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괴물로 가득 찬 날 거꾸로 생각하는 어린이 3
강경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가 괴물로 가득 찬 날>은 싸움대장 유식이의 이야기다.

 랩을 좋아하는 유식이는 또래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세서 학교에서 제 멋대로 구는 말썽꾸러기다.

 친구들을 괴롭히고 싶어 여름방학이 괴로웠던 유식이에게 학교 위치가 바뀌었다는 쪽지가 온다.

 새로 찾아간 학교에는 괴물들이 가득했고, 그 괴물들은 유식이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처음엔 그저 괴롭고 억울하기만 했던 유식이는 점점 자기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친구들의 마음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자기에게 즐거웠던 일들이 친구들에게는 얼마나 슬프고 힘든 일이었는지를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

 

 유식이가 잘못을 깨닫고 눈물의 랩으로 친구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자 괴물학교는 스르르 사라지고 원래 학교, 원래 친구들이 돌아와 있었다.

 이렇게 하여 유식이는 반성을 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행복하게 끝났다면

 다소 시시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강경수 작가님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과 반전을 보여주셨다. 

 

 유식이의 행동들은 학교폭력이라는 무시무시한 호칭으로 표현될 수도 있지만,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일들이기도 하다.

 

 같은 나이라도 체격차이가 크게 나는 요즘의 초등학교에서 덩치와 힘으로 친구를 살짝 괴롭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그것을 장난이라고 생각할 뿐,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어떤 기분일지 알지 못한다. 마치 이 책의 주인공인 유식이가 그랬던 것 처럼.

 

하지만 막상 자기가 가지는게 당연했던 힘과 권력을 괴물들이 모두 누리고 있는 학교에서 유식이는 그저 약하다는 이유로 괴물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그렇게 상황이 바뀌고 나서야 자기의 장난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런 깊은 반성과 후회가 괴물의 학교를 다시 원래의 학교로 돌려놓는 장면에서, 처음엔 좀 아쉬움이 있었다.

그저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바로 이렇게 쉽게 상황이 바뀐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몇 번 더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니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내가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싶어졌다.

아이들의 작은 변화가 사실은 학교를 바꾸어나가는 큰 힘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한 작은 장난이나 괴롭힘이 나에게 그대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걸 이 책에서는 괴물들로 표현해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다음주 책읽는 어머니 시간에 이 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과연 내가 유식이의 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걱정도 되지만, 이 이야기 마지막 장면을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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