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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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렸을 때 읽어 봄직한 그림책들은 세트 판매가 많아 단행본의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했고 동화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길 권장하며 아이들 책읽기에 소홀히했다. 사춘기는 부모도 함께 방황했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그런데 나는 왜 아이들이 다큰 지금에서야 그림책과, 동화와 청소년 문고에 관심을 보이는가. 어른인데도 미성숙하게 관계 안에서 헤매며 상처 받고, 절망하는 이유는 뭘까.
최 윤정 작가의 '슬픈 거인'을 만나며 비로소 왜 그런지 알것 같았다.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무한 공감을 받는 일이 내겐 없었다. 아니 부족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먹고 사는 일에 목숨 달린 시간을 사는 부모는 아이를 공감할 에너지를 쥐어짜야 했다. 다들 그런줄 알고 살았던 시간 속에서 하루하루 자신도 잘 돌보지 못한 부모는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불안해 하는지 살피지 못했다. 그래도 부모 그늘에서 나름 잘 자랐다고 하지만 늘 일상에서 어른 안에 있는 아이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당황스러웠다.
그런 내가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면서 몸부림 해봐도 아이 욕구를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 부족함은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시달리게 했다.
그 이유중에 하나를 또다시 책에서 발견하게 된다.
P13 '내 몸에 각인되지 않은 무언가를 통해서 내 몸으로 낳은 아이를 키울 수는 없다......좋은 부모란 자기가 맡은 그 역할을 진정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부모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 이전의 자기를 멈추고 부모란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지 최대한 알려고 애쓰고 그 속에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부모로 부터 충분히 누려보지 못한 사랑을 내 아이에게 주는 일은 쉽지 않았고 많이 노력해야 하는 일 이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서 만나는 그림책과 동화와 청소년 문고는 그 시절의 나와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다.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우리 아이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 마음에 나는 어떻게 반응했어야 할까를 돌아본다. 그리고 이제는 커버린 아이에게도 내 마음을 잘 표현해보려 애쓴다. 그래야 우리 아이도 각인된 사랑을 잊지 않고 잘 꺼내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가 함께 행복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으리라.
서문 만으로도 행복했던 책이었다.
그 속에서 건넨 책들의 이야기는 천천히 읽어보며 마주 해야겠다.

이 책은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로 부터 '슬픈 거인'을 제공 받아 남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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