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한길그레이트북스 11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아彼我의 이야기가 아니라, 소통의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소통이 없다면, 개인과 사회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책에 나온 이야기는 아니고, 최근 과제에 쓴 글이다. 왜 갑자기 두서없이 이야기를 꺼내느냐? 그런 소통을 위한 이야기들에 대한 철학이 이 책에 들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번에 분명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을 읽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인간의 조건]이 더 만족스러웠다. 좀 더 와 닿는 내용도 많았고, 그때보다 사회에 대한 생각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에 농이지만 ‘사람은 아닌 놈’이란 소리를 들었던 만큼 인간의 조건이 무엇일지,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될 때가 있었다. 소위 주변이나 뉴스에서 ‘개만도 못한 자식’이라고 표현될 사람들도 보기도 하였고,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나’라는 철학적 물음은 아니다. 어차피 내 기준은 명확치도 않으며, 보편화되어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공감이 갔고, 한나 아렌트가 인간을 어떻게 보았는지는 조금 알게 된 느낌이었다.




출생조차 문제가 될 때 이러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그녀가 주장하는 인간은 무엇일까? 정확치는 않으나 내가 내린 결론 중 하나다. ‘개인과 사회의 영역을 구분할 줄 알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간.’ 그렇기에 사적 영역, 공론 영역을 굳이 나누어 설명하며 인간의 행위에 대해 관찰하고 이러한 글을 집필 했을 것이다. 또한 그녀는 언어의 힘, 정치의 힘에 대해서 꾸준히 말을 해왔다. 아마 그녀가 정치철학자로 오인 받는 이유는 이러한 사유가 적확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계급이 있냐 없냐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개인적으로 노동, 작업, 행위와 같은 단어를 들으면 계속 마르크스를 떠올리기 쉬웠는데, 조금 궤를 달리하는 한나 아렌트의 의견 또한 상당히 읽어볼만한 내용이었다. 무작정 사회적으로 노동을 다룬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입장에서 ‘흡수’해나가는 즐거움에 대한 언급도 있었으니까.

최근 지식이음포럼이나, 간담회를 거친 것도 있고, 계속된 이야기를 통해 목소리를, 의견을 내야한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기에,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 또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딱딱한 표지와는 다르게, 안의 내용은 나의 생각에 일부 변화를 가져오게 할 만큼 묵직하되, 부드러운 내용들이 많다. 번역이 깔끔한 덕분이려나?

서로를 가두지 않길 바라며, 서로의 인간됨을 재고해볼 시간인 것 같다. 여러 가지 의미로.



정말 빼곡했던 각주 페이지..


여담이지만 최근 한나 아렌트와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각주가 정말 많고 어렵기만 할 수도 있는데 이유는 간단할 것이다. 지금 시대에 꽤나 ‘시의적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마 그녀가 살았던 시대도 혼란했을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시대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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