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은 아니지만 ‘야독‘중..읽고 싶은 책이 지천이다. 이노무 책욕심은 끝이 없어라~오늘 밤은 열대야를 식혀주는 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어 책읽기에 그만이다. 요즘 무라카미 류 책에 꼿혔다. 하루키 책과는 달리 술술 읽힌다. 소설가, 영화감독, 토크쇼 사회자, 라디오 DJ, 사진기자 & 기타등등. 그의 남다른 이력에 매력을 느끼고 처음 집은 책인 ‘한없이 투명한 블루‘ 를 읽곤 이사람 책 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난 왜 그리 방황하는 영혼에 끌리는지..이 나이에도 여전히 책에 등장하는 그들의 흔들리며 갈망하는 모습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나아간다‘는 단어 하나에 자꾸 시선이 머문다. 자전거 타기에 비유된 표현. 중심을 먼저 잡고 자전거 타는 사람은 없다. 자전거에 올라 일단 앞으로 나아가며 중심을 잡는다는 그의 글에서 현재의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위로를 받았다. 흔들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주저하지 않고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일단 나아가기...그러다보면 균형을 맞추고 제대로 균형 잡는 날이 오리란 믿음. 작년 이맘땐 코엘료책에 빠져 모든 책을 올킬로 정주행을 했었다. 그래, 올해는 무라카미 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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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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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은 단지 사랑의 시작이다. 진짜 러브스토리의 시작은 결혼이고 그 마지막은 다시 독립이 아닐까~?! 홀로서기. 해본사람만이 알수 있는 그런 것. 알랭드 보통의 통찰력 정말 맘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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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개정판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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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서다.ㅡ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책으로 기억하는데 다시 읽어야겠다. 경계에 선다는건 전진이냐 퇴보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것이고 어떤 움직임을 하느냐에 따라 둘러싼 세계가 바뀌기에 정신적인 많은 사유와 육체적인 움직임이 동반되어야 그 경계의 문이 열릴거라 생각된다. 잠시 깜박 잠들었다가 깨어났는데 약속이 있었던것도 같고 얼른 움직여야지.. 누워만 있자니 자주 나도 모르는새 잠이들어버린다. 경계를 벗어나는 일은 성실함을 요하는데..아~늘 부족하다..@@;

낮과 밤의 구분이 모호한 해질녘. 황혼과 동트는 여명이 아름다운 것은 경계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경계에 선다는 것은 혼란이 아니라 기존의 시각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상상력과 가능성을 뜻한다.

앎은 경계와의 만남에서 가능하다.
경계를 만났을때, 가장 정확한 표지는 감정이다..
감정이 없다는건 사랑도 사유도 없다는 것.
감정(emotion)의 라틴어 어원은
자기로부터 떠나는 것,
나가는 것.(moving out of oneself)
즉, 여행이다.
감정은 움직이는 것이고 세상과 대화하는 것이다.

정희진씨의 책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으며
나를 다른 세계로 이동시키는 행복한 순간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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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로베르트 발저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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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부터 훅~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 문장들..두근두근..하나의 세계가 또 열리는 듯한 예감.
발저에게 빠져들어간다.

「아침의 꿈과 저녁의 꿈, 빛과 밤, 달, 태양 그리고 별, 낮의 장미빛 광선과 밤의 희미한 빛. 시와 분. 한 주와 한해 전체. 얼마나 자주 나는 내 영혼의 은밀한 벗인 달을 올려다 보았던가. 별들은 내 다정한 동료들. 창백하고 차가운 안개의 세상으로 황금의 태양빛이 비쳐들때 나는 얼마나 크나큰 기쁨에 몸을 떨었던가. 자연은 나의 정원이면 내 열정, 내 사랑이었다.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두 나에게 속하게 되니, 숲과 들판, 나무와 길들. 하늘을 올려다 볼 때 나는 왕자와도 같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저녁이었다. 나에게 저녁은 동화였고, 천상의 암흑을 소유한 밤은 달콤하면서도 불투명한 비밀에 감싸인 마법의 성이었다. 종종 어느 가난한 남자가 뜯는 하프의 현이 영혼을 울리는 소리가 되어 밤을 관통하곤 했다. 나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또 귀 기울였다. 모든것이 좋았고, 옳고, 아름다웠다. 세계는 온통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장엄하고 유쾌했다. 그러나 음악없이도 나는 유쾌했다. 나는 시간에 현혹당하는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듯이 시간에 말을 걸었고, 시간도 나에게 말을 걸어 온다고 생각했다. 시간에 얼굴이 있는 듯 한참을 쳐다보았고, 시간 또한 묘하게 다정한 눈동자로 나를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떨 때 나는 마치 물에 빠져 죽은 사람과도 같았다. 그만큼 고요하고, 소리 없고, 말없이 나는 그냥 살았다. 주변의 모든 사물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으나 사람들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누구도 생각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을 나는 하루종일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나 감미로운 생각이었는지. 아주 드물게 슬픔이 나를 방문했다. 때때로 보이지 않는 무모한 무용수처럼 구석진 내 방으로 불쑥 뛰어드는 바람에 웃음이 터진 적도 있었다. 나는 아무도 아프게 하지 않았고,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나는 참으로 멋지게 그리고 보기좋게 옆으로 비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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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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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읽고 있는 중...책속에 소개되는 노래와 함께 쓰여진 구절들에 나른한 오후 잠시 멍하니 아득해진다.

「밤이 되면 듀크 엘링턴의 LP<서치 스위트 선더>에 들어있는 <스타 크로스드 러버스>를 몇번이고 몇번이고 되풀이하여 듣곤 했다. 나른하면서도 아름다운 그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당시의 일들이 언제나 내 머릿속에 되살아났다. 그리 행복한 시절이었다고는 할 수 없고, 나는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을 안고 살고 있었다. 나는 지금 보다 더 젊었고, 더 굶주려 있었고, 더 고독했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온전한, 마치 잘 갈아진 칼날같은 나 자신이었다. 그 무렵에는 듣는 음악 한 음 한 음이, 읽는 책 한 줄 한 줄이 몸속으로 스며 들어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신경은 송곳처럼 예리해서, 내 눈은 상대를 찌를 듯한 날카로운 빛을 담고 있었다. 그런 시절이었다. <스타 크로스드 러버스>를 들으면, 나는 언제나 그 무렵의 나날과 거울에 비친 내 눈이 떠올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부터 서른살이 다 되어 우연히 유키코를 만나 결혼하기까지, 누군가를 진정으로 좋아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것. 그 무렵 곧잘 시마모토를 생각했었다는 것. 너를 만나 단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 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 하고 내가 말하자 그녀는 미소지었다.

˝ 내 생각, 자주 했어?˝
˝그래.˝
˝나도 네 생각을 자주 했어˝라고 시마모토는 말했다. ˝언제나 힘들어 질때마다. 넌 나에게 있어 태어나서 이제까지, 유일한 친구였다는 생각이 들어.....잘 자. 널 만나서 좋았어.˝
˝시마모토,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리고 그녀는 문을 열고 나갔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환상 같은 걸 보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곳에 우두커니 선채로, 거리에 내리는 비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다시 한번 열두 살 소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렸을적, 나는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비를 쳐다 보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비를 보고 있으면, 내 몸이 조금씩 풀어져 현실 세계에서 빠져 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었다. 아마도 빗속에는 사람에게 최면을 걸어 버리는 것 같은 특수한 힘이 있는 것이리라. 적어도 그 무렵의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이 아니었다. 가게에 돌아와 보니 시마모토가 앉았던 자리에 아직도 술잔과 재떨이가 남아 있었다. 재떨이 속에는 루주가 묻은 담배꽁초 몇 개비가 살며시 찌그러진 채 들어 있었다. 나는 그 옆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음악의 여운이 조금씩 멀어지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그 부드러운 암흑 속에서는 아직도 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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