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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1
마츠모토 토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원래 저 작가의 깔끔한(?) 분위기를 괜찮다고 느끼는 바라, 팬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저 작가의 작품을 보곤 했었습니다. 서울문화사의 미리니름식(?) 소개를 딱 본 순간, 저게 보이즈 러브 물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눈치 챈 상황이었죠.
(이미 저게 BL물이 아니라는 것은 소개만 보고도 많은 분들이 눈치 채셨을 겁니다. 그러나, 그 반면에 서울문화사측의 그러한 암시식(?) 소개를 미처 보지 못하신 분들 중엔 한마디로 그대로 낚이신 분들이 한둘이 아닐 겁니다. 작가인 마츠모토 토모나 출판사인 白泉社나 이쪽 출판사인 서울문화사나..암튼 세 곳 다 '야오녀'들을 지대로 우롱한 셈이랄까요. ㅋ...)
뭐, 저는 작가의 다른 작품의 분위기를 생각하며 일단 구입했는데.. 정말.. 미지근한.. 아주 미지근하면서도 작가 자신조차 대체 갈팡질팡(?)하며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 지 모르겠다 싶어서 헤매는 느낌에, 뭐랄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벚꽃잎 휘날리는 허공에 공허한 메아리만이 뱅글뱅글 도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잠 안 올 때 수면제 먹는 대신 이거 보면 딱 좋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제목 낚시질의 분노에 이어.. 재미라고는 약에 쓰려고 해도 찾을 길 없는 내용에 다시한번 분노하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사실 이번 작품은 일본 쪽 사이트의 서평에서조차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결코 좋지 못한 평을 받은 상황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 작가의 다른 단행본들에 비하면 처절하다 싶을 정도의 평가치)
'보이즈 러브'가 '보즈 러브'와 아주 비슷하게 표기되는 일본식 영문 표기의 한계 때문에 작가나 출판사가 완전히 독자 우롱식의 결과를 낳은 듯 합니다.
(※ 서울문화사 측에서도 이러한 일본식 영문 표기의 제목 때문에 꽤나 고심하셨을 듯. 그렇다고 해도 서울문화사 역시 원망에서 피해갈 순 없을 겁니다....
보십셔. BL이건 B.L이건 양쪽 다 '보이즈 러브'가 될 수 있고, '보즈 러브'가 될 수도 있단 말입니다. 한마디로, 어찌 보면 원작의 제목보다 진짜 어그로 쩌는군요, 쩔어....)
혹평 쪽들의 내용을 보자면, 재미없다.. 완죤 우롱당한 기분이다.. 작가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주로 이런 평들이었죠. 좋은 평들도 있긴 있었지만, 그 좋은 평들이라는 게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왠지 꼭 판박이스럽게 찍어낸 듯이 비슷한 분위기나 어투"의 좋은(?) 평들이었습니다. ㅋ... (...)
(심지어는 사자마자 열받은 구매자가 곧바로 헌책방으로 고고씽 시켜버렸다는 아주 가혹한... 서평까지 있었습니다. ;;; 그..그렇게까지 하다니.... ㅠㅠ 뭐, 그래도 쌀 정도였습니다. 저도 지금 헌책방으로 고고씽을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근데, 서평 중엔 - "'하나토유메' 잡지가 BL 쟝르에 너그러운 편이라 해도 소녀만화 전문 잡지인데, 저런 식으로 제목은 걸어놨지만 BL 요소 따윈 없다.."는 식의 분노를 억누른(?) 듯한 리뷰도 있었지만, 그걸 쓰신 분도 한마디로 작가나 출판사 측의 '낚시질'을 점잖게 비난하시는 걸로 보이더군요. (속으로는 열받아도 말입니다.)
뭐, 그래도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다시는 안 보겠다..란 작가의 축에는 아직까지는 안 들겠다 싶습니다만.. BL인 줄 알고 낚이신(?) 분들께 있어서 작가는 어쩌면 웬수 단계에까지 도달했을지도 모르겠단 느낌도 드네요. 이 때문에 작가의 인성 문제에 대해서도 평가가 꽤나 떨어졌겠다 싶어집니다.
...... 글구, 막말로 차라리 본전 생각 나지 않게 재미나 있었으면 덜 억울하셨을 것인데 말입니다. -_-;
요즘 보면, 순정만화만 그리는 게 아니라 노멀 순정물과 BL물을 겸해서 그리는 작가들이 점점 생기는 추세인데 만약에 저 작가가 순수 BL(Boys Love)물도 겸해서 그리게 되었다 하더라도, 늑대와 양치기 소년 효과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_-; (한마디로, 또 놀림당할까봐 안 산다는 소리. 본의던 본의가 아니던 간에, 왠지 독자를 놀리는 느낌의 작가는 크던 작던 신용을 잃게 됩니다.)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이 만화 사는데 든 돈이 마치 피 쏟은 것처럼 아깝더군요.
아주 식상한 소재이기도 한 남장녀 얘기라는 건 애초부터 알고 샀지만, 이 정도로 재미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