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해주니 공부하고 싶어졌어요 - 공부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엄마의 똑똑한 대화법
한혜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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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교육학을 전공했습니다. 제 큰 아이는 이제 10살이 됩니다. 아이는 노는게 우선이라는 제 교육철학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학습지 3개월(한글) 말고는 공부를 시킨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이제는 공부할 때가 되었지 싶어 학원은 아이가 원하는 예체능 위주로 보내고 집에서 제가 아이 공부를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냥 가볍게 봐주자 시작한거였는데 초등 입학 전까지 의자에 제대로 앉아 공부를 해본 경험이 없는 아이는 긴시간 앉아있는 것을 버거워 했고 공부하는 습관은 들여줘야 겠다는 생각에 매일 30분이라도 공부하기를 목표로 아이와 매일 집에서 공부를 한지 이제 2년 다되어 가네요~

​문제는 여기서 터졌습니다(뭐 이미 다른 문제도 있긴 했지만...^^). 제가 공부를 못 가르친건 아닙니다^^. 아이가 엄마랑 공부하는 걸 재미있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한 만큼 아이가 못따라오는 겁니다. 제 기대치가 커서 였을까요? 특히나 아이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내용을 덤벙거리다가, 검토 안하고 대충하다가 틀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자 제가 화를 못 참겠더라구요. 왜 이렇게 덤벙거리니!, 집중 안해?, 이거 엄마가 조심하라고 했어? 안했어? ... 아이를 혼내는 날이 많아졌고 나중에는 엄마가 널 위해 이렇게 노력하면 너도 노력해야 하는거 아냐?, 엄마는 너 때는 이 모든 걸 스스로 다 했어! .. 별소리가 다 나오더라구요 ㅠㅠ 내가 이렇게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었다니.. 내 자식을 가르칠 때는 이렇게 다른 사람이 되다니.. 아이를 혼낸 날은 저에게 실망도 많이 하고 이러지 말아야지 다짐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성격이 밝고 자존감이 높은 편이라 제 꾸중에도 별로 주눅 들어하는 모습이 없었고 혼내면서도 니가 절대 공부를 못하거나 안 똑똑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말 하는건 아니라고는 꼭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 입에서 '난 공부 잘 할 자신이 없어', '할머니, 난 왜이렇게 똑똑하지 않을까?'라는 말이 나오는 걸 듣고는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내가 아이를 망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그 후로 너무 잘 알아서 거의 읽지 않았던 교육서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그렇게 말해주니 공부가 하고 싶어졌어요' 이 책을 만나게 되었네요~

역시나 책의 7~80프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잘 실천하고 있는가를 볼 때는 알고만 있었던 내용들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내 문제를 인식하고 책을 읽으니 알았던 내용들이 새롭게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내가 아이한테 했던 옳지 않았던 말들, 무심결에 나온 아이의 공부자존감을 떨어뜨리던 말들, 내 교육철학에서 간과되었던 부분들.. 폐부를 찔린 것 같아 솔직히 기분 좋게 책이 읽어지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많은 생각들을 해보게 되고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공부장벽의 내용에서 나의 공부에 대한 경험을 돌아보게 되면서 내가 왜 아이에게 많은 것을 바라게 되었는지(엄마의 간섭, 도움없이 혼자 스스로 공부했었어서 제가 도와주면 이 아이에게 엄청 도움이 될 것이다란 생각들..), 내가 왜 이 아이의 공부모습이 이해가 안가는지(운 좋게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서 공부, 성적에 대한 성공적 기억이 대부분이라는점) 에 대한 원인을 알게 된 것도 참 좋았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동기를 부여하는 엄마의 대화법, 자율성을 키우는 엄마의 대화법, 유능감을 키워주는 엄마의 대화법, 관계가 좋아지는 엄마의 대화법, 공부 자존감을 만드는 엄마의 대화법'들이 저의 대화법을 돌아보게 했고 책에 나오는 많은 실제 사례들을 읽으며 '아, 우리 딸도 이렇게 느낄 수 있겠구나~' 아이들의 마음도 엿보게 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사실, 저는 주관이 강한 사람이라 책을 읽어도 내용을 쉽게 받아드리고 영향을 잘 받는 편이 아닙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머리속 한편으로 '이렇게 잘 읽어놓고 또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은 요 며칠동안 제가 좀 변한 걸 느낍니다. 단순히 아이와 공부할 때 뿐만 아니라 아이와 대화를 할 때 뭔가 일방적인 지적, 부정적인 말투가 나오려고 할 때 이 책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더 걸러서 긍정적인 말투로, 부드러운 어투로 말하게 되고 아이와 공부할 때도 '나 이제 너를 최대한 안 혼내기로 다짐했어!' - '나도 더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어(딸 아이의 답변^^) 라고 선포(?) 한 후에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심한 김에 책을 다시 훑어보면서 내가 이미 잘하고 있는 것들(아이와의 관계, 구체적인 칭찬, 미안하다고 말하기...)을 적어놓고 잘 못하고 있는 것들(무조건 공감하기, 속도 기다리기, 잔소리하기...)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잘 못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또 나와 생각이 다른것들, 잘 못 지킬 것 같은 것들과 노력하면 될 것 같은 것들로 나누었습니다. 우선 잘하고 있는 것들을 계속 잘하고 노력하면 될 것 같은 것들부터 노력해보려구요~ 그러다보면 잘 못할 것 같은 것들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ㅎㅎ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아 .. 나는 다시 태어나야 하는건가..' 였습니다^^ 그리고 변화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지금도 순간순간 실패하는 제가 있습니다.(오늘 공부시간 ㅠㅠ) 그래도 아직까지 엄마가 최고이고 엄마 말 한마디가 아직은 큰 영향을 주는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도움은 못주더라도 최소한 방해는 되지 말아야지라는 마음으로 노력해봐야 겠습니다. 좋은 책으로 갈길 잃은 영혼을 갱생의 길로 들어서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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