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일 - 재수 x 오은 그림 시집
재수.오은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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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에게 시란 어려운 학문이다.
시를 즐겨 읽었던 때는 짝사랑에 한참이었던 중고등 시절.
그리고 연애를 막 시작했던 대학시절이었다.
나에게 시란 그저 연애의 아픔을 달래주는 것 정도였다.

그런 나에게 선물같이 날아온 그림 시집 마음의 일.
시인 오은과 그의 친구 만화가 재수가 함께 낸 책이다.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도 만화책이라고 하기에도
그리고 삽화가 들어간 시집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그림 시집.

그림 시집이라고 해서 오색찬란한 그림을 예상했다면 오산.
어린 시절 보았던 만화책처럼 정겨운 연필 그림들이다.
수록되어 있는 일반 형식의 시 뿐만 아니라
짧은 산문 같은 다소 긴 시들과도 너무나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그림들은 시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는 그림이 있어서 시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수록된 시들은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은데
그들이 하는 말들을 잘 들으면 마치 어른들의 이야기 같다.
그들의 말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이 숨어있다.
아이들을 통해 나를 볼 수 있었다.

[호불호가
강하다는 것은

나를 지키고 싶다는
말이기도 해

좋아하는 것을
곁에 두고 싶다는 말

싫어하는 것과
적극적으로
멀어지고 싶다는 말(아, 하고_p55)]

[사람과 사람이 만나 긴 시간을 함께 보내야만 했다.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이 늘 꼭 붙어 다니라는 말이 아님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사이를 적당히 둬야 상대사 더욱 잘 보였다.
인간은 사이[間]가 있어야 완성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거울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_p90]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일들 중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정말 힘든 일이다.
학창시절의 나에게 단짝이란
어느 상황에서든 꼭 붙어있어야 하는 관계를 의미했다.
그러기에 상대를 구속했고 쉬이 서운해했다.
나는 왜 미처 몰랐을까 인간은 사이가 있어야 완성된다는 것을.
왜 그리도 상대와 한 몸처럼 붙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걸까.
사실은 적당한 거리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 주는 것임을 나는 이제야 안다.

[아침에 눈을 뜰때부터 괜히 기분 좋은 날이 있었다.
전날 밤부터 이상하게 몸이 무거운 날도 있었다.
어떤 날이든 몸을 일으켜야 했다. 한 발 한 발 어디론가 향해야만 했다.
실없는 소리를 한 날에도, 뜻밖의 일에 누물을 흘린 날에도 나는 나였다.
나는 나에게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었다.
마음이 시킨 일이었다. 마음의 일이었다._p182]

설령 무의식적인 것이라고 해도
그것은 결국 나의 마음이 나에게 시킨 일이다.
어떤 말을 했어도 어떤 행동을 했어도
그것은 결국 나인것이다.
그러니 이것저것 핑계대지 말고
항상 바른 마음으로 살도록 노력하자.
아무 생각없이 한 말이라고
별다른 뜻 없이 한 행동이라고
변명하지 말자. 사실 그것이 바로 나의 마음이니까.

*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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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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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전이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요.) ​

1930년대 경성의 어느 여학교 기숙사. 우리의 주인공 희덕은 14살 여고생이다. 흔하디 흔한 농사꾼 집안에서 자란 희덕. 그런 그녀를 학교로 보내준 사람은 그녀의 할아버지이다. 여자가 공부해서 뭐하냐는 시대 분위기와 다르게 희덕의 똘똘함을 알아보신 할아버지는 몰래 모은 돈으로 희덕을 경성으로 보내 공부를 시킨다. 우리말을 쓸 수 없는 일제 침략기, 학교에서는 현모양처 양성을 위한 교육들이 대부분이고 학생들의 자유는 언제나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희덕은 항상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

조선인 여학생을 종처럼 부리고 멸시해오던 사감이 해고되고 새로 온 사감선생 계월. 뭔가 수상한 분위기가 풍기는 그녀는 기존의 사감 선생처럼 아이들의 행동을 간섭하는 대신 무심함을 선사한다. 우연치않게 그녀의 비밀스러운 행동을 목격한 희덕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사감선생 계월의 정체는 바로 사람의 피를 마시는 흡혈마였던 것이다. 혼란스러운 희덕은 게월을 멀리하려고 하지만 결국 그녀와 엮긴다. ​

드라큘라로 대표되는 흡혈마. 어두운 밤에만 돌아다닐 수 있고 햇빛을 받으면 죽고 마는 그런 흡혈마와는 조금은 다른 우리의 사감선생 계월. 양산을 쓰고 다니지만 낮에도 돌아다닐 수 있고,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계월은 다른 사람의 피를 먹다가 희덕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고 마는데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희덕에게 해를 가하지도 않고, 그녀에게 피를 빨아먹힌 사람이 흡혈귀가 되지도 않는다. 계월은 단순히 살기 위해서 피를 먹는다. 왜 계월은 흡혈마가 되어버린 것일까. 그녀 역시 희덕처럼 시대적인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때되면 해야하는 결혼. 상대가 누군지도 모른채 집안의 결정에 따라 결혼을 해야했던 그녀. 그 시대의 여성들은 부모의 결정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계월과 희덕은 그 결정을 부모가 아닌 자신이 한다. 그래서 계월은 선택을 했고 결국 그녀는 흡혈마가 되고 말았다.

여러가지 일을 겪은 계월과 희덕은 더 큰일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타인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으로 말이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계월을 위해 그 여정에 동행하는 희덕은 어쩌면 계월의 서사를 만들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더불어 자신에 대한 서사도. 큰 일을 위해 만주로 떠나기 전 외출을 허락받으러 온 희덕에게 앤더슨 선생은 말한다. 결혼은 1학년을 마치고 가서 하라고. 희덕은 얼마전 고향에서 결혼을 위해 학업을 그만두고 내려오라는 연락을 받은터였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여자이기에, 결혼을 해야하기에 학업을 그만두거나 공부를 하지 않는 경우는 비일비재했던 이 시절에. 최소한의 학업을 이어가도록 희덕을 생각해준 앤더슨 선생이 참 고마웠다. 어디에든 이런 선생님이 한 명쯤 있었더라면 우리 과거의 그녀들도 작은 꿈 하나 정도는 꿀 수 있었을텐데. 문득 우리의 삶에 진정한 스승님 한분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현실로 다가온다.

나이대가 다른 두 여성의 서사이지만 알고보면 그녀들의 성장기이도 한 이 소설은 창비 영어덜트장르문학상 우수상 작품이다. 대상 작품 역시 한 젊은 여성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었고 우수상인 1931 흡혈마전 역시 그렇다는 점이 같은 여성의 입장에선 참으로 반갑다. 흥미진진한 흡혈마가 나오는 소설일거라고 생각했던 1931흡혈마전에는 시대에서 요구하는 여성상을 뛰어넘고 싶어하는 두 여성의 서사가 담겨있다.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했던 행동이 더 큰 시련으로 자신에게 돌아왔으나 그게 절망하지 않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애써온 계월, 힘든 상황에서도 교육받고자 애써왔으나 결국 그 교육의 기회가 사라진 희덕,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더 큰 세계로 나아가려고 한다.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저 멀리 만주로 떠난 희덕과 계월. 그녀들의 여정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며 그녀들의 미래는 어떠할것인지 독자의 상상에 맡기며 책은 끝을 맺는다. 아무래도 조선땅에서 그들이 겪은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겪게 될것이라고 나는 상상한다. 그렇지만 결국 그녀들은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경험을 할 것이라고도 믿는다.

*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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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에 상처받지 않고 용기 있는 아이로 키우는 법 -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43가지 대화 습관
스즈키 하야토 지음, 이선주 옮김 / 다산에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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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에 상처받지 않고 용기 있는 아이로 키우는 법.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에 얼마나 훅 들어오는 문장이던가.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 많은 작은 일에서 상처를 받고 자라왔다. 그리고 그 작은 상처들이 모이고 모여서 한 사람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어린 시절에 받은 작은 상처들을 치유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놓고 있던 나는 소심하고 자존감이 없는 성인으로 자라왔다. 그래서인가 아이를 양육하면서 내가 가장 크게 우려한 것은 내 아이가 나처럼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자라나는 것이 아닐까에 대한 부분이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자신의 아이를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겠다는 생각은 사실 큰 욕심이었다.



7,000 가정을 변화시킨 자녀교육 코칭 전문가이자 스포츠 멘탈 코치인 저자 스즈키 하야토는 이 책에서 43가지의 대화 습관을 이야기한다. '어머나~ 이런 방법이 있었어?' 라고 경탄할만큼 새로운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는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고, 떄로는 내가 하는 말이 아이의 의욕, 자신감, 용기, 주체성을 꺾는 말일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을 읽기 전부터 그랬지만 역시나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을 콕콕 찔러왔다. 그간 나의 말들이 내 아이의 의욕, 자신감, 용기, 주체성을 얼마나 꺾어댔는지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 안해?" "전화기 좀 그만 봐" "아 좀 말 좀 들어!" 매일같이 아이에게 하는 말들이다. 이 말들에는 아이에 대한 존중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말 그대로 명령만 할 뿐이다. 아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어야 함은 맞다. 그러나 아이의 행동을 부모가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게 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부모가 계속 아이의 행동을 결정해 준다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고 해도 말귀를 알아듣는 순간부터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나이에 따라 그 능력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지 아이의 능력을 대신 해 주는 것이 부모의 할 일은 아닌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길을 찾으러 갈 수 있도록 옆에서 조용히 도와주자, 앞서서 이끌지 말고.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 는 속담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서 말이라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누구나 다 알듯이. 어떤 말이든 아이에게 하는 말의 중심에는 아이에 대한 존중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아이에 대한 존중없이 부드러운 말로 아이에게 충고 또는 위로를 한다고 해서 그 말들이 아이에게 진심으로 와닿을리가 없는 것이다. 아이도 안다, 부모가 자기에게 하는 말들 속에서 자신에 대한 존중이 있는지 없는지 말이다. 이 책에는 43가지 대화법이 있다. 이 대화법은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말들이다. 각 대화법에는 그에 맞는 예시가 있고 아이의 자존감을 꺾는 말과 자존감을 키우는 말이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보자고 제시되는 말들도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매일같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의 대화법이 제시되어 있기에 사실 뒷부분의 대화법만 모아서 출력해 붙여놓고 그대로 말하도록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할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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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가지 인생 질문 - 당신이 원하던 길을 가고 있는가?
J. 더글러스 홀러데이 지음, 안종희 옮김 / 마일스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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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이 원하던 길을 가고 있는가? 당신이 원하는 길은 어떤 것인가? 그 길을 우리는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여덟 가지 인생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질문 : 당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 누구나 자신만의 서사가 필요하다. 우리가 잘 아는 억만장자 워렌 버핏의 아들 피터 버핏. 그는 타고나면서부터 아버지의 덕을 보았다. 자신의 삶이지만 진정한 피터 버핏의 삶을 살지 못하고 워렌 버핏의 아들의 삶을 살아가던 그가 대학 2학년이 되던 해,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유산 상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후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그는 더 이상은 워렌 버핏의 아들로 살지 않기로 했다. 음악을 시작했고 그의 다양한 경력이 그를 뛰어난 연주자 겸 작곡가로 만들었다. 그의 시작은 금융 전공자였으나 결국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인 음악가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이는 그가 주어진 서사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서사를 찾아 나갔기 때문에 얻은 것이다. 물론 모든 이가 피터 버핏처럼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의 서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의미있는 삶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질문 : 진정한 우정을 갖고 있는가?
-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누구나 세상을 함께 살아간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사회적 관계는 진정한 우정을 갖는 것이다. 진정한 우정에 나이 성별과 같은 겉으로 드러난 것은 중요하지 않다. 서로의 관계가 진실되고 서로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이,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고 이해해주는 사이.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또 다른 한가지는 결함이 없거나 실패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찾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약점을 인정하지 않는 한 결코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고 말이다. 너무 좋은 사람에게 내 약한 모습 못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 약한 모습과 못난 모습이 진정한 나이기에, 그런 진정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진짜 우정일 것이니 우리는 우리의 연약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세 번째 질문 : 삶에 감사하는가?
-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 속 주인공이 있다. 폴리아나 라는 여자아이다. 폴리아나는 이 세상을 반짝이는 하루하루로 본다.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하는 아이, 힘들고 지친 상황에서도 작은 행복이라도 찾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다. 세상 긍정적인 아이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삶에 감사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뭔가 큰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고통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고통에 극복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선으로 상황을 살피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감사가 습관이 된다면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네 번째 질문 : 용서하고 봉사하는 법을 알고 있는가?
-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안에 분노가 있다면 그것은 나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아마도 나는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용서를 통해서 자유를 얻게 된다. 용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살 수 있는 문을 열어주며, 타인을 위한 삶은 목적의식과 성취감이 있는 삶의 핵심이다.(143)


다섯 번째 질문 : 성공과 실패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는가?
- 성공은 무엇일까? 다른 이들이 우러러보는 위치에 오르는 것? 다른 이들이 부러워할만한 부를 가지고 있는 것? 성공의 기준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해가 쨍쨍한 날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다. 비 온뒤 땅이 굳는다고 했다. 수없이 많은 실패가 쌓여 성공으로 이어진다. 수 많은 실패과 고난과 역경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그것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닐것이다.


여섯 번째 질문 : 위험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가?
- 삶은 우리 모두에게 위험하다. 그러나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위험 수용 능력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위험을 극복해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단지 두려움에 맞서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두려움 없는 위험 감수자가 되고 싶다면 이 다섯 가지를 기억하라.
1. 과감하게 도전하여 역사에 남을 일을 하라.
2. 용기를 내어 위험을 받아들여라.
3. 실패를 중요하게 여겨라.
4. 당신의 계획을 뛰어넘어라.
5. 절박함으로 두려움을 물리쳐라.


일곱 번째 질문 :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가?
-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일까.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더 나은 삶은 무엇을 말하는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부양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들을 부양하고. 우리는 왜 나 자신을 위해서 살 수가 없는 것일까. 물론 다른 것 다 뒤로하고 나 자신만을 위해 살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삶에 나 자신이 주인공일 수 없는 현실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일과 삶이 연결되어 있고 그 모든 것이 연결된다면 더 나은 삶이 되는 것일까. 그것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덟 번째 질문 : 남길 만한 유산이 있는가?
-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남긴다. 어마어마한 돈을 남길 수도 있고, 명예를 남길 수도 있다. 우리가 인생에 있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내가 남길 수 있는 유산은 나 자신과 연관되어 있다. 내가 나 자신을 잘 알고 내가 걸어온 길을 정리하고 잘못된 행동들을 고쳐간다면 결국 그것이 나 자신이 되어 내가 남기는 유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 당신의 길을 찾아가라
- 결국 결론은 당신은 당신의 길을 찾아가라 이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을 통해 생각하고 수정하고 걸어간다면 그것이 당신의 길이 될 것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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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추적단 불꽃 지음 / 이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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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우리의 주변에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 악마같은 짓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엄청나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충격을 준 것은 비단 그것만은 아니었다. 그 사건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들 그리고 남자라면 누구나 그런 호기심은 있다며 편드는 사람들까지.

   n번방 사건을 세상에 알린 것은 메이저급 언론사도 아니고 공중파 채널도 아니었고 유명한 PD도 아니었다. 공모전을 준비하던 20대의 여대생 두명이었다. 기자를 준비하던 그들은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불법 촬영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에 그와 관련된 주제를 잡고 취재를 하던 그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와 마주친다.

텔레그램을 통해 n번방에 다가간 그들은 그 실체를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얼마나 놀랬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끔찍했을까. 그들은 무섭다고 두렵다고해서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해자들에게 상처받은 피해자들을 위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그 고난을 향해 달려간다. 그들만의 힘든 싸움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노력이 결국 이 끔찍한 사건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이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인가. 도대체 그들의 머릿속엔 뭐가 들은 것일까. 인간 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는 것일까. 왜 그들은 그렇게까지 된 것일까. 타고나면서부터 그런 사람들이진 않았을텐데.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왜 엄한 사람들에게 죽을때까지 사죄해도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것일까.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는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수가 없었다.

"264
피해자가 한 행동이 상식에 부합하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성범죄에 한해서는 '피해자로서 완벽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 보호하겠다는 인식은 틀렸다. 피해자의 말, 글,  행동을 평가하여 합격 조건을 통과하지 못하면 비난하고 의심한다. 피해자도 잘못이 있다는 인식 때문에 성범죄 피해자는 세상에 쉽게 나서지 못한다. 당할 만해서 당하는 피해자는 없다. 이 부분은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해하지 못하겠으면(설혹 싫더라도) 그냥 외웠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처참하게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을 또 힘들게 하는건 2차 가해였다. '그럴만 했겠지, 니들도 덜미를 제공한거야, 그러게 행실을 잘 했어야지...... ' 우리 삶에 팽배해있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제 3자들에게 듣는 말들이다. 가해를 한 사람이 무조건 잘못한 것인데, 왜 우리는 피해자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것일까. 왜 우리는 가해자의 서사에 촛점을 맞추는 것인가. 왜 피해자가 부끄러워해야하는 것인가. 왜 피해자에게 부끄러움을 강요하는 것인가.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대학생 시절 늦은 귀가길에 괴한은 만났다. 큰길로 돌아가기 싫어서 샛길을 택했는데 골목 끝자락에서 그놈을 만난 것이다. 나름 불빛도 있고 여관 및 주택가라 안심했었는데 기우였다. 은근히 다가오는 그를 피하려다 넘어졌고 그 남자가 다가왔다. 나는 항상 위급상황에 와도 상대 남자의 급소를 잘 찰 자신이 있었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그 날 알았다.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는 나를 본 그 남자는 금세 도망쳤다. 소심한 놈이어서 그랬을까 어쨌든 천운이었다. 집에 돌아온 나의 목과 얼굴은 상처투성이었다. 다음 날 아르바이트에서 내 모습을 보고 놀란 사람들에게 사건 설명을 했다. 내가 잘못한 것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내 이야기를 미리 들었던 지인이 창피하게 그런 이야기를 뭐하러 모두에게 말하냐고 말했다. 여자가 밤 늦게 다녀서 그런 일을 당한 것이니 창피한 것이 되는 것이었다. 그게 왜 내가 부끄러워 할 일인가. 여자는 밤 늦게 다니면 안되는 것인가? 일부 몰상식한 남자들이 딴맘 먹지 않게 하려고? 아니 그 일부 남자들 때문에 모든 여자들은 조심해야하는 것일까? 왜? 지인이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했을때도 니가 맞을만한 짓을 한거야 라고 말하지 않는다. 니가 빌미를 제공해서 그런거야. 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성폭행은 그렇게 말하는가. 그러지 말아야 한다. 피해자는 피해자이다.
  
"50
또래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괴롭히면 어른들은 '쟤가 널 좋아해서 그런다'고 말한다. 아니다, 괴롭힘은 결코 애정 표현이 될 수 없다. 잘못된 애정 표현이라고? 아니, 명백한 성범죄다. "

  우리는 어릴적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좋아해서 하는 표현이 괴롭힘이어도 애정 표현을 한 것이기에 이해해줘야한다고 말한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여자아이에게만 상처를 준 것이 아니다, 남자아이에게도 큰 상처를 준 것이다. 잘못된 인식을 보고 배운 아이들은 그것이 제대로 된 것이라고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라왔다. 어쩌면 그 결과가 이렇게 잘못된 사태를 만드는 것일수도 있다. 요즘은 우리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학교 폭력에 대해 정의한다. 나는 장난이었어도 상대가 싫었다면 그것은 학교 폭력이라고 배운다. 애정 표현에 관련된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상대가 싫다면 그것은 애정 표현일수 없다 절대로. 우리는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내 감정이 중요한 것처럼 상대의 감정도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내가 상처받을 일이라면 상대도 상처받을 일임을 알아야 한다. 그걸 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까.

용기있게 n번방 취재를 하고 세상에 알려준 추적단 불꽃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그들을 이렇게 멋지게 키워주신 그들의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 그들의 행보를 응원하며, 언제든 뒤에서 응원하는 우리가 있음을 기억해주시길.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그들을 도울 것이다. 우리니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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