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법이 어딨어? - 십 대부터 일깨우는 법 감수성 사고뭉치 11
니콜라 린트너 지음, 이수영 옮김, 권용득 그림, 박홍규 감수 / 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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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정한 약속이다.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라는 녀석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을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어린이들에게 법은 전혀 피부에 와닿지 않는 다른 세상의 것이고, 청소년에게 법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나열한 것쯤으로 여겨진다. 가족 간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법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배우기도 쉽지 않다. 주변 어른들은 법에 관심이 없거나, 있더라도 온통 법의 문제점만을 강조할 뿐이라서, 법에 대한 긍정적인 개념을 형성하기보다 거부감부터 갖게 되는 수가 많다. 


  이 책은 법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법에 의한 쟁의 과정에 대해 가벼운 어투로 소개하고 있다. 책을 쓴 사람이 독일인인지라 유럽의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이질감 있는 것들은 아니다. 


  법에 대한 개념 정립에 도움이 되므로,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TV 드라마에서 멋진 법관을 보고 법관을 꿈꾸는 아이가 있다면 진로교육 차원에서도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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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스키외, 무법자가 되다 탐 철학 소설 23
박민미 지음 / 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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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철학 시리즈 중에서 최신간인 23권. "몽테스키외, 무법자가 되다"를 읽어보았다.

몽테스키외라는 이름을 고등학교 때 들었는지 아니면 교양 삼아 '헌법'을 공부할 때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몽테스키외라고 하면 삼권분립을 제창한 프랑스 계몽철학자이자 정치 철학자라는 정도의 막연한 지식은 남아있어서 이 책을 읽을 때 스키마로 사용할 수 있었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이라는 책에서 '법'에 의해 통치되는 사회를 꿈꾸었다. 법은 사람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하며, 사람들은 합의에 의해 법을 정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고 믿었다. 사실 법이 사회적 합의(계약)임을 이야기한 철학자는 여럿이 있다. 대표적으로 홉스를 들 수 있는데, 그는 그의 책 <리바이어던>에서 무질서와 혼란에서 자신과 공동체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정부와 통치 체제를 만드는 것으로 보았다. 홉스는 정부와 법이 없으면 구성원들이 무한 투쟁의 상태에 노출되므로, 어떠한 형태의 정부도 무정부상태보다 낫다고 보았다. 하지만 몽테스키외는 달랐다.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평화를 누렸지만, 공동체를 구성하게 되면서 서로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정부와 법을 만들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무질서를 염려하며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홉스보다 법을 고치고 정권을 교체하는 일에 허용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장려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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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자가 아닌 데다, 원서 또한 워~~~낙 예전에 읽어보고 말았던 것이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몽테스키외의 철학을 SF(공상과학)라는 장르에 덧씌워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세계 대전으로 피폐해진 인류를 재건하고, 사람들을 풍족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정보를 통제하고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만든 법으로 전 세계를 통제하려고 하는 거대 기업 '모나크'가 등장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브레인 칩'이라는 것을 이식하고, 그 안에 프로그램을 배포하여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한다. 세계의 50%정도의 인류가 브레인 칩을 시술받고 자신의 재력에 따라 정보를 차등 구입하여 그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재생산하고 있을 무렵, 모나크는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한다. 아직 브레인 칩을 이식받지 않은 빈국의 국민들에게 칩을 무료로 이식해줌과 동시에 의무적으로 칩을 이식받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칩에 조작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을 배포하려고 한다.

모나크는 '전제정치'를 구현하기 위하여 법을 파괴해야 했다. 그런 모나크가 <법의 정신>을 배포하려고 하는 까닭은 법을 파괴하는 데 법을 이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자의 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고, 후자의 법은 모나크의 '명령'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공포를 통해 집단을 이끌어나가는 전제정치 체제를 구현하기 위해 법의 형태를 빌려 진정한 법치를 파괴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나크의 움직임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이다. (이 그룹의 이름은 디마크러시이다.) 그들은 브레인 칩을 이용해 정보를 통제하고, 궁극적으로 법치를 종식시키고 전제정치 체제를 구현하고자 하는 모나크를 분멸하고자 목숨을 건다. p2p와 sns를 이용하여 브레인 칩을 이식받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사람들이 정보 통제 상황에서 벗어나 다시 자유로운 사유를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긴다. 여러 험난한 과정을 거쳐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표면적으로 모나크의 세계 지배 야욕은 물거품이 된다. 하지만 지금껏 계속 찜찜한 여운을 남기는 아베 노부유키의 말처럼 모나크의 회장도 찜찜한 말을 남기고 퇴장한다. 



"우리의 계획은 잠시 연기된 것일 뿐이다." 

"자네들의 혁명이 성공하면 세상이 당분간 시끄러워질테고, 그 혼란이 오히려 브레인 칩이 지배하는 세상을 더 확고하게 해줄 것이다.."


민주정치에 대한 열망이 표출되어 사회가 혼란한 것처럼 보일 때 다시 더 강해진 모습으로 되돌아오겠다는 뉘앙스를 팍팍 풍겨준다.

주인공도 이야기한다.
   
 

우리는 몽테스키외 정신을 이어받아 돈이나 기술이나 힘이 어느 한 사람, 혹은 어느 한 집단에 집중되지 않도록 권력을 늘 분산시키고 견제함으로써 다시는 독재의 시도가 역사 속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올바른 정보'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깨어 있었으면 합니다. 

 
   

 


당연한 말임에도 상당히 묵직하게 다가오는 말이다. 



리뷰가 길었다.


총평을 하자면, 이 책은 우선 글밥이 많다. 그리고 다루는 개념도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조금 버거워보이기도 하지만, 성숙한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생 정도 되는 아이와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상당히 좋은 책인 것 같다. 물론 어른의 눈으로 읽기에도 참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나면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 또는 교사의 '세상 보는 눈'도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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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자니아 직업 탐험대 1 - 방화범을 찾아라! 키자니아 직업 탐험대 1
김미영 글, 도도 그림, MBC PlayBe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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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함께 읽어볼 책은 키자니아 직업탐험대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키자니아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직업 활동들을 만화로 엮어놓고 있어요.

진로교육 체험 테마파크 홍보 책자의 느낌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우선 '학습 만화'로 분류가 가능할 것 같아요. 제목과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나라 이름이 '키자니아'라는 점을 제외하면 '키자니아에 오세요'라는 메시지는 거의 읽히지 않거든요. 아이들이 직접 직업을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활약한다는 설정도 키자니아에서 가져온 것이겠지만 아이들이 단순히 어른이 되어 갖게 될 직업을 살펴보는 식의 구성보다 훨씬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것 같아서 진로 탐색을 위한 도서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이야기 구성도 꽤 재미있네요.
이번 화는 이 시리즈의 첫 회로, 주인공이 키자니아라는 나라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 그리고 키자니아에서 발견한 권력형 비리와 그것을 파헤치려는 주인공의 활약, 그리고 영웅적 활약을 하는 소방대원의 모습이 그려져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우리나라의 현실과 묘하게 겹쳐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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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와 싸우며 현장에서 생명을 구해야 할 소방대원들이 자잘한 행사에 동원되고, 권력자가 사사로이 권력을 사용하고 인기 유지를 위해 음모를 꾸미는 것 등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까지 드네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주인공처럼 모든 것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지닌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하는 소박한 꿈도 가져봅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고, 아이들이 어른을 대신하여 직업을 갖게 된다는 설정이 재미있네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진로 탐색 서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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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따라가요 -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지리 그림책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지리 그림책
박승규 지음, 김찬우 그림, 김성은 기획 / 토토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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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ppuurr22/220517288566

에도 올렸습니다. 그림이 안 보이시면 위의 주소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얼마 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편(남한강편)을 구입한 뒤로 내 안에 지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일고 있다. 이런 마음의 움직임 탓인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기 시작한지 일주일도 채 안 되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지리는 땅의 생김새만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지표 위에서 일어나는 자연적, 인문적 현상 모두를 지역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상당히 방대하면서도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을 이 책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제시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책의 맨 뒷 페이지에 있는 한강 물길 지도이다. 

밑줄긋기사진추가

이 책에서는 지도에 붉은색 네모로 표시되어 있는 지역을 소개하고 있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훑어가며

-한강의 발원

-한강의 식생

-한강 유역의 역사와 문화

-유수에 의한 지형 변화

-한강의 쓰임

등을 두루 다루고 있다.


밑줄긋기사진추가



  자칫 방대해보이는 내용은 위와 같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삽화에 담겨있다.

  글을 읽는 것 못지 않게 삽화를 찬찬히 뜯어가며 읽어보는 것도 공부가 되겠다 싶다.

  책의 말미에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과학적, 사회적 개념을 압축 정리하고 있는데,

밑줄긋기사진추가

  이 부분에 정리되어 있는 내용들이 초등학교 사회에서 대부분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다보니 수업에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제대로 즐기려면 글과 그림을 눈으로 훑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함께 책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가방을 짊어지고 책에 소개된 곳을 직접 찾아가서 살펴보고 오는 것은 어떨까?

  독서교육, 생태교육, 지리교육, 과학교육, 역사교육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은 덤이고 말이다.

 밑줄긋기사진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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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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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표지에 오늘 날짜(2009.6.17)와 내 예쁜 서명이 들어가있는 책이다. 요 근래 들어 내 서가에 들어설 녀석들의 속살에 날짜와 내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유시민.. 난 이 사람이 사실 좋다. 정략적이지 못한 어수룩한 정치인의 모습에서 정치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는 사람인 것 같고, 또 얼핏 남산골 샌님을 연상시키는 언행에서는 잃어버린 정치인의 지조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후불제 민주주의..

서구의 선진민주주의 국가들은 죄다 시민들의 역성혁명이라는 댓가를 지불하고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방 후 미국의 법전을 번역하다시피 하여 서구의 민주주의를 댓가 없이 받아들였다. 때문에 우리는 서구의 사회처럼 민중의 피 없이도 서구의 다듬어진 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민주주의는 토대가 단단하지 않은 당위성의 선언이었지 존재로서의 체제는 아니었다. 이는 선의의 지도자가 아니라면 국민은 반드시 후에 민주주의의 사용과 유지를 위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4-19, 5-18 등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스러져갔던 모습들이 우리가 후에 지불한 민주주의의 댓가였다.

 

지난 10년간 선의의(필자와 나의 관점) 지도자에 의해 당연한 듯 누릴 수 있도록 제공되었던 민주주의의 열매는 정권에 따라 그와 달라질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하고 있다. 국가의 기본이 되는 것이 헌법이고, 민주적이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준수하기를 서약하는 것도 헌법이다. 하지만 이 헌법이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어떠한 사람들(혹은 집단)에 의해 무시당하고 유린당하게 되면, 결국 우리는 당위성으로서의 민주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할부금"을 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애국의 이름으로 주장하는 수많은 단체를 목도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극우와 극좌진영 모두 애국의 이름으로 그들의 색채를 퍼뜨리고 있다. 애국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수많은 자의적 애국들 속에서 진정한 애국의 방법을 찾아내고, 그것을 당위성이 아닌 존재로서의 의미로 우리나라에 정착을 시킬 때, 보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진보는 민주주의의 다양한 나아갈 방향 모색을 위해 앞장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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