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모험 -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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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이 끝났다. 그의 문장이 끝나는 순간 어느 새 나의 모험도 함께 끝이 났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하루에 평균 만보는 걸을 정도로 걷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체력적인 문제로 등산이나 국토대장정처럼 강인한 체력을 요하는 일은 피하곤 했다. 그런 내가 버킷리스트에 '순례길'과 '국토대장정' 을 써넣었다. 이 충격적인 일은 순전히 이 책 하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도시 이름을 착각해서 전혀 엉뚱한 곳에 도착하고, 어리석음으로 인해 여러 번 돈 낭비를 하고,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끝없이 걸어야함에도 새 트레킹화를 챙겨가서 발바닥에 물집으로 난리가 나더라도 이 모든 일에 연연하지 않고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작가의 태도에 놀라웠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한들, 최악의 상황에서도 웃는 그는 진정 일류가 아닐까.

어쩐지 책의 제목을 짓게 된 계기조차 그 답다고 생각했다. 이것 역시 환 더즈 환인가 :)

책에 흠뻑 빠져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어딘가 모르게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도중에도 혼자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거나,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 중 누가 말을 걸면 방해받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어째서 이토록 이기적인 사람일까하고 항상 자책하며 살아왔는데, 작가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껴 나도 모르게 그의 문장 속에 녹아들게 되어 버린 걸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어리고 여린 나도, 순례길에 오를 수 있을까? 동일한 여정을 마치고 난 후의 나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끝없이 상상하게 한다. 

나는 그가 여정 중에 집필한 소설이 격하게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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