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란 신발 그린이네 그림책장
재희 지음 / 그린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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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와 몽글몽글한 감정이 올라왔던 따뜻한 그림책


재희 글그림 [내 노란 신발]


최근 영탁의 '찬찬히' 노래에 꽂혀 아침부터 1시간 반복으로 듣고 있는데 그래서일까 그림책을 보다가 몇 번을 울컥했다. 


처음에는 표지의 노란 신발이 반질반질 다른 재질이어서 손끝의 느낌이 너무 좋아 한참을 만지다 넘겼는데 '그동안 반갑게 찾아왔다가 말없이 사라진 수많은 나의 소중한 친구들도 부디 잘 있기를' 바란다는 말에 울컥해버렸다. 부디 잘 있기를...


내 노란 신발은 냇가로 물놀이를 갔다가 아끼는 노란신발을 잃어버린 아이의 이야기다. 그림을 보는 순간 따뜻하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내 마음대로 네 가지 이유로 추려봤다. 

1. 딱딱한 겉표지 안쪽이 왼쪽은 흰색, 오른쪽은 노란색으로 시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레 노란색 프레임 안에 든 파란 그림을 보게 되었다.

2. 그림에 쓰인 색이 톤 다운 된 파랑, 빨강, 노랑 뿐이다. 파란배경에 폰이트가 되는 노랑과 빨강이 편안함을 준다.

3. 그림이 큼직하며 신체의 일부, 사물의 일부만 보여준다. 그래서 아이의 감정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 이면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4. 노란 신발이 너무 귀엽다. 친구를 잃어버렸을텐데 슬퍼하는 일 없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여행을 다닌다. 그림책 전반에 표정들이 많이 나오는데 울상은 딱 두 번 밖에 없고 다 웃는 얼굴이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 미소 짖게 되었던 것 같다.


잃어버린 내 노란 신발이 어디로 갔을까? 상상의 흐름이 주된 줄거리인데 '아니면 옹기종기 친구들을 만났나?'에서 또 한 번 울컥해버렸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친구를 잃은 신발들의 표정에도 슬프거나 측은한 기색이 없다. 그 친구들을 향해 떠내려가는 노란 신발의 얼굴은 오히려 기대에 차 있다.


최근 관계가 어색해진 지인으로 인해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서 이런 장면에서 울컥했던 것 같다.


마지막 장면, 든든한 아빠의 어깨에 기대 잠든 아이, 그리고 든든한 아빠의 손.. 사진을 찍었다가 지운다.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으니!!! 


아침부터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진다. 오랫만에 반갑게 찾아왔다가 말없이 사라진 수많은 나의 소중한 친구들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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