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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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안내하는 대부분의 책들은 무조건 써라고 결론을 내린다. 프리츠 게징의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도 부록을 통해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며 과제를 제시하고 손수 쓰지 않으면 예술은 탄생하지 않는다고 마무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다른 글쓰기 책과 다른 이유는 매우 쉬운 설명과 방법론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다나 위대한 소설가들의 말들을 시의적절하게 언급하고 있어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이겠거니와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도 적지않은 울림을 준다.


글을 쓰는 이유를 다양하게 나열하고 있는데, 그 중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들을 언어로 형상화하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변화되기를 원한다는 이유가 내가 글을 쓰고 싶어하는 이유와 교집합을 이루고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보완하고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기도 한다는 것을 체험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고 싶다고 다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잘 쓰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나만의 독특한 경험이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독자들이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내 경험이 특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어도 서술 기법에 따라 즉 테크닉과 연습을 통해 공감에 이를 수 있다. 독특한 소재가 관건이라는 생각을 여지없이 깨졌고 차분한 저자의 설명에 거부하지 않고 받아 들였다. 이 부분에서 대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수천년간 문학이 문학적 행위가 있어 온 만큼 작가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와 소재는 그리 다를바 없지만 그 어떤 세대이든 걸작과 명작이 태어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뛰어난 서술기법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인이든 소설가이든 그들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소개학고 있는데 그 깊이가 하도 넓고 깊어 한참을 사유하게 되지만 꿀맛같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뿐만아니라, 독려와 격려의 말이 되기도 한다. 소설을 처음 쓰는 초보들의 겪는 오류나 실수들을 정확하게 짚어 주고 메모하고 있다. 대부분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자전적 소설 쓰기에서 그 함정 빠질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개인의 경험에만 국한하지 말고 여행 등을 통해 낯선 삶을 경험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며 책읽기를 통한 경험도 소홀히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경험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매체에서 전해지는 세상 모습에서 자신을 일치시키고 상상력을 자극하라고 권한다.


또한 소설을 쓰기 위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경을 즐겨 읽기를 권하고 영화와 드라마를 분석해 보는 것과 좋아하는 작가를 선택하여 그의 작품을 탐독하고 베스트셀러 작품을 반드시 선택하여 분석하여 읽으라고 권한다.


무조건 읽기보다는 이야기 구조와 작품의 구성, 캐릭터와 주제와 플롯 등 다양한 관점에서 구조를 분석하며 읽기를 권하고 있다. 이는 독자로서 책을 읽을 때 고려하여 읽는다면 작가가 비워두고 있는 행간의 의미를 더욱더 풍성하게 채워가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등장인물의 이름도 그냥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사건 그리고 플롯을 다 고려하여 창작하고 있었다. 특히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의 주인공인 뫼르소는 살인과 혼자의 결합이고 살인 장소인 메르와 살인 동기인 태양의 결합을 뜻한다고 한다. 작가가 이름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는지 몇몇 예를 더 추가하고 있다. 읽었거나 앞으로 읽을 작품 등장인물의 이름을 유추해볼 수 있는 즐거움을 얻었다.


꼼꼼하게 차분하게 글쓰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지루하지 않고 한숨에 달릴 수 있지만 빨리 읽어 결코 득이 될 것이 없는 책이다. 곱씹으며 밑줄을 그어가며 각자의 글쓰기 습관과 비교하며 받아들일 때 소설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언급하고 있는 작가와 그들의 말은 글쓰기의 고전적 격언이고 살아있는 지침이 되고 있다. 그뿐아니라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를 위해 그가 언급한 수많은 책들을 다시 읽는다면 제법 괜찮을 소설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들의 작품을 염두에 두고 프리츠 게징의 과제를 하나씩 수행한다면 글쓰의 절반은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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