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관음 컬러링북 - 마음을 전하고 마음에 답하는
정기란 지음 / 담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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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넘겼는데  어라? 처음에는 불량인가 했다.

컬러링북이다 보니 종이가 두꺼워 실 제본을 한 것이리라. 튼튼한 데다 어느 쪽을 펼쳐도 종이의 모양이 유지되는 게 신기했다.

관음이 진지한 세밀화의 느낌보다는 귀여운 만화 캐릭터 같아 왜 이렇게 그렸을까?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보면 볼수록 귀엽다. (이런 표현 써도 되나?^^) 특히 동그란 발등이 너무 앙증 맞아 제일 먼저 칠했다.

친절하게도 채색방법도 나와있어 도움이 되었다. 단순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마음의 변화가 반영되어 잡생각이 들거나 주위의 방해요소로 신경이 분산되면 테두리 밖으로 삐쳐나가는 등 바로 표가 났다. 심호흡 한 번,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칠한다.

처음 칠한 양류관음은 자비심이 많아 중생의 소원을 들어주는 게 마치 버들가지가 바람에 나부끼는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자비심. 나한테 가장 부족한 부분인데.. 그림이 내게 또 화두를 던져준다.


그리고 각각의 관음마다 관음예문이라 하여 기도문이 있고, 오늘의 기록이라 하여 진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가을을 좋아하나요? 가을의 매력을 세 가지만 적어 보세요.' 단순하지만 생각을 하게 된다. 가을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왜'라니? 그냥 좋은데 '왜'라니? 답을 구하기 위해 또 생각한다. 


하루 한 장이 아니더라도,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하더라도 내게 이런 질문을 던져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웃음이 날 것 같아 이제 한 페이지 색칠해 놓고 마음이 즐거워졌다.


나는 불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종교적인 마음을 떠나 관음을 색칠하며 평안을 느끼고, 내게 던지는 물음에 답을 하며 나를 되돌아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크고 든든하고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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