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버린 일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의 시작을 아버지와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기억으로 연 글이다. 어린 시절의 환경에 따른 삶의 흘러감, 그리고 중일 전쟁 등의 징병으로 인해 겪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하고 아픈 기억을 가진 채 가장으로 살아 온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세월을 살아 온 나의 아버지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어린시절 한국전쟁의 처참한 광경들을 목격한 상처를 가지고, 전후의 어려운 시절을 지나며 가장의 삶을 살아 온, 지금은 노인이 된 내 아버지가 오버랩 되는...아버지가 제일 좋다고 말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언제 부터인지 알 수 없게 서먹해져 버린 아버지와 내 모습도 하루키 부자와도 닮아있음에 마음이 무거워졌다.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는 않을텐데...후회하게 될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살갑지 못한 딸이라 쉽지않은 일이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나는 어떤 것들을 떠 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할까?함께 가진 수 많은 시간과 기억들이 아쉬움이 되지 않도록, 시간을 잡고 손을 잡아보자, 늦지 않도록.작은 책 속에서 전하려 했던 작가의 마음이 크게 울려왔다. 개인적이지만 세계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