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모자 이야기 돌개바람 53
김혜진 지음, 천은실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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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모자 이야기 / 김혜진 글/ 천은실 그림
p188
우리는 다시 바쁘게 뛰어가지. 무얼 볼지, 누굴 만날지, 어떤 일이 생길지 기대하면서, 나는 그래서 지금이 좋아. 모자를 쓰고 있는 게 좋아. 아직 우리는, 모자를 쓰는 아이들이야.

어른인 내가 아이들 동화를 보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를 살짝 고민하며 읽기 시작한 책은 앉은 자리에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을 사는 아이들, 마음에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아이들 이야기는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각자의 모자 이야기에 재미를 더했다.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빨간 모자는 용의 꼬리에 감겨 있는 할머니의 목걸이를 풀어낸다. "아프겠다"는 마음이 용기를 내게했고 그 상으로 할머니에게 친구들은 모자를 선물로 받는다.
엄마가 직접 뜬 하얀모자, 달과 별을 정성 들여 수를 놓은 검은 모자, 책을 아주 좋아하는 주황 모자, 친구들이 먹고 싶어하는 마카롱을 선물해주고 싶어한 초록 모자, 놀이터 수영장에서 촉수 괴물과의 한바탕 놀이를 추억하는 파란 모자까지 저마다 판타지를 갖고 있다.
방학이 끝나고 친구들은 더이상 모자를 쓰지 않는다. '이 동네'가 '우리 동네'가 되고 예전의 친구들로 돌아오길 바라는 노란 모자는 "난 여기 있으면서 너무 즐거웠어. 행복했어"라며 마음을 다해 말한다. 노란 모자의 진심과 '결심'은 친구들이 모자를 되찾게 돕는다.

p187
그래서 우리는 다시 모자를 되찾게 되었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지만 결국 돌아왔어. 그래도 사라졌던 순간의 슬픔은 지워지지 않아. 잃어 버릴 수 있다는 걸, 지금이 계속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어. 그래서 싫냐고?
아니, 그래서 더 소중해졌어.

모자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했지만 우리들의 유년 시절 어쩌면 나도 쓰고 있던 모자를 벗기까지는 무얼 볼지, 누굴 만날지, 어떤 일이 생길지 기대하며 바쁘게 뛰어다녔을지 모른다. 그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이 그립다.
그래서 '아직 우리는, 모자를 쓰는 아이들이야'가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아이들 마음에 가 닿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위책은 @barambooks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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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의 새 구두 알맹이 그림책 56
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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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의 새 구두


각자의 감정을 '음미' 해 볼 수 있는 책이길 작가의 말에서 밝힌 것처럼 '여름이의 새 구두'는 내게 '행복'을 음미하게 했다.
갖고 싶은게 생겼고 시간이 갈수록 더 행복해지는  마음은 마치 여우가 어린왕자를 기다리며 행복의 가치를 알아 가는 것과 같았다.
📚
그림책 앞,뒤 표지를 활짝 펼치니 동그란 시계를 중심으로 기다란 기찻길에 구두를 실고 가는 기차가 보인다.
여름이와 아저씨 옆에는 각각 달팽이가 있는데 기다림의 시간을 감각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엄마와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수제화 가게.
내 발에만 맞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구두가 너무 갖고 싶어 여름이는 구두가 만들어지는 열흘을 기다린다.
참고 기다리는 열흘이 힘들지만 않고 잘 기다릴 수 있는 것은 나만 신을 수 있는 나만의 구두 때문이다.
그렇게 아저씨는 잘 만들고 나는 잘 기다린 구두를 신어본 날 여름이는 아마도 세상 속 주인공이 되지 않았을까.

*바람의아이들로 부터 서평단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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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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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렸을 때 읽어 봄직한 그림책들은 세트 판매가 많아 단행본의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했고 동화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길 권장하며 아이들 책읽기에 소홀히했다. 사춘기는 부모도 함께 방황했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그런데 나는 왜 아이들이 다큰 지금에서야 그림책과, 동화와 청소년 문고에 관심을 보이는가. 어른인데도 미성숙하게 관계 안에서 헤매며 상처 받고, 절망하는 이유는 뭘까.
최 윤정 작가의 '슬픈 거인'을 만나며 비로소 왜 그런지 알것 같았다.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무한 공감을 받는 일이 내겐 없었다. 아니 부족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먹고 사는 일에 목숨 달린 시간을 사는 부모는 아이를 공감할 에너지를 쥐어짜야 했다. 다들 그런줄 알고 살았던 시간 속에서 하루하루 자신도 잘 돌보지 못한 부모는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불안해 하는지 살피지 못했다. 그래도 부모 그늘에서 나름 잘 자랐다고 하지만 늘 일상에서 어른 안에 있는 아이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당황스러웠다.
그런 내가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면서 몸부림 해봐도 아이 욕구를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 부족함은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시달리게 했다.
그 이유중에 하나를 또다시 책에서 발견하게 된다.
P13 '내 몸에 각인되지 않은 무언가를 통해서 내 몸으로 낳은 아이를 키울 수는 없다......좋은 부모란 자기가 맡은 그 역할을 진정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부모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 이전의 자기를 멈추고 부모란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지 최대한 알려고 애쓰고 그 속에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부모로 부터 충분히 누려보지 못한 사랑을 내 아이에게 주는 일은 쉽지 않았고 많이 노력해야 하는 일 이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서 만나는 그림책과 동화와 청소년 문고는 그 시절의 나와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다.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우리 아이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 마음에 나는 어떻게 반응했어야 할까를 돌아본다. 그리고 이제는 커버린 아이에게도 내 마음을 잘 표현해보려 애쓴다. 그래야 우리 아이도 각인된 사랑을 잊지 않고 잘 꺼내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가 함께 행복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으리라.
서문 만으로도 행복했던 책이었다.
그 속에서 건넨 책들의 이야기는 천천히 읽어보며 마주 해야겠다.

이 책은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로 부터 '슬픈 거인'을 제공 받아 남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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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 반올림 53
이자벨 콜롱바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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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구를 책임질 필요를 자주 잊고 산다.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불편함의 불편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 내 아이들만 괜찮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혼자 살 수없는 지구에 대한 오만방자한 내 태도를 부끄럽게 만든 책이다.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어른들, 분노하는 법도 모른 채 군소리 없이 견디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어 직접 시위에 참여한 바르바라는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태도와 음모에 분노한다.
거대한 힘 앞에 두려움과 좌절을 겪지만 응원하는 가족(엄마, 아빠, 조리스)과 선생님, 친구들, 요리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 샹베르 셰프는 바르바라가 용기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
힘으로 일을 해결하려는 사람들 앞에서 분노할 줄 아는 바르바라의 용기는 이렇게 말한다.
p163
분노란 참 아름다운 감정이구나. 해방감을 주네! 체념하고는 정반대, 죽음과도 정반대로구나.

바르바라의 진심은 통했고 함께할 친구를 얻었다. 책의 시작도 끝도 할머니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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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와 그림자 알맹이 그림책 55
이은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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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달이 밝은 밤 개를 산책하다 우연히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민댕이(개) 그림자는 이렇게 생겼구나! 존재하고 있는 그림자를 자주 만날 수 없어서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느낌이다. 어쩌면 일상에 함께 존재 했을 시간들조차 인식하지 않아 내 기억속에 자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민댕이 그림자는 민댕이를 닮아서 두귀가 쫑긋하다. 옆으로 몸을 돌리니 쪼그라져 민댕이 같기도 하고 형체가 불분명해 그림자로는 누구인지 알 수 없기도 하다. 그림자가 눈에 들어온 건 며칠전 '미루와 그림자' 그림책을 받고 부터이다.

어둠이 오기전 노을이 지고 있는 표지 그림속 벤치에 앉은 그림자와 미루 모습은 어른과 아이의 뒷모습이다. 앞, 뒤 면지는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맑은 날의 하늘색으로 밝은 느낌이다.
어느 날 미루는 길을 떠나 한참을 걷다 주인을 잃어버린 그림자를 만난다. 주인을 잃어버려 찌그러져 버린 그림자는 주인한테 떨어진 뒤론 모양이 자유롭게 변해 배고픈 미루를 위해 사과를 따줄 수 있기도 하다. 둘은 함께 걸으며 그림자 마을에서 사람을 흉내내는 주인 잃은 그림자들을 만난다. 그들을 보며 그림자는 주인을 찾으려는 결심을 굳건히 하고 길을 떠나 큰 광장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오히려 그림자가 없는 사람들로  그림자를 보고는 끔찍 하다며 비웃고 냉소한다. 그림자의 주인조차 가위로 그림자의 팔을 자르려고 한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주인을 만나고 슬픔에 빠진 그림자를 위해 미루는 친구가 되어주기로 한다. 그림자는 떠나올 때부터 그림자가 없었던 미루에게 꼭 맞는 그림자가 되어 달빛이 반짝이는 세상속으로 함께 걸어간다.

작가의 말을 보며 그림자는 우리들 마음속의  '어둠'을 표현하며 잘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이 실려 있음을 알았다.
그림책 덕분에 만난 달밤의 그림자와 한여름 햇살 아래 그림자가 사랑스럽다. 나를 닮은 듯, 나를 닮지 않은 그림자. 끌어안듯 애정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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