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잠시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잠시 누워 있다가숨을 좀 돌리자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얼굴은 창백한 데다벌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잠시 창백해졌다가 이내 붉어졌다.
마치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느라 힘을 다 써버린 것 같았다.
비탈길을 오르느라 힘이 다 빠져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거친숨을 몰아쉬며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목 아래 옷깃을 열어젖혀 목 주위로 바람이 통하게 했다. 이어서 가을에입는 둥근 깃의 셔츠도 밑으로 세게 잡아당겨 목으로 바람이 통하게 했다. 아버지의 목에는 할아버지의 손가락 자국이선명하게 드러났다. 아버지의 눈가에 참았던 눈물이 맺혔다.
말은 하지 않았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 안에서 그르렁대는 소리가 천식에 걸린 사람의 숨소리 같았다. 그르렁그르렁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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