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는 그것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죽음에 대한두려움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수많은 단점을 가진 인간이었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거기에 없었다. 그가 얼마 안 되는 오라시오 추종자들과 함께 독재자와 맞서 전투를 벌였을 때도 그는 여러 번 목숨을건 행동을 했었다.
그것은 두려움보다 더 난해하고 딱히 뭐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마비 상태, 즉 결단력과 이성과 자유의지가 잠들었기 때문이다. 고음의 목소리와 위선자의 시선을 지녔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몸단장에 신경 쓰고 장식한 그 남자가 가난한사람이건 부자건, 친구건 적이건 모든 도미니카 사람들에게 주문을걸듯 행사하던 활동 불능 상태였다. - P158

생각하는 것과 매일 반대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아무도 모르는 그의 마음 후미진 곳에서 그는 트루히요에게사형선고를 내렸다. 트루히요가 살아 있는 한 자기를 비롯한 수많은도미니카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혐오와 불쾌감 속에서 살아가야 할것이며, 매순간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을 속이며 한사람이면서도 두 사람이 되어야 하는 형벌 속에 살아가야 한다고, 즉공적인 장소에서는 진실을 감춘 채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야만 한다고확신했다. - P247

그는 살며시 눈을 감고서 조용한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트루히요가 만들 수 있었던 체제, 도미니카 사람들이 조금 빠르거나 늦은 차이만 있을 뿐 모두 공모자로 참여했던 체제가 얼마나사악한지 생각했다. 망명자(이들도 항상 그런 건 아니었다)와 죽은사람만 빠져나갈 수 있던 체제였다. "도미니카 사람에게 가장 큰 불행은 똑똑하고 능력 있는 거야"라고 언젠가 알바로 카브랄( 그는 정말현명하고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었어‘라고 생각했다)이 말하는소리를 들었고, 다음의 말을 뇌리에 깊이 새겼다. "왜냐하면 조만간트루히요가 그를 불러 체제에 봉사하라고, 혹은 그 자신을 위해 봉사하라고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야. 일단 호출되면 거부하는 건 허락되지 않아." 카브랄은 그런 진실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는 내각에 임명되는 것에 최소한의 저항도 하지 않았다. 에스트레야 사드알라가말했듯이, 염소는 하느님이 그들에게 부여한 성스러운 속성, 즉 자유의지를 빼앗았기 때문이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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