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그루팔로 - 15주년 특별 특별판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줄리아 도널드슨 글, 악셀 셰플러 그림, 장미란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나무가 무성한 숲 길을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는 생쥐가 보인다.

그 생쥐는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동물들의 유혹을 물리치기위해

 듣도 보도 못한 무시무시한 동물 '그루팔로'를 이야기한다.

그런 무시무시한 동물은 본 적도 없지만, 동물들은 생쥐의 설명에 홀딱 속아 넘어가 모두들 겁을 내며 도망을 간다.

그렇게 숲 속 깊숙히 들어가던 생쥐는 자기가 설명하던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그루팔로를 만난다.

그루팔로 역시 생쥐를 잡아먹으려 하지만, 생쥐는 오히려 큰소리를 뻥뻥 치며 그루팔로를 위협한다.

자기가 숲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이라며 그루팔로를 데리고 숲속을 다니며 동물들이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물들이 무서워 한 것은 그루팔로였는데,

 그루팔로는 자기를 무서워 피하는 동물들을 보며 생쥐의 거짓말이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

 

 그리하여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동물들의 마수를 요리조리 잘도 피해간 똘똘한 생쥐는 깊은 숲 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밥인 개암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작은 생쥐가 그런 먹이사슬의 정보를 역이용해서 자기의 안전을 지키고, 가장 무서워보이는 동물인 그루팔로까지도 겁에 질리게 만들어 버린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힘보다 머릿속 상상력과 재치가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알려주는 즐거운 그림책이었다. 재미난 이야기만큼 볼거리가 많이 숨어있기도 했다. 생쥐가 지나가는 숲 길 구석구석 생생하게 살아있는 나무들과 그 사이사이 얼굴을 보여주는 작은 동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게 아이들과 즐겁게 그루팔로 그림책을 다 읽고, 책을 책꽂이에 꽂으며 한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여우나 뱀처럼 그루팔로를 보며 도망가던 동물들은 아니다.

 그럼, 그루팔로가 가장 무서운 동물이었을까?

 하지만, 그루팔로 역시 생쥐의 거짓말에 속아 생쥐를 두려워하며 도망가 버렸다.

 그렇다고 재치있는 거짓말을 했던 생쥐가 가장 무서운 동물이었을까?

 결국 무섭다는 것은 눈으로 확인되지 않음에도 그렇게 느껴지는 마음에 달린 것이 었다.

 그래서 무시무시한 것은 그것이 무서운 것인지 아닌지 당당하게 맞서 확인하지 못하는 두려움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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