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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지음 / 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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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블로를 좋아한다. 다큐나, 예능에 나오면 나중에 그것만 따로 볼 정도로. 하지만 짧은 글귀만 모은 책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상업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처음 소개 받았을 때 타블로에 대한 이야기가 길게 담겨 있을 것만 같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게 웬걸 짤막한 글들이 가득했었다. 약간 실망했다고 할까, 그래서 며칠 동안 가만히 내버려두고 천천히 읽을 생각이었다.

 

  읽으면서 라디오는 꾸준히는 아니지만 간간히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타블로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마음에 드는 구절은 낭독하면서 읽어 보았다. 그렇게 읽어보니 첫인상에 실망했었던 감정들은 얼마안가 아이스크림 녹듯 사라졌다. 짧게 생각하고 바로 넘기는 것보단 문장 하나, 단어 하나 곱씹으며 읽으니 예전에 했던 경험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사랑싸움이 잦아지면 싸움사랑이 돼요.’

 

무지함을 인간적인 거라고 천박함을 솔직한 거라고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간직할 줄 모르고 가질 줄만 안다면 부자가 아니라 쓰레기통이겠네.’

 

가족: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지만 그들도 나를 선택한 건 아니다.’

 

  이런 글 자체도 재밌는 게 얼핏 보면 말장난 같지만, 여운이 확 남아 읽는 재미가 더 가중되었던 것 같다. 짧은 글이라고 해서 흔히 말하는 힐링만을 위한 책도 아니었단 게 더 좋았다. 오히려 비관적인 글도 많았던 것 같아서 읽을 때 생각해볼게 많았단 것 같다.

 

  한 번에 읽는 것 보다는 나눠서 보길. 다 읽는 것보단 어쩌다 한번 펼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책을 폈을 때 자신에게 맞는 감정인 부분이 나오면 즐거우니까.

 

  여담이지만 최근에 과제를 하다가 타블로가 나와서 ‘TV책을 보다에 나와 추천한 책 중에 이성복 아포리즘이 있었는데 그의 글이 좋았다는 타블로. 어찌 보면 이 블로노트가 그것의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글 모두 사랑 받을만한 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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