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책할까요 - 내 인생에 들어온 네 마리 강아지
임정아 지음, 낭소(이은혜) 그림 / 한길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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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게 95퍼센트고 행복하게 해주는 게 5퍼센트야. 95퍼센트가 힘들어도 그 5퍼센트의 힘이 훨씬 강하다니까!“


이 책을 쉽게 말하자면 작가가 강아지를 키우며 느꼈던 이야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반려견들에 대한 애착만큼은 남달랐다. 이 책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 행복했지만, 슬펐다. 나도 강아지를 키워봤고, 그만큼 잃는다는 슬픔에 공감을 하고, 행복하단 감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함께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보였지만, 이 작가만큼 30년간이나 강아지를 애틋하게 키운 사람은 전문가를 제외하면 그다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까미, 바람이, 샘이, 별이 이름만 들어도 이 귀여운 강아지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이다. 작가는 꽤 오랜 기억일 텐데도 작가는 세심하게 그 기억을 다시 꺼내본다. 아픈 기억도 마다하지 않은 채 말이다. 말 듣지 않는 강아지, 아픈 강아지, 늙어가는 강아지. 이 책은 그런 강아지들에게 ‘성가심’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 이 성가심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말한다. 평소 반려동물에게 ‘?는 사랑입니다’ 라고 입에 달고 살지만, 실제로 키우는 건 다른 문제니까.




 이 책에서 사랑과 또 다른 주제가 있다면 나는 확실히 ‘죽음’을 꼽을 것 같다. 일상의 이야기들이 사랑이라면, 그 일상을 끝내고 여행을 떠나보내는 것이니까. 단순히 반려견들의 죽음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이야기, 주변의 반려견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 이야기를 툭하며 던지지만, 파장은 꽤 크다. 주변 이들 또한 슬픔에 공감해주는 반면, 이해해주지 못하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것이 그 점을 더욱 부각시킨 것 같다. 학생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은 동심을 찾게 해주기도 했고.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집에서 키웠던 반려견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 집에서는 강아지를 세 마리 키워봤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는 훨씬 많이 키웠다곤 하지만, 내가 태어난 이후론 많이 못 키웠다고 한다. 이 반려견들은 내 유년시절을 함께한 시추 ‘또또’, 가게에서 키웠던 멋진 도베르만 ‘라쉬’ 그리고 가장 최근까지 가게에서 키웠던 라쉬의 형제 같은 세퍼트 ‘또리’ 나에겐 이 세 마리가 항상 같이 있던 것은 아니었으나, 나에겐 큰 의미가 있던 아이들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세 마리 모두 떠나보낼 때 나는 곁에 없었다. 또또가 떠나던 날에는 어린 마음에 잠자리에서 훌쩍인 기억까진 있는데, 라쉬가 떠날 때는 학원에 갔었고, 또리는 내가 군복무 중 떠났다. 핑계지만, 이 순간들만큼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큰 바늘처럼 찢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싶었다. 


 이러한 와중에 동아리에서 하는 유기견 봉사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렇게 사랑하는, 내가 사랑을 받는 반려견들을 버리는 일들이 아직도 허다하단 건 참 안타까운 일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분양을 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어쩔 수 없단 것 또한 핑계지 않을까 하며 감정을 삭이기 쉽지 않았다. 이 책이 가진 긍정적인 모습이 유기견에 비추어질 때, 가슴이 조금 더 먹먹해지기도 했다. 오랜만에 감정적으로, 진심으로 공감하고, 슬퍼한 책이었다.


 
 


 여담이지만 라쉬가 떠난 날 아빠가 했던 말이 계속해서 남는다. 

‘또리가 옆에서 계속 울부짖었다, 사람보다 더 서럽게. 사람보다 낫다. 개만도 못한 놈들은 분명 있다.’

어린 나이 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길 빌게 만드는 말. 나는 내가 꾸준히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면 좋겠다.

바람이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게 95퍼센트고 행복하게 해주는 게 5퍼센트야. 95퍼센트가 힘들어도 그 5퍼센트의 힘이 훨씬 강하다니까!-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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