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
박현민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소개에는 그림책의 물성을 적극 활용하는 작품들로 매번 놀라움을 선사해 온박현민 작가라고 나와있다. 그림책의 물성이 무엇일까? 단어만 봤을 때 대충은 알겠는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어서 그럴 때는 역시 구글과 유튜브의 도움을 받는다. ‘그림책의 물리적 특성을 모조리 활용한 작가, 박현민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있었다. , 물리적 특성을 말하는 거구나.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을 인스타그램에서 처음 봤을 때 책 등이 가로로 세워져 있지 않고 위쪽이 있었다. 그림을 옆으로 그렸구나. 책을 받았을 때 옆으로 넘길까, 돌려서 위로 넘겨볼까 하다 위로 넘겼다. 역시나!! 책을 보는 방식이 달랐다. 이런 게 물성을 활용한다는 것이구나. 정형화된 틀이 아니어서 너무 좋았다.

 

책 내부는 빤딱이는 재질의 종이에, 보라, 초록, 자주, 하얀색만 가지고 모든것을 표현했다. 쓰인 색이 몇 가지 없어 단순한 것 같지만 산맥의 묘사는 멍하니 넋을 잃고 한참을 보았을 정도로 웅장함이 느껴진다는 게 신기했다. 그림을 어떻게 그렸을까? 판화인가 싶기도 했다.

 

책 표지를 넘기면 과학예티라는 제목의 신문 형식의 글이 있는데 줄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전지식도 제공하고, 작가와 그림책에 대한 정보도 실려 있다. 예티연구소 연구원 모집 글도 있는데 급여가 커피믹스 하루 1개 제공이다. 대신 맑은 공기, 엄청난 설명, 혼자 근무할 수 있어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질 수 있다. 혼자 있어 조금 쓸쓸은 하겠지만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다.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은 유진 박사가 예티연구소에 소장으로 가게 되어 쌀국수로 예티를 유인하여 포획한 후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과학예티에서 예티연구소의 전임 소장은 예티의 야수성을 제거하는 프로젝트에 강력히 반대해 왔으나 차기 소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유진 소장은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한다는 되어있다. 유진 소장은 예티를 위하는 사람일까, 예티 연구가 우선인 사람일까. 이야기의 중반까지는 연구가 우선인 사람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예티와 친구가 되고 싶으나 예티를 잡기 위해 함정을 설치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숨기고 엄마 예티 몰래 아기 예티를 잡아와 철문에 가두고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한 방법을 가르친다. 그러면서 친구가 된다. 그러다 예티가 흥분하는 사건이 있겠되고 협회에서 진압대를 투입하여 실험실로 보내진다. 이야기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하지만 작가는 이 그림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하지만 꺾은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자연에 있는 그대로 두고 보면 좋겠는데 줄기를 잘라 다발로 만들거나 화병에 꽂아두며 자신은 꽃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것도 하나의 기호니 그러려니 하지만 꽃선물을 받는 것은 불편하다.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을 보면서 그런 불편함이 있었다.

 

- 산 속에 사는 예티는 어떻게 인간의 음식인 쌀국수를 좋아할까. 인간의 관점!

- 예티를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야 하는가. 자연의 일부로 보고 그냥 두어도 되지 않나?(마지막에 유진은 이제 예티를 진정한 친구로 만드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고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여전히 쌀국수를 함께 먹는다.)


그림책의 물성을 활용한 독특한 책. 그림으로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었다. 이 책으로 독서 모임을을 한다면 여러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