션들을 보고있노라면 항상 힘 없는 나라에 태어나 나는 아니더라도 나를 발판삼아 후세에 많은 이들이 기펴고 살도록 희생한 모습들을 보면 마음이 짠해집니다. 이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나마 속국에서 벗어나 독립된 나라로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이젠 학교에서 그러한 역사마저 의무적으로 배우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었나요?
애국심은 점점 추락하고 역사 지식마저 사라져 내 나라 내 땅 독도도 뜬눈으로 빼앗길 상황에 처해있어 연예인 마저도 발벗고 나서다 협박을 받기도 하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은 국민 살찌울 생각은 안하고 국민은 피말려 제밥그릇 늘리려 밥그릇 수 놓고 피터지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그저 한숨만 몰려나올 뿐입니다.
'대한독립만세!' 가 터져 나올때는 찌릿한것이 훅하고 올라오더라구요. 눈물이 핑 돕디다..
내가 과연 저 시대 저 기있는 누군가로 살았더라면.. 방관자였을까? 협조자였을까... 아니면 내 몸이 부서지더라도 독립을 위해 힘쓰고자 하는 사람이었을까.. 혹은 지금 저런 상황이 닥친다면 나는 어떤 입장이 될까....... 하는 많은 생각이 맴도네요..
인간 유관순 여자 유관순 소녀 유관순에 대하여 알리고자 했던 작가님께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저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신 호국영령들에게 그저 고마운 마음이 드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