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은 찾아올지도 모른다. 내가아무리 노력해도, 자꾸만 뒤로 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삶이 자꾸만 나를 밀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작은 희망조차도 품는 게 두려워지고, 내게 더 이상 버틸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을까 봐 한없이 무력해지기만 할때. 그래서 밥을 먹었는데 또 얼마 후 배가 고프다는 게, 자고일어났는데 또 막막한 하루가 시작된다는 게, 사소한 하나하나의 일상이 모두 숙제처럼만 느껴져 산다는 것이 그저 귀찮고 버겁게만 느껴질 때, 어쩌면 지금의 나 또한, 그 버거움의굴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 - P86

쩐지, 아슬아슬 이제 곧 꺼져버릴 것만 같았던 배터리가 띵,
하고 한 칸이 채워진 기분이 든다. 아직 빨간 불이긴 하지만,
그래도 계속 까먹기만 하고 있던 배터리가 이젠 조금씩 충전도 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는 데, 조금 더 익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도와달라는 말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고맙다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받은 도움으로,
조금 더 밝은 사람이 되고 싶고,
조금 더 마음이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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