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이랑 지음 / 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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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년 한 여름 즈음이었나.(병신년이 벌써 작년이라니!) 이랑작가를 실제로 본적이 있었다. 이랑작가의 본업(?)인 노래나 영화는 아니었고, 작가 김중혁의 북 콘서트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선보였다. 그때의 말투, 어감, 생김새가 참 인상 깊었다. 나름대로 19금(?)토크였고, 당차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본다는 그녀의 자신감이 너무나 당당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의 기억이 강렬해서일까, 책의 첫 장에서 스스로를 설명하는 대목을 읽고, 잠시 책을 덮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하면서 정작 검색해보니 진짜였다. 정작 그때는 북 콘서트 게스트로 봐서 ‘아 재밌는 사람이구나.’했는데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읽는 내내 어렴풋했던 그때 기억들이 확실해진다고 해야 할까.
  

작가 이랑은 영화, 음악, 그림, 글쓰기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좀 하나만 해 라는 소리를 굉장히 많이 듣는 사람이라고 한다. 무언가를 배우고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도 말했듯 언제나 더 배우고 싶다니, 꽤나 멋져보이고, 닮아보고 싶었다.
  

이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자고하면, 제목부터 냉소적인 게 마음에 들었다. 그녀가 뭐하자는 인간인지 스스로도 잘 모르지만, 꾸준히 이야기를 나아가는 게 재미있었다. 읽고나면, ‘이 사람 진짜 뭐하자는 사람이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에도 꾸준히 언급되어지지만, 자기중심적이란 소리를 자주 들었다는데. 자기 생각만을 말하는데도 이렇게 재밌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부터 좋은 것 아닌가?
  

어찌 보면 스스로를 ‘대체 뭐하자는 인간인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읽는 나도 그렇고, 책 뒤표지에 적혀있듯 ‘나는 뭔가 되게 크게 잘못된 것 같아 겪어도 겪어도 나란 사람은’ 아직 작가에 비하면 경험이(나이는 10살이지만) 굉장히 부족해서 책의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공감이 힘들지언정, 적어도 이 말 하나만큼 굉장히 공감이 되었다.
  

작가가 생각하는 죽음과 신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제정신이 아닌 신과, 죽고 싶다고 말하지만 언제나 삶은 원하는 ‘나’의 이야기 한번 쯤 읽어볼만 하다. 자신의 모습을 본따 만들었다는데 신이 얼마나 불안정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농담 삼아하는 '죽고 싶다'라는 말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재밌었다.

이 사람이 대체 뭐하자는 사람인지 나는 모르겠다. 이탈리안 요리를 하는 예술가든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내가 뭐하자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자기 얘기도 이렇게 잘 할 자신도 없다. 음 약간 자괴감 든다고 할까. 여러 가지 경험을 더 해보고 닮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군대 가서 뭐하는 사람인지, 뭐할 사람인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길 소소하게 빌어본다. 아니면 후에라도. 적당한 시기에

P.s 이랑 작가님 뵈었을 때 봤던 코트 굉장히 이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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