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매달리는 것. 출구 없는불행에 몸을 던지고 보이지 않는 희망에 마음을내맡기는 것. 그것이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 P13
어떤 기억을 집요하게 추적하다 보면, 그것이정말 물성을 지닌 무엇처럼 느껴지게 된다. 생생하게 만져지는 감각, 흐르는 기류, 시시껄렁했던나의 마음 같은 것들. 그러니까 기억을 추적하는과정은 고통 그 자체이지만, 그 고통 너머에 존재하는 희미한 마음이 있다. 건너보는 마음, 살펴보는 마음, 그 기억을 안고 내일을 살기 위해 다짐하는 마음들. - P69
하지만 함부로 잊은기억은 이렇게, 어떤 방식으로든 매서운 바람이되어 가슴을 시리게 한다. - P70
나는 수많은 상실을 겪은 채 슬퍼하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가게될 거고 그것은 나와 관계 맺은 이들에게까지어질 것이다. 엄마를 잃음으로써 내가 상실을 겪었듯, 누군가도 나를 잃음으로써 상실을 겪을 것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상실의 늪 속에서 깊은 슬픔과 처절한 슬픔, 가벼운 슬픔과 어찌할 수없는 슬픔들에 둘러싸여 종국에는 축축한 비애에목을 축이며 살아가게 되겠지. "나는 슬픔을 믿을 거야." 처량하고 처절하고 절실한 것들을 믿을 거야. - P113
한 사람의 궤적이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라고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의 궤적은 온 사람의 궤적이되고 그 궤적은 종내 알 수 없는 문양을 한 채로 우리 모두를 잡아끈다. 나는 지금 그 궤적의 현장을바라보고 있었다. - P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