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 - 신지학 3대 기본서로 떠나는 마음 여행
헬레나 P.블라바츠키.지두 크리슈나무르티.마벨 콜린스 지음, 스로타파티 옮김 / 책읽는귀족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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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힘들게 읽은 책이다. 그 이유를 옮긴이가 정확하게 짚어주었다. 옮긴이의 말에서 옮긴이는 신지학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신지학을 접신혹은 귀신같은 것을 다루는 사이비 종교로 오해하고 편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는데 꼭 내가 그랬다. ‘운명의 바람소리를 들어라의 광고문구와는 다르게 영매와 혼과 초자연 등에 대한 언급들은 실체가 모호한 두려움을 주었고 이로 인해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데 커다란 장애를 겪었다. 옮긴이가 신지학에 관심을 두고 22년 넘게 이론과 실천, 경험을 해오면서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신지학의 가르침을 신지학이라는 용어자체도 낯설어 인터넷 검색으로 그 정의를 찾는 무지의 독자에게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오해와 편견이었을지도 모른다. 책을 덮고 옮긴이의 말부터 읽었으면 좀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운명의 바람소리를 들어라는 다소 긴 기획자의 말과 마음을 여는 팁, 그리고 총 3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1장은 헬레나 페트로브나 블라바츠키가 저서 침묵의 소리’, 2장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저서 스승의 발아래서’, 3장은 마벨 콜린스의 도의 길잡이. 각 장마다 저자의 대한 소개글도 싣고 있다.

 

기획자의 말에서 느꼈던 것들이 헬레나 페트로브나 블라바츠키의 생애를 읽으면서 완전히 흐트러졌다. 독서의 중심을 잃게 되었다. 블라바츠키 여사의 면면들이 심령영화에서나 볼법한 것들이 다수였다는 것도 그녀가 가르치려고 했던 신지학이 귀와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것을 방해했다.

 

당연히 블라바츠키 여사가 쓴 제1침묵의 소리는 글자만을 읽는 꼴이었다. 문장과 내용을 블라바츠키 여사나 신지학과 연결시키지 않고 읽었다면 무척이나 주옥같은 격언이 되었을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신지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생소한 용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크다. 신지학에 한 발자국 더 쉽게 다가서기 위한 디딤돌에서 언급한 아스트랄체(Astral Body), 멘탈체(Mental Body), 오컬티즘(Occultism), 카르마(Karma), 모나드(Monad)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워낙 생소한 용어들이 300여개가 쏟아져 나온다. 300개에 가까운 주)를 장 뒷부분에서 찾아 읽으며 텍스트를 읽기에는 솔직히 버거웠음을 고백한다.

 

세계적으로 영적인 관심을 폭발적으로 불러일으킨 블라바츠기 여사가 직접 쓴 침묵의 소리와 두 갈래 길, 일곱 개의 문은 이렇게 아쉽게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하고 고된 읽기가 끝난 후라서인가 자두 크리슈티나무르티가 그의 스승의 말을 받아 적은 스승의 발아래서는 신기할 정도로 쉽고 빠르게 받아들여졌고 공감의 언어들에 연신 밑줄을 그으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이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추천사의 말처럼 말씀을 실천해야만 수확이 많은 것이다. 배고픈 자가 음식을 평하기만해서는 배가 부를 수 없다. 배고픈 자는 손을 뻗어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신지학의 가르침이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공감의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된다. 그가 그의 스승의 말을 실천했던 것처럼 실천해야 얻은 것이 많아 지고 신지학에서 말하는 도에 오를 것이다.

 

자두 크리슈니나무르티는 도에 발을 디딜려면 스승의 가르침을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분별력, 무욕, 선행, 사랑’, 이 네 가지 자질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마음의 문을 여는 첫 번째 가르침으로 분별력을 가지라고 하면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만이 있다고 한다.

아는 자와 모르는 자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말과 궤를 같이 하는 말이라 더욱 공명을 얻으며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가 무엇을 진짜 원하는 것인지 분별해야함을 깨닫게 되었다. 많은 항목에서 아니 삶 전체에서 이 말은 매우 중요하며 간결하고 단순하고 순수한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40페이지 정도의 이 짧은 글은 수시로 자각하며 실천하게 하는 자극제가 되어줄 것 같다.

 

마벨 콜린스의 도의 길잡이또한 무난했다. 마벨 콜린스는 작가이며 영매였지만 그녀를 둘러쌓던 잡음들은 신지학이 추구하는 바와는 거리가 좀 있어 보였다. 어째든 그녀의 문학적 능력은 그녀에게 대스승의 지도아래 이 글을 받아 적을 수 있게 했다. 바깥뜰에 있는 구도자의 삶을 위한 21가지 규칙, 도의 길로 들어간 제자들을 위한 21가지 규칙, 카르마에 대한 매우 섬세한 단상은 침묵의 소리스승의 발아래서의 연장선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관심이 갔던 부분은 카르마를 어떤 결과로 생각하고 이 결과는 제멋대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위에 의해서 생기는 필연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는 부분이다. 따라서 과거에 연연하거나 과거를 후회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일뿐더러 미래는 현재와 끊어지지 않는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기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말도 의미가 있었다. 기실 과거에 이러지 않아 지금 이렇다며 과거로 돌아가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거라 확신하지만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하는 이들이 돌아갈 수 없는 과거로의 회귀를 희망하는 것은 현재의 불성실에 대한 면죄부를 얻으려고 무의식에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신은 존재하는가?

사후 세계는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이러한 본질적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신지학이며 신지학을 통해 무엇을 준비하면서 살아야하는지 알 수 있다고 신지학은 말하고 있다.

 

운명의 바람소리를 들어라를 통해 신지학이 기독교와 불교의 사상을 비롯한 여러 종교와 사상을 종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편견을 버리고 읽는다면 분명 필요한 말과 실천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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