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의 기술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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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산뜻한 청년 이야기(?)의 모리미 도미히코.

사실 사 놓은 지는 오래 된 책이지만

제목 탓에 (또 나의 우울한 생활 탓에) 손이 안가서 이제서야 읽게 된 책.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책에 연애편지는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쫓기듯이 내려간 지방의 연구소 생활.

그것을 기회로 자신의 편지 실력을 향상시키겠다며

친했던 동료, 선배, 과외학생, 동생, 작가와 나누는 편지글들.

그리고 그 안에서 때론 엉뚱하고 때론 진지한 그의 글을 보며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즐기고, 어떤 것을 괴로워 하는지

청춘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소설.

 

여러 명과 편지를 나누다 보니 비슷한 이야기들이 중복이 되어

후반부에는 살짝 지루해지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편지만이 나눌 수 있는 정취 덕에 오랜만에 편지가 쓰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편지를 쓰는 것은 마음의 한조각을 보내는 일이라 했던가.

오래 전 엄청나게 편지를 보냈던 나의 기억들이 되살아 난다.

(편지지, 봉투 값이 감당이 안되서 알록달록한 편지 봉투는 포기했더랬지..)

어딘가 내 편지를 받아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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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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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놓기는 한참 전에 사 놓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란 것에 손이 안가 이제서야 읽게 된 책.

히가시노 작가의 책은 워낙 책마다 기복이 심해서 이젠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이 책은 우선 추리의 탈을 쓰고 있다.

어느날 살해된 채 발견된 40대 여성.

그리고 경찰은 그녀의 행적을 추적하며

살인범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결되는 이야기들은

가가형사가 동네를 어슬렁(?)거리고 다니며

동네의 신참으로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참견하는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도 그럴 수 있듯이

경찰이란 말에 위축되고,

불안한 내용이 있으면 감추게 되는 이야기들 탓에

경찰의 수사에는 큰 도움이 되질 않는 사람들.

그러나 그 안에서 가가 형사는 날카롭게 진실을 찾아내고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 진실에 도달한다.

 

긴박한 내용은 없지만

동네에 '신참'이라는 상황과

가가형사의 날카로운 추리능력을 엮어

소소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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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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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읽는 김영하의 소설집.

역시나 짧은 글들이다 보니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김영하니까~!! 하면서 샀다.

 

읽은 느낌이라면..

이 더운 한 여름에 읽기에는 좋지 않은 책.

혈압이 오르고 마음은 침울해지는.

 

특히 "아이를 찾습니다" 같은 경우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

보고 있는 내내 마음이 무거울 따름이었다.

 

아버지를 세상의 전부처럼 살아 온 '오직 두 사람'의 주인공도

납치되었다 돌아온 아이와 남남보다 못한 관계로 살게 된 '아이를 찾습니다'의 주인공도

쓸쓸하지만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보는 내내 기분이 우울해 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

 

'현시창'이라는 말이 한때 유행이었다.

현실은 시궁창.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대다수의 이야기가 그 시궁창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분이랄까.

내 삶은 그것보다 나을까, 결국은 그 얘기들이랑 큰 차이가 없을까.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에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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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잠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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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큰 일 없으면 굉장히 잘 자는 편이다.

꿈은 대부분 기억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간혹 꾸는 꿈은 정말 천차만별.

그런 잠과 꿈의 세계를 탐험하는 이야기.

 

잠을 통해 집중력과 트라우마를 통제하고

결국은 아무도 가보지 못한 잠의 한계를 넘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이야기.

 

나쁘지 않게 읽었지만,

어째 베르베르의 소설은 소설이라기 보다

흥미진진하게 쓴 과학기사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다.

한동안 많이 읽었는데..

이제 책들이 다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냥 나의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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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파이어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최민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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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노닥거리다 발견한 조이스 캐럴 오츠의 신작.

엄밀히 얘기하면 신작이라기 보다 그녀의 예전 작품이 이제 나온 것이지만..

 

소외당하고 버림 받은 소녀들의 시대.

지금보다도 한층 차별 받고 더 어려운 삶을 살았던 시대의 소녀들이

이에 대항하기 위해 뭉쳐 갱단을 만든다.

'폭스파이어'라는 이름으로 뭉친 그녀들은

친구를 성희롱하는 교사에게 모욕을 주고,

어린 여자를 성적 노리개로 삼으려는 삼촌을 혼내주는 등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스스로를 지켜주려 한다.

 

그러나,

늘 분노와 고통에 시달리던 그들은 점점 도를 넘어 가고

결국 끝을 향해 달려간다.

폭력적인 그들의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여성을 향한 폭력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그 시대에는

어쩔 수 없는 일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녀들의 결말이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좀비]를 재밌게 봤던 터라 사봤는데

술술 읽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좀비]가 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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