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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붕괴가 시작되었다 - 도취, 과열, 파멸로 치닫는 경제위기 100년의 역사와 미래
린다 유 지음, 안세민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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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선형적이지 않고, 정부와 기업은 역행할 수 있으며,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공동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행복을 증진하고, 공정한 정책을 요구하며,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 이것이 한 세기에 걸친 대폭락의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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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를 보는 눈 - 기계가 도달할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가능한 창의성의 경지
크리스 존스 지음, 이애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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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과거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예측하고, 정보를 조합하는 것을 넘어 로직을 통해 지적 대화를 나누기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의 성장이 무시무시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챗 GPT가 일으킨 파장을 보면, AI가 과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보인 것과는 또 다른 정점에 올라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챗 GPT를 예찬하는 흐름 가운데서도 고고하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세계적인 SF 작가 테드 창이다. 그는 챗 GPT와 같은 기술에서는 인간적인 창의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어떤 질문에도 나름의 논리적 체계를 갖추어 막힘 없이 술술 대답한다 할지라도, 챗 GPT의 대답은 방대한 원본 데이터를 추상화한 값에 불과하므로 '100%' 완벽한, 확실한 대답일 수 없다. '신사임당의 남편은 이순신'이라는 웃지 못할 오답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드 창은 인간이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시행착오나 고민이야말로 창의성의 원동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 존스 역시 바로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기계로는 감히 도달할 수도 없는 '인간의 위대한 창의성'을 이야기한다. 무수한 데이터의 축적이나 기계의 특정한 로직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세상의 온갖 기발한 가능성이 오직 인간의 '눈(발견)'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기계는 데이터의 흐름 속에서 규칙과 패턴을 알아내는 데 주력하지만, 인간은 그 흐름에서 벗어나는 '예외적' 순간을 발견하는 데 특출나다. 아무리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가 기가 막힌 큐레이션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골라준다 한들, 우리의 마음은 이상하게 삐딱해지고 그들의 추천을 쉽게 따라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비록 유튜브에 접속할 때면 알고리즘의 무한루트에 빠져들 때도 많지만, 갑자기 이 모든 추천이 지긋지긋해지면서 전혀 다른 분야의 콘텐츠로 뛰어들 때도 부지기수다. 이처럼 인간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의 '조각'이 되기를 거부하는 유일한 존재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유별난' 특성을 지극히 일상적인 주제와 화법 속에 풀어낸다는 점이다. '알고리즘', '빅데이터', 'AI'를 다루는 일반적인 책들은 IT와 관련한 기술적인 용법에 갇힌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엔터테인먼트(영화 산업), 스포츠, 정치, 날씨, 돈 등 우리가 매일 마주하고 즐기는 흥미진진한 분야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가 익히 들어 왔던 예술가나 사업가, 유명 선수들, 정치인, 전문가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기계적 시스템과는 다른 창의성을 보였는지, 어떻게 인간적인 역경과 승리의 드라마를 만들었는지 펼쳐 보인다.

출루율 등의 데이터로 선수들을 기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머니볼>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이유는, 그것이 스포츠를 '위젯'과 같은 숫자놀음으로 바꾸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주인공 빌리 빈의 인간적인 '드라마'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불황이 심해지고 갈수록 불확실성이 팽배해지는 요즈음, 우리가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안목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의 수많은 '인간적인' 이야기가 중요한 힌트가 될 것이다.


*책 좋은 문장들


우리를 완벽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을 알려주는 방정식은 세상에 없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여러분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필요하다 느낀 그 순간에 주었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된 것이다. 비슷한 예술에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예술이 변해서가 아니다. 여러분이 변했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Roger Ebert는 이렇게 썼다. "영화는 변하지 않습니다. 관객이 변하죠." 여러분의 애정은 움직이는 표적이다. - P50

우리가 무언가를 사랑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최선은 가능하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여러분이 괴짜가 아니길 바란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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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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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인생 일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짧은 문구 안에 심오한 통찰들이 ‘예술적으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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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오세원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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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10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도 이 책의 신랄하고 뼈 때리는 통찰이 먹혀들어갈 수 있다는 게 어쩌면 인류사의 비극 아닐까. 부디 많은 사람들이 신문에서 떠들어대는 수백 가지 기사를 읽기보다 이 책 한 권을 통해 사회를 보는 식견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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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아야 하는가 -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 선 사상가 10인의 대답
미하엘 하우스켈러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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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상가들이 매력적이지만, 특히 허먼 멜빌과 도스토옙스키, 알베르 카뮈 편을 읽으며 나는 이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문학과 철학을 오가며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색을 보여주는 저자의 문장이 일품이다. 읽다 보면 푹 빠져들 수밖에 없고, 번역 또한 매우 깔끔하고 유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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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달린小年 2021-08-09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옙스키 장에서 ˝결국 진실은 ‘어떤‘ 인간도 이(벌레)가 아니라는 점이다˝는 대목은 수많은 ‘충‘들에 대한 조롱들로 가득한 오늘날 현실에 가하는 강력한 일침이다. 누구도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함부로 답을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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