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쪼록 이 책이 조선 백성들의 삶을 세심하게 이해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9P.
어렸을 때부터 범죄 관련된 이야기들을 좋아했었다. 큰 누나의 영향이기도 했던 것 같은데 그 때문인지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추리소설에 한창 빠져있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턴 좀 그만두긴 했는데 그럼에도 범죄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은 꽤나 좋아했다. 잔혹함 이전에 흥미러운 부분이 워낙 많았으니까.
범죄에 관련된 이야기니 밤마다 읽으려고 했는데, 술 마시다가 건너 뛴 날도 많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 읽었다.
현대 사회에도 범죄는 끊이지 않지만, 범죄라는 것은 애초에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 가령 신성시되는 종교들에서도 사기, 존속살해, 살인은 끊임없이 나온다. 신벌이라고 하며 신이 징벌을 내리는 것 또한 어찌 보면 신이라는 재판관이 내리는 형벌이니까.
본론으로 들어가 그렇다면 조선에서의 범죄는 어땠을까? 사실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주제다. 지금 현대사회의 사건사고들도 정신없이 생성되고, 다시 여파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조선에서 이어온 대한민국의 범죄는 과연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라는 점이다. 세세한 법은 매년 개정되고 있지만, 큰 틀의 변화가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알기가 어려웠다. 그에 대한 호기심을 이 책이 조금은 해결해준 것 같다.
조선에서의 강력 범죄들을 위주로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며 이야기가 나온다. 살인, 성범죄, 강도, 폭행 등에서 위조, 방화, 미제 등의 사건까지 다양하게 나오는 걸 보면 그 때나 지금이나 범죄는 여전히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실히 다른 점도 유사한 점도 많았다.
지금과는 다르게 과거에는 형벌이 상당히 폭력적이고, 그 수사과정 또한 길었다. 지금에 와서 이런다면 확실히 인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 뻔할 뻔자이나, 그 범죄에 대한 무게를 확실히 느끼게 하는 것은 느껴졌다.. 미수 또한 거의 동격의 형벌로 다스렸으니 말이다. 다만 흥미로웠던 것은 연좌제나, 신분사회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다. ‘법’상으로는 말이다. 조선에서는 신분에 따라 형벌을 경감하기도 했다는 것, 전형적인 차별이다. 하지만 현재는 어떤가? 과연 제대로 차별이 사라지고 처벌을 받고 있나.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러한 문화가 남아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제기되는 사회문제들도 많으니까. 아 물론 모든 공직자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특정 이슈가 되는 인물들 말이다.
다양한 사례를 다루는 만큼, 조금 정신이 없을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현 우리나라의 범죄나, 고위직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만큼 그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가는 공부 또한 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봤을 땐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당시에는 당연한 것임을 인지하며, 어떠한 변화를 가져야할지, 생각해봐야 할지에 대해선 순수하게 독자의 몫이다. 한창 유행은 지난 말이지만 헬조선이라고 했다면 그 비교대상인 조선에 대해서 아는 것은 당연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범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표창원 전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