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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평점 :
한줄평 : 슬픔과 상실에 이름 붙여주기
삶을 살아가다보면 다양한 만남과 상실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그와 헤어지게 되고 좋아하는 인형은 언젠가 헤지게 된다. 어떤 상실은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도 찾아온다. 아침에 집을 나선 이가 실종이 되기도 하고, 알츠하이머에 걸린 가족은 더 이상 나를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상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순간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책은 상실의 순간 중에서도 그 ‘모호한 상실’에 대해 주목하고, 다양한 사례를 든다. ‘모호한 상실’이라는 개념은 이름처럼 모호하지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조금씩 명확해진다. 남편이 실종되어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아내는 계속해서 자신을 ‘기혼녀’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시 재혼해도 되는 걸까? 등과 같이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 속에서 ‘모호한 상실’이 야기하는 혼란에 대해 말한다.
또한, 남편이 실종된 아내가 남편의 환영을 보고, 남편이 실제로 돌아왔었다고 믿는 모습과 같이 실제 사례들을 통해 모호한 상실의 아픔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제시하기도 한다.
p.55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일로 트라우마를 겪을 때 무기력감을 느끼며 더 이상 행동하지 않는다.”
현실의 슬픔을 말하는 책들은 읽기 쉽지 않다. 공감할 수 있는 사례들부터 감히 그 아픔을 헤아릴 수 없는 상처까지 담아내면서 읽는 내내 자주 울컥했다. 사실 말하자면 조금 창피하지만, 울었던 지점들도 있었다. 상실의 순간들은 많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일일이 슬퍼할 수 없거나, 슬퍼해도 되는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순간들을 겪어본 이라면 회피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였기에 작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로와 확신이 되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