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과거에 했던 실수를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반복하고 있다. - P250
다시 말해 우리 뇌는 최고의 사고 기계를 목표로 세심하게 설계한결과물이 아니라, 그저 요령과 땜질과 편법을 덕지덕지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 모든 것은 예컨대 우리의 먼 조상이 먹을 것을 찾는데 2퍼센트 더 유리했거나, 아니면 ‘앗, 조심해, 사자야!‘라는 개념을 전달하는 데 3퍼센트 더 유리했기에 선택된 요령들이다.
장준하는 "죽음에서 본 4·19"란 글에서 "일전에 수유리4-19 묘지에 갔다가 새삼스레 느낀 일" 이라며 이렇게 썼다. "그 185개의 묘 중 어찌 단 하나의 어른의 묘도 없이 한결같이 모두 젊은 학생들의 묘뿐인가 하는 것이다. 즉 학생들은 그렇게 많이 죽었는데도 그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교수나 교사는 왜 단 한 명도 죽은 자가 없었는가? 그때 죽은 학생들의 수효만큼 어른들 - 소위 지도자, 교수, 정치인 - 도죽을 수가 있었던들 오늘날의 이 나라 형편이 이렇게까지야 될 것인가하는 느낌이 들 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자신을 포함하여 이 나라의 어른들이란 사람들이 얼마나 후안무치의 철면피들인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었다." 장준하는 "피를 마시며 밖에 자라지 못하는 자유라는 나무가 아직도 이 땅에서는 충분히 자랄 만큼 피가 흘려지지못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 P144
당신이 살아가면서 무언가 잃어갈 것들에 대해 정녕 두려운가? 하지만 우리네 삶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어가는 반복 속에, 결국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니 상실이란 ‘모두 끝났다‘의 의미가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의 증거가 된다. - P287
고통을 깔아뭉갠다고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형태로 곪아터질 것이다. 강함과 슬픔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있다. 우리는 슬픔을 다룰 만큼 강해져야 하고, 궁극에 가서 슬픔은 이미 우리에게 존재하는 강함을 드러내준다. -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