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말하기 힘든 책, 그러나 종교인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책

신들의 대화
둘로스 데우.C 지음 / 의증서원 / 2001년 10월

평소 존경하는 분이 거의 강권하다시피 이 책을 읽기 원했기에 보기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당황했다. 책의 구성이나 문체나 어딘가 완성된 느낌보다는 혹 사이비 종파의 대충 만든 책이 아닐까 싶을만큼 엉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도입부에서 제법 읽어 나갔을 때도 대체 왜 이 책을 내게 권한 걸까? 그 분의 판단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흔들림으로 이 책에 대해 반신반의하였다. 그 정도로 이 책은 왠지 여러 모로 사이비 종교같은 냄새를 풍기는 책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한 권 전체가 매끈하게 완성되었지만 우리에게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 책이 있는가 하면, 한 단원, 심지어는 한 문장의 번득임만으로도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는 책이 있다면 아마 이 책은 후자에 속할 것 같다. 여러가지 마무리의 세심하지 못함이 작가가 주장하는 중심 사상 몇 가지로 충반히 만회되고, 일기 잘 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불교에 대해 가진 생각중 어느 부분은 동의할 수 없었으나, 말세와 부활에 대해 작가가 가진 독창적인 해석은 왜 이런 주장을 설교나 책으로 더 쉽게 접할 수 없었던가 의아스러울만큼 핵심을 뚫고 있었다. 첫 도입만을 보고 회의했던 것까지 부끄럽게 느껴질만큼 중요한 것을 가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