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신엄마 - 엄마는 있는데 엄마가 없다
김호순.성귀자.이수영 지음, 김영호 감수 / 달구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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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신엄마>는 대구가족상담센터를 중심으로 대상관계이론을 같이 연착하여 온 세 사람이 지은 실제 상담 사례를 재구성한 책이다. 김호순, 성귀자, 이수영 각 상담사의 사례가 파트를 나누어 실려 있고 마지막에는 책 속에 나온 대상관계이론 용어 설명이 있다.

 

모신엄마는 한자로 母神으로 아이의 성장에 신과 같은 위력을 행사하는 엄마를 뜻하는 말이란다표지에는 엄마는 있지만 내가 원하는 엄마는 없다!"는 아이의 항변도 적혀있다.


세 파트의 기술 방식은 모두 동일하며 내담자 본인이 말한 것을 재구성한 내용이 먼저 있고 이어서 상담자가 사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다. 몇몇 사례는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사례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어 안타깝기도 했다. 대체로 상실, 유기로 인해 형성된 부정적 정서가 대물림 되는 구조가 많았다. 문제의 원인에 대해 설명할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 문제의 본질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뭐 어쩌겠는가. 책이 사례의 일부만 담고 있고, 사연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상담사가 더 정확하겠지 싶어 의구심이 들어도 그냥 넘길 수 밖에.

 

그러면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에 실린 사례들은 어떻게 선정했을까? 규칙성, 개연성, 위계 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는데. 상담사마다 다른 종류의 사례를 담고 있나?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무엇을 말하고 싶어 이 사례들을 선정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다.

 

각 파트 뒤에는 작가의 말이라고 해서 어떤 계기로 이 책을 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감 같은 글이 있다. 성귀자 상담사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엄마들에게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다. 다만 육아와 회사일로 바쁜 지친 엄마가 읽기에는 책이 너무 두꺼워 나와 맞는 사례를 먼저 골라서 볼 수 있다록 제목 옆에 어떤 종류의 설명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각각의 상담사가 각자의 상담을 가지고 글을 쓴 것으로 상담자에 따라 글의 성격이 많이 달랐다. MBTI에서 대문자 T인 나는 심리나 상담 관련 글을 읽을 때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을 좋아한다. 미리 개인적 기호라는 것을 밝혀두지만 김호순의 안아주기편은 조선시대 전기수가 이야기하는 듯한 표현이 많이 나와 읽는 것이 조금 힘들었으며 성귀자의 마주보기도 사례를 실감 나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인지 묘사가 많아 읽기가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이수영의 함께하기파트만 사례를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있어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이것은 진짜, 지극히 개인적 기호다.

 

책 뒤표지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될 때까지를 실천하는 업글맘들의 성장 안내서라는 문구가 있다. 마음에 문제가 있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고 인지하더라도 그것을 해결하려는 용기를 내기가 어려워 외면한 체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 책의 내담자들은 문제를 직시하며 해결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될 때까지! 내담자들과 그들의 문제와 함께한 상담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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