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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디샤 필리야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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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디샤 필리야의 소설로 각 단편의 주인공은 모두 흑인인 여성들이다.
교회라는 절제와 금욕의 틀 안에서 여성으로, 흑인으로 더 많은 억압과 차별에 부딪혀야 했을 여자들의 은밀한 이야기일 거라 더 궁금증을 불렀다.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딸의 이야기!
믿음이 충만한 교인의 모습 이면의 사적인 삶, 아버지가 각각인 자매들, 하느님이라 여겼던 목사와 엄마의 불륜, 유부남과의 사랑, 호스피스 센터 주차장의 밀회..,자극적인 이야기 일 수 있지만 꼭 그렇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몰입감 있게 책장이 넘어갔다.
비굴하거나 비겁하고 처참하지 않게, 부조리와 억압에 맞서 자신들의 삶을 솔직하게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라 진지하고 무게있게 다가왔다.
p245. 옛말이 있었다. 어머니는 딸을 기르고 아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엄마는 누가 사랑해 준 적이 있을까. 자식들 외에? 엄마는 교회와 금욕생활에 헌신했음에도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평화, 예수를 마음에 영접하면 우리 것이 된다고 하는 그 평화를 결코 누리지 못했다. 성경에서 약속하는 그 기쁨, 말 할 수 없는 기쁨도 마찬가지였다.


#교회여자들의은밀한삶 #문학동네서평단 #디샤필리야소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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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저녁 -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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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저녁>
현관 앞에 하나 둘 씩 배달 되던 택배 상자들은 코로나 이후 거의 매일의 일상이 되었고 발품과 노력,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대로 완성된 형태로 집 앞에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요즘이다.
‘사라진 저녁’은 집 밖으로 나올 필요 없이 무엇이든 문 앞에서 얻는 어느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어느날 어떤 조리과정도 그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도착한 저녁 재료를 두고 어쩔 줄 몰라하는 사이 벌어지는 일에 관한 이야기다. 완제품, 완전조리식품, 완성품…내가 직접 만들지 않아도, 하지 않아도 쉽게 손에 쥐어지는 삶에 길들여 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는 이야기 속 아파트 사람들과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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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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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입원으로 j시에 혼자 남게 된 아버지, 그 아버지가 울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아주 오랜 만에 아버지곁으로 간 헌이 아버지와 함께 지내며 바라보게 된 아버지와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눈물은 자식에게 어쩌면 참 큰 마음의 일렁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래 외면했던 헌의 발걸음도 고향집을 향했을 것이다. 앵무새 참이의 돌무덤 앞에서 울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대면한 마음이 짐작이 가는 건...

'너 본지 오래다.' 아버지의 이 말엔 반가움과 그리움이 경쟁하듯 가득히 들어 있음이 느껴진다. 자라고 나이들며 다정함이 서먹함으로 바뀌어 함께 있음이 어색한 아버지와 딸이 되어 버린 나와 아버지 이야기인 것 같기도 했다.

 농사를 지으며 가게를 꾸려가며 자식들을 키운 어릴 적 기억 속 아버지의 모습과 지금, 돌아온 집에서 발견하게 된 그 옛날 아버지가 만든 궤짝 속의 편지들로 몰랐던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는 헌의 마음과 들켜(?)버린 아버지의 마음이 보이 듯 그려졌다.

성실히 농사 지어 다수확상을 벽면 채울 만큼 받던 젊은 아버지와 농사일로 바쁜 엄마 대신 저녁 밥을 해 보던 딸의 모습이 나의 어린 시절과 많이 닮아 있어, 어렸던 그 때로 가 다정했던 아버지와의 모습도 떠 올려 보았다.

부모의 나이듦과 늙음이 낯 설고 어려워 가끔은 서로 마음을 다치기도 하던 참이라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언젠가 다가 올 작별의 순간 많이 후회하지 않도록 좀 더 자주 아버지에게 가야겠다.

 

너,본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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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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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린 일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의 시작을 아버지와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기억으로 연 글이다. 어린 시절의 환경에 따른 삶의 흘러감, 그리고 중일 전쟁 등의 징병으로 인해 겪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하고 아픈 기억을 가진 채 가장으로 살아 온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세월을 살아 온 나의 아버지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어린시절 한국전쟁의 처참한 광경들을 목격한 상처를 가지고, 전후의 어려운 시절을 지나며 가장의 삶을 살아 온, 지금은 노인이 된 내 아버지가 오버랩 되는...아버지가 제일 좋다고 말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언제 부터인지 알 수 없게 서먹해져 버린 아버지와 내 모습도 하루키 부자와도 닮아있음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는 않을텐데...후회하게 될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살갑지 못한 딸이라 쉽지않은 일이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나는 어떤 것들을 떠 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할까?
함께 가진 수 많은 시간과 기억들이 아쉬움이 되지 않도록, 시간을 잡고 손을 잡아보자, 늦지 않도록.
작은 책 속에서 전하려 했던 작가의 마음이 크게 울려왔다. 개인적이지만 세계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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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독서 좀 하는 편이라 생각했었는데...다른분들 대단하시네요.분발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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