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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평점 :
‘스케일’ 다채로운 분야를 통섭하며 바라보는 미래-‘제프리 웨스트 저’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포유동물의 심장은 일생동안 약 15억 번을 뛴다고 한다. 수명은 각각 다르지만 심박 수가 15억 번에 다다를수록 죽음에 이른다는 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마저 내 수명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놀랍기도 하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궁금증 때문이다. 생물과 도시, 기업을 하나의 법칙으로 연결하는게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이 흥미로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 저자의 프로필을 알고 난 후 의문점이 들었다. 뛰어난 이론물리학자인 저자가 어찌 보면 생명과학에도 관련된 내용에 대해 글을 쓴다? 여담이지만 위대한 물리학자인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물리학 외의 과학은 우표수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가 노벨상을 화학 분야로 수상하게 됐음에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을 순수학문으로 다른 과학과 연관시키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며 과학도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책의 표지로 초점을 기울여보자. 우리는 책의 확실한 주제를 전달하는 부제를 볼 수 있다.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이 책의 부제인데, 성장과 죽음은 생물학에서 비롯된 생명과학으로 논할 수 있는 주제이다. 이를 물리학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보편 법칙’으로 통(通)함으로써 생명과학과 물리학을 연계해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는 작은 쥐에서 인간을 통해 거대한 코끼리까지 이어지는 여러 생물을 분석한다. 그 후, 생물들의 평균 대사율과 심박 수 등을 보편 법칙으로 증명해낸다. 이후, 앞서 도출한 결과를 여러 도시와 기업에 적용한 결과를 여러 파트를 나누어 설명한다. 정말 놀랍게도 이러한 보편 법칙은 생물과 도시, 기업과 관계없이 대부분 거의 알맞게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시를 들어보자. 이제는 많은 사람의 뇌리에서 잊혀 가는 ‘노키아’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휴대폰(스마트폰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폴더폰 같은 피처폰을 의미하는 것)업계의 독보적인 선두였던 회사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아이폰과 갤럭시를 필두로 한)의 등장을 안일하게 바라만 보다가 결국 브랜드가 매각될 정도로 큰 실패를 겪었다.
카메라 렌즈도 효과적인 예시로 들만하다. 인간의 눈은 38mm의 렌즈로 촬영한 사진을 가장 편안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렌즈는 38mm의 렌즈일까? 정답은 ‘NO’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렌즈는 28mm의 렌즈이다. 이유는 스마트폰에 넣기 가장 이상적인 크기이고, 이로 인해 가장 많이 채택됐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과감한 결단으로 인해 익숙하지 못한 렌즈를 보편화시켰다. 이처럼, 변화를 위해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도시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보는 듯하다. 도시는 대형화 될수록 여러 기반시설의 필요성이 15%씩 감소하는 저선형 스케일링 법칙과 다양한 사회경제적 활동과 성장으로 대표되는 초선형 스케일링 법칙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한다. 기업과 생물이 결국은 소멸하고 마는 것과 달리, ‘전부다’는 아니지만, 도시들이 기본적으로 소멸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많은 이들에게 미국 수도 워싱턴은 도시가 아니라 그저 역사적이거나 애국적인 이유로만 방문하던 곳, 또는 정부와 관련된 업무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들르는 곳이었다....거대한 정부 건물들이 위압적으로 서 있는, 적막하기 그지없는 콘크리트 정글과 비슷했다....지금의 워싱턴을 보라....활기와 공동체에 이끌려서 수많은 야심차고 창의적인 젊은이가 모여드는, 다양성과 생명력이 넘치는 도시로 진화했다.
『스케일』, 370쪽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여러 학문의 통합화와 연계화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우린 부정할 수 없다. 저자가 연구한 내용 또한, 이러한 부분에서 더 나아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이 책에서 말한 내용과 더불어 더 많은 통합적 사고와 연구가 이뤄지지 않을까?
상당히 깊이 있는 책이고, 지속적인 생각을 요하는 책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밀접한 효과를 가져다줄지도 모르는 이 책의 지향점을 생각한다면, 꼭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