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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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할 것인가, 아니면 차라리… 말을 하지 말 것인가 82p.

처음 책의 소개를 보고는 꺼려지면서 끌리기도 하는 이상한 느낌이었다. 일단 평소에 읽던 장르가 아니라서 어려워보여서 꺼려졌고, 주제 자체는 끌렸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인 화자 중 한명인 리처드 도킨스를 제외한 작가들은 처음 보았고, 사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조차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왜 주제가 끌렸을까?

평소에도 내가 무교라고 하고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무교라고 말하면서 신을 믿는다는 어불성설은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나는 무신론을 말하는 사람도 아니다. 왜 무엇을 믿느냐고 물어보면 가족이 믿는 종교, 학교까지 들먹이며 말하다가 어째서 무교라고 결론이 날까? 아마 대답하기 귀찮고, 정확히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그 신이 없음을, 종교가 없이도 내 삶이 윤택함을 증명해야하는데, 종교인들에겐 이것이 참으로 어렵다. 이러한 논쟁은 종교의 자유가 있어진 지금에선 진행되어 왔고, 이렇게 활발하게 진행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무신론의 입장에서 입장이 확고한 네 과학(철학)자의 대담집이다. 2007년의 이야기라고 하여, 그냥 오래된 이야기 아니야? 라고 넘어가진 말길, 이들의 얘기는 포럼, 대담의 현장보다는 친구들과 흥미로운 이야기가 생겼을 때 떠드는 이야기 같다. 그만큼 친숙한 분위기에서 이 무신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 무신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지만, 각기 다른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관건이다. 교회를 아예 사라지게하길, 종교는 남아있길 바라는, 신비로움은 인정하는 등 각자의 모습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이러한 주제의 대화는 영원히 끊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종교의 유무는 개인적으로는 이젠 취향의 영역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어떠한 종교를 믿는다는 사실만을 보고 사람을 바라보는 방향까지 바뀌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이런 사람들과 신의 유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분명 나는 믿는 쪽보단 증명해야하는 쪽일 것이다. 그냥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도 자칫 잘못하면 말싸움으로 번질 순 있으나, 이런 주제의 대화가 가능한 것을 모두가 인식하고는 있다. 어느 한쪽이 이기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대화가 가능하단 것을 알기에, 이 대화가 영원한 화두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네 기사들은 이야기한다. 과학자의 덕목은 겸손함이고, 모르는 것은 일종의 간지러운 부분이라고. 과학자만 특정 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큰 공감이 갔다. 그리고 나 같은 덕후들은 이러한 대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어찌 보면 도서관에 대해서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떠들 때의 대화를 받아 적으면 이런 느낌으로 나올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훨씬 저질이겠지만.

무신론을 믿는 이 네 기사들은 대화를 나눈다. 이것은 각자의 입장 차이를 넘어,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종교를 넘어, 똑똑하다고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모든 대화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한 번 지적인 대화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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