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
김얀 지음 / 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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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___YOU, 나와 당신, 당신과 나.’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명료했다. 솔직하다. 이 작가는 책, 글을 통해 자기를 정말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어떤 면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 몇 권이 떠오르기도 했다.(곽정은의 책과 김종관 감독이 떠올랐다.)

 

표지나 제목의 느낌이 뭔가 시원한 바다의 이미지 같은 사랑 이야기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시원하단 느낌보다는 물가의 습한, 축축하고 끈적끈적한 굉장히 야하다라기 보다는 야릇한 느낌에 가까웠다. 그래서 그럴까? 물에 빠진 것처럼 꼼짝없이 쭉-읽어버렸다. 다 읽고 나서 보니 표지의 푸른색이 더욱 서늘하게 느껴졌다.

 

이 책이 굉장히 솔직하다고 했는데, 김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있던 일들을 감추지 않고 보여준다. 성폭력이나 낙태, 섹스의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하고 솔직하게 자기 일을 쓸 수 있는 그녀의 당당한 태도가 부러웠다. 물론 부정적인 이야기 말고 긍정적인 이야기 또한 솔직하지만. 너무 솔직해서 마치 소설을 읽는 듯 읽은 느낌도 있다.

 

책의 내용은 크게 3갈래로 뻗어있다. 미조리에서 살던 굉장히 먼 과거, D와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J와의 이야기)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의 얼굴은 아무래도 D와의 이야기일까, 모든 이야기들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에, 미조리에 있던 과거의 일들은 작가가 자신을 사랑하기에,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안 좋은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기 마련인데 담담하게 쓰니, 자기에 대한 애정이 어지간해선 이러기 힘들 것 같았다.

 

할로윈데이에 만난, 첫인상은 별로였으나 하룻밤 사이에 첫인상이 바뀐 남자D, 집에서 뭘하고 노냐고 묻자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상자를 꺼냈을 때, 솔직히 아직 어려서(?) 충격을 좀 받았다. 그만큼 인상 깊은 만남이었을 테지.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달달하기도 하지만, 비참하다. 어찌 되었든 책의 표현대로 사랑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J는 이 책에서는 그렇게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 여자친구를 정말 아낀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 소재로 전 남자친구를 쓰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과연 무슨 생각이 들을까 했는데, 오히려 독려하다니. 나라면 어떨까.

 

밤에 읽을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아마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질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새벽감성(?)에 적합하지 않을까. 읽고 나니 작가의 첫 책인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또한 읽어보고 싶어졌다. 야릇하지만은 않은 솔직담백한 사랑이야기 더 담겨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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