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 -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
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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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싫어해야 마땅한 사람들을 계속 사랑한다. 우리는 그 사랑을 스위치 끄듯이 꺼 버리지 못한다.
- 24p

좋아하는 목록에서 무언가를 지워내야 할 때마다 씁쓸한 감정을 느낀다. 노래는 좋은데 범죄를 저질렀다지, 연기는 잘하는데 불륜을 했다지... 수많은 콘텐츠들을 마주할 때마다 하는 고민이 있다. 도덕적 혹은 법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콘텐츠를 소비해도 되는 걸까? 그 고민은 순간순간의 판단으로 넘어갈 때가 많다. 에이, 이번 한 번만 보지 뭐. 하는 마음들 속에는 불편한 감정이 숨어 있고, 때로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없는 데에서 오는 아쉬움도 있다. 이러한 마음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나아가 이 고민을 정면돌파하는 책이다.

실용주의적으로만 생각하면 간단히 풀 수 있는 문제일까? 이를 테면 그 문제의 인물이 아직 생존하고 있어 그 작품을 소비할 때 그가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면 지지를 보류하거나 철회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의 지갑으로 투표권 행사를 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로만 폴란스키의 영화를 무료 스트리밍으로 보면 어떨까? 혹시 친구 집에서 보면 괜찮은 걸까?
- 32p

전반에 걸쳐서 도덕적, 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창작자들의 창작물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이 사랑했던 창작자들의 이면을 낱낱이 파헤친다. 폭력, 살인, 혐오 등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둘러싸고 우디 앨런, 마이클 잭슨, J.K. 롤링 등의 창작물과 관련 이슈들을 돌아본다. 유쾌하고 솔직한 문장들 사이로 사회적으로 만연하게 퍼진 혐오, 폭력 등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소급 적용의 원칙이란 당신이 무언가 충분히 개자식스러운 행동을 했다면 그동안 내내 개자식이었다는 뜻이다.
- 67p

읽는 내내 유쾌한 문체에 한바탕 웃었지만 사실 씁쓸했다. ‘괴물’이라고 칭한 개자식들의 이야기는 ‘개자식’ 그 이상을 떠오르게 한다. 괴물이라는 말은 그들에게 너무 다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이들의 창작물을 우리는 계속해서 소비해도 되는 걸까? 고민을 함께 하는 책이다. 어떠한 답을 내려주지는 않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함께하고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건 우리가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의 초입이다.

해당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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