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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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다. 자신을 찾기에. 예순세 살은. 그런데 브릿마리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심장마비로 쓰러진 바람 난 남편을 병원에 두고 브로그에 있다. 그녀의 등장은 쇼킹하다. 고용센터에서 그녀의 모습은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가정주부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 온 그녀인지라, 또 그녀의 말처럼 그렇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인데 그것을 완벽하게 해 왔기 때문인지 그녀는 사소한 것도 그냥 넘기가 힘들다.
 
고용센터에서 보인 그녀의 모습에 슬쩍 빈정이 상한다. 자신의 질서에 맞지 않는 직원의 행동에 경악을 금하지 못하는 브릿마리다. 그런 그녀는 구직서 하나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다. 직장을 구하기 위한 신상명세를 작성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며 마치 범죄자 취급한다고 투덜거리는 브릿마리다.
 
남편의 말처럼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사업을 해 돈을 벌고 브릿마리는 남편의 또다른 사업장인 가정을 위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쏟는다. 가정 밖의 일은 전혀 모른다. 심지어 카드 사용도 할 줄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남편을 떠나 브로그에 온 것은 남편의 바람과 함께 얼마전 읽었던 신문기사가 강하게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죽은 지 1주일이나 지나 이웃들에게 발견된 한 여인에 관한 기사다. 브릿마리는 이 기사를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 자신의 죽음도 그렇게 될까 걱정이다. 적어도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무작정 집을 나와 자신의 삶을 찾기로 한 브릿마리다.
 
자신을 찾아 온 남편 켄트에게 브릿마리는 십자말풀이에 자주 등장하는 매슬로우 욕구 단계설을 이야기하며 자신은 가장 마지막 단계인 다섯 번째 자기실현 욕구를 달성하고 싶다고 한다. 브릿마리는 남편과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었다. 자신만의 힘으로 살고 싶었던 것이다. 나이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결벽증에 가까운 그녀의 성격, 과탄산소다와 리스트를 사랑하는 그녀. 스스로 편견은 가지지 않는다고 되뇌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색깔이 너무도 강해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까칠하게 대한다. 밉상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개인사를 들여다 보면 그녀를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브릿마리보다 뛰어난 언니,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한 가정의 해체, 그 가운데에서 존재가 무시되었던 브릿마리,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엄마의 시선을 끌기 위해 청소를 선택했고 늘 무언가 답답하거나 어쩌지 못할 때 청소를 했다. 청소는 그녀의 결벽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브로그라는 지도에 없는 마을의 레크레이션센터 관리인으로 취직을 한 브릿마리. 그곳은 폐허가 되어가고 있는 마을이다. 활력이라는 곳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마을 사람 모두는 그곳을 떠나기만을 바란다. 브로그에서 만난 베가와 오마르, 미지의 인물 등과 얽히면서 의도치 않고 제일 싫어하는 축구팀의 코치가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브로그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
 
레크레이션센터에서 발견한 낡은 지도에 브로그에 붉은 점이 찍혀있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이 지도를 브릿마리는 좋아한다. 브릿마리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브로그에서 아이들과 사람들과 어색한 교류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간다. 혼자만의 삶으로 자신을 확인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는 알레고리를 읽힌다.
 
그녀도

"어느 나이쯤 되면 인간의 자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는 작가의 말처럼 같은 질문을 한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을 찾고 행한 용기있는 여인이다.

그녀가 선택한 청소의 의미를 새겨보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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