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 외롭지 않은 혼자였거나 함께여도 외로웠던 순간들의 기록
장마음 지음, 원예진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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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의 제목을 보자마자 나와 결이 비슷한 책을 만난 것 같아 퍽 반가웠다. 혼자 있는 건 싫은데 혼자 있고 싶은 이상한 마음, 말장난같지만 그런 적이 많았다. 사람이 그리워 꾸역꾸역 약속을 잡았으면서 약속이 취소되면 그게 반가웠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아마도 이런 마음이었다.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은' 마음. 내가 무심히 흘려보냈던 것들을 작가는 아주 작은 먼지 같아도 섬세하게 잡아 문장에 담았다. 'I'와 'E' 사이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또 그런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포토 에세이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를 소개한다 :)



절대 쓰지 못하게 된 단어가 있어. 다른 이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오면 가슴이 철렁해지는. 그리고 그 말을 내뱉은 사람마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 되고마는. 해가 바뀌면 다시 1월 1일부터 시작하기에 매년 꼭 슬퍼져야 하는 날짜가 있어. 그 사람과 같은 이름을 우연찮게 기사에서 발견하면 그저 그 글자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벅찰 때가 있어.


시간이 지나도 아직도 그날에 사는 사람들이 있어. 누구는 과하게 의연하려 하고 누구는 또 살짝만 건드려도 날이 서는 날. 버티고 있다는 말이겠지. 그래서 수많은 이들이 여전히 넘어가지 않는 날짜 속에 살아.

p.24



무언가에 미쳐 있던 때가 그립다. 마음을 쏟느라 하루를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때. 정신을 차려보면 해는 뉘엿뉘엿 저물고, 내려오는 눈꺼풀을 억지로 뜨려고 노력하면서 쏟아지는 잠이 야속하다고 느끼던 때가. 그렇게 살짝 눈을 붙였다가 다시 일어났을 때 피곤하다 느낄 새도 없이 다시 마음을 쏟으러 몸을 일으키던 때가.

p.26



나에게도 절대 쓰지 못하게 된 단어가 있다. 절대 가지 못하게 된 장소도, 매년 꼭 슬퍼져야 하는 날짜도 있다. 많은 시간이 지나 아픔에 익숙해졌지만 결코 잊히지는 않는 것들. 무언가에 미쳐 있던 때도 있었다. 마음을 쏟느라 아무것도 아깝지 않았던 때와 쏟아지는 잠이 야속하던 때가. 



관계에 치여 사람 만나는 걸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오랜 인연을 만나는 게 좋아질 때가 있다. 사람에게 상처받았으면서 또다시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받거나 또 상처받기도 한다. 모든 게 한없이 좋으면서 또 한없이 벅차던 때, 나락으로 던져진 것 같은 어느 날이 있는가하면 환희에 차오르는 어느 날이 있기도 하고 도무지 뭐가 뭔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던 때, 아마도 20대의 내가 서 있던 시공간이 생각나게 하는 포토 에세이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다 :)



모든 관계는 두 가지 단어로 정의됐다. 혹시나와 역시나. 두 낱말이 이어지는 사이 나의 지분은 점점 자그마해진다. 반복된 학습 속에서도 늘 같은 실수를 거듭하는 내가 우스워질 때면 이제는 그만두어야겠다 다짐했지만.

 p.39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 바삐 움직이는 흉내를 내며 사회에 얼추 끼어 있는 기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지만, 결국 스스로는 알고 있다. 잘 사는 척을 하고 있으면 다들 잘 사는 줄 알더라. 상한 부분은 대충 칠해서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만들고, 흐르는 곳은 붕대로 대충 감싸서 막아두었다. 기한이 있는 거짓말을 자꾸 하고 있었다. 결국은 다 들통날 것들인데도. 

 p.32



내가 정말 잘 사는 건지, 잘 사는 척 하는 건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스스로는 잘 알고 있다. 결국은 다 들통나고 말 기한이 있는 거짓말은 곧 유효기한이 다가온다. 거짓말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못 살더라도 진짜 내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거짓말들도 쌓이면 삶이 되고 인생이 된다. 거짓말은 거짓말인 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생의 자정작용으로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나아가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잘 사는 척, 행복한 척 하던 나의 20대는 가고 이제 나는 진짜 잘 살고 있고 진짜 행복해진 40대가 되었다. 과거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볼 수 있었던 포토 에세이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애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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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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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끝이 없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고난의 종류가 달라질 뿐이지, 그 크기는 전혀 줄지 않는다. 물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 자체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는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단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걷지 못하던 아기가 아장아장 걷고, 뛰고 하게 되면서 엄마의 육체노동은 서서히 줄어들지만 그 줄어든 노동의 빈틈만큼(아니, 그 이상) 정신적인 노동이 추가된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겨우) 아들이 슬슬 사춘기적 반항심을 내비쳐 보이고, 딸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눈물을 보인다. 가끔은 몸을 뒤집지도 못하고 누워서 울기만 하던 아기 때가 더 수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성장 구간마다 적용해야 하는 육아법은 다를 것이다. 청소년기의 육아를 대비할 수 있는 다정한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아이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따뜻한 시선이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믿는 27년 차 교사이자 청소년 공감 대화 전문가가 쓴 청소년을 위한 육아책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다!





요즘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아이들은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할까?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지만, 매번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엄마의 배려 없는 말 한마디에 아이는 큰 상처를 입기도 한다. 





아이들은 믿고 기다려주는 어른이 있을 때 더 잘 해내고 싶어 힘을 내기 마련이다. 매번 다시 일어선 아이들이 어김없이 선사하는 마음의 선물로 인해 지금까지 유유히 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더 높이 쳐주는 현장에서도 결코 위축되지 않고, 공교육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신념을 철통같이 지켜오면서 말이다.

 p. 59



 




아이가 힘든 마음을 표현할 때 곁에 있는 어른들이 좀 더 깊이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해주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 자기 아픔을 바닥까지 드러낼 수 있도록 한 겹 한 겹 구체적으로 묻고 집중해서 듣기를 바란다. 충분히 정확하게 듣겠다는 마음이 없이 피상적으로만 묻고 성급히 ‘충조평판’ 하면 아이는 자기 고통의 핵을 찾기 어려워 오래도록 호소할 수밖에 없다.

 p.70



'충조평판'이란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의 줄임말이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가장해 아이에게 상처 주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노력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며 좌절하는 아이에게 지금보다 더 노력해 보자는 말은 아이의 노력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절하해버린다.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깊이 들여다봐주고, 홀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감하여 묵묵히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세 아이와 함께 하는 하루 중에 "그만해. 가만히 있어. 안 돼." 같은 말들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모른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니, 그만하라니, 내가 얼마나 잘못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이 획일적인 틀에 얽매여 가만히 있기란 쉽지 않다. "안 돼"라는 말보다는 "왜 그렇게 행동했어?"라며 이유를 물어보고 아이의 이유에 충분히 공감하고 믿어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제대로 공감받은 아이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해진다고 한다.



아이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엄마가 되고 싶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구보다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엄마였으면 한다. "넌 특별히 믿음직해", "네가 옳아", "꿈이 있고 이루려고 노력하는데 뭐가 문제야?" 아마 이런 다정한 공감이 깃든 말은 비단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닌 듯하다. '충조평판'을 핑계 삼아 아이에게 상처 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 아이와 오래오래 다정한 사이가 되는 방법, 청소년 육아책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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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뇌 - 뇌를 재구성하는 과학적 마음 훈련
대니얼 골먼.리처드 J. 데이비드슨 지음, 미산 외 옮김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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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초대형 베스트셀러 <EQ 감성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먼과 명상 신경과학 분야의 선구자인 리처드 데이비드슨이 만났다! 둘은 명상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고 지금껏 마음 훈련법 마케팅의 일환으로 왜곡되었던 데이터들을 하나하나 해부했다. 또한 어떻게 해야 명상의 최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지 최신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방법론도 제시하고 있어 뇌과학과 명상에 관심 많은 분들께 추천하는 도서다. 명상이 어떻게 몸과 마음을 바꾸고 궁극적으로 삶을 바꾸는지 뇌과학 도서 <명상하는 뇌>로 알아보자!





뇌과학 도서 <명상하는 뇌>를 펼치기 전에는 솔직히 명상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이 시작하는 기준점, 즉 과학적으로 명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존재하는 수많은 장애물과 기존의 연구 논문들이 가진 결함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과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장기간에 걸친 추적 조사와 철저한 재현실험을 보며 다른 어떤 이론보다 더 믿음이 갔다. 



 




명상과 돈벌이의 결합은 강매, 실망, 심지어 스캔들과 같은 유감스러운 이력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명상을 팔기 위해 과학적 연구를 완전히 오도하거나, 의심스러운 주장을 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 이런 주장들은 견고한 과학적 발견에 의해 타당성이 입증된 것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쉽게 간과되고 만다는 것이다.

 p.26


변성된 특성은 우리의 본성에 추가된 것일까, 아니면 늘 거기에 존재하던 측면들이 드러난 것일까? 현재 명상 과학의 발전 수준에서는 어느 쪽이 맞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원래 존재하던 측면이 드러났음을 보여주는 과학적 발견들이 등장하고 있다.

 p.387





<명상하는 뇌>는 명상에 관한 흔한 오해부터 바로잡는다. 명상의 진정한 효과는 명상을 하는 중이나 명상을 한 직후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난다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명상은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효과를 지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명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긍정적 변성 상태가 일상이 되며, 긍정적 변성은 명상 수련 이후에도 이어지는 지속적인 변형을 의미하는데, 명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그 변형의 결과가 일상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뇌과학 관련 추천 도서 <명상하는 뇌>는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과 마음챙김에 기반한 인지치료 등 명상 프로그램들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렇다면 뇌과학 도서 <명상하는 뇌>가 밝혀낸 명상의 효과는 무엇일까? 위스콘신 대학교의 리처드 데이비드슨 연구팀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거나 증거 불충분한 '명상의 효과'에 대해 검증 절차를 거쳤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명상은 스트레스 반응성을 감소시키고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킨며 연민심을 증진하고 연민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끈다. 연민 명상을 8시간만 해도 타인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을 촉진하는 '공감적 관심'이 증가했다. 또 명상은 주의력 훈련의 핵심이기도 한데 명상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음챙김 명상 강의를 하고 매일 10분씩 집에서 수련하도록 한 결과, 주의력 및 기억력이 두드러지게 향상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바로 데이비드슨이 달라이 라마로부터 명상에서 종교적인 색채를 걷어내고 그 효과만을 과학적으로 검증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던 대목인데 엄청난 양의 데이터 분석 끝에숙련된 명상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반복되는 유형의 특징을 발견했다. 통찰의 순간 0.2초 이내로 발생하는 감마파 진동이 수행자들에게선 일상적으로 유지되었으며 그들은 통증으로부터 매우 빠르게 회복되었고 어떠한 노력 없이 주의를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숙련된 명상가들의 경우 휴식 중에서도 명상 상태가 늘 유지된다는 전대미문의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수준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뇌과학 도서 <명상하는 뇌>는 명상의 두 갈래 길, 즉 완전한 자기 변화를 목표로 하는 집중 수련의 '깊은 길'과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재설계한 마음챙김의 '넓은 길'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수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뇌과학 도서 <명상하는 뇌>는 명상에 과학적으로 접근해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책이지만, 우리가 가진 한정적 자원인 뇌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명상하는 뇌'를 소유할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어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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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 동물들이 찾아오고 이야기가 샘솟는 생태다양성 가득한 정원 탄생기
시몽 위로 지음, 한지우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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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적인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강릉에 정착한 지 8년째다. 문화적 인프라가 부족한 대신 한적한 지방은 생활 리듬이 느리고 편안하다. 하지만 나는 얼마나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을까?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던 사람이 갑자기 지방의 단독주택에 사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친정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아파트를 구입했다. 생각해 보면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서울살이 할 때와 거의 차이가 없다. 층간 소음에서 벗어날 수 없고, 초록 초록 푸른 자연은 화분을 키우지 않고서는 접하기 어렵다. 과연 내가 원했던, 자연 친화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연 친화적인 삶은 인간에 자연을 끼워맞추는 게 아니라 자연의 리듬에 인간을 맞춰가는 게 아닐까? 나와 가족을 위해 자연을 찾았던 나와 달리, 생태 위기의 절박함을 느낀 나머지 작은 공간에 생태 다양성을 회복시켜보겠다고 결심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났다. 진정한 의미의 자연친화적인 삶을 예쁜 일러스트가 담아낸 환경관련책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다!





환경관련책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는 아무런 준비 없이 정원이 있는 집으로 무작정 이사한 주인공이 생태를 살리기 위해 분투하며 남긴 보고서다. 생명과 다양성을 창조하고 싶다고 해서 신이 나 부자나 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그저 손에 흙을 조금 묻히기만 하면 된다는 문장에 멈칫했다. 그렇다. 우리는 손에 흙을 조금만 묻히기만 하면 된다.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예쁜 정원의 일러스트와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자연을 보며 나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싶어졌다.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 한시도 지루해지지 않는다. 나는 만약 개구리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왜가리나 지나가던 뱀이 우리를 위해 상황을 정돈해 줄 거라는 사실을 단 한 순간도 의심하지 않는다. 나는 개인 정원이라는 나의 영역, 그리고 스스로를 즐거운 마음으로 스스럼없이 이 정원에 초대하는 야생의 불확실한 흐름 사이에 존재하는 이 경이로운 스며듦의 공간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관찰자이자 행동가로서의 자리가 좋다.

 p.112



환경관련책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의 저자는 오랫동안 정원에 방치돼있던 홍자단 덤불을 치우고, 길가에 버려진 붓꽃과 물옥잠을 가져가 심기도 한다. 돌을 쌓아 작은 동물들을 위한 계단을 만들기도 하며 정원의 빈틈을 차곡차곡 채워 나간다. 그러자 수많은 곤충과 도물들이 제 발로 정원을 찾아온다. 하지만 개구리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달팽이가 너무 많이 생기거나 나방이 나무를 병들게 하는 일도 생긴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창조적인 해법을 내놓으며 균형을 맞춰 나간다.





수많은 나비, 나방, 곤충들의 일러스트가 담겨 곤충도감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는 이 책은 나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책이다. 알록달록, 생동감 넘치는 정원의 모습은 구석구석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섬세하고도 예쁜 곤충들의 그림은 "엄마, 이 나비 하나만 오려서 가지면 안 돼요?"라는 아이를 오래도록 설득해야 했다. :) 우리는 세상을 구하지는 못할 테지만 작은 정원으로 괜찮은 삶을 꾸려나갈 수는 있다는걸, 생명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환경관련책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로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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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2-11-01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넘넘 좋아합니다
이런 ..손에 흙 조금 묻히는 삶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알구요^^
저야말로 손에 흙 조금 묻히면 되는 자그마한 텃밭,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했는데요 만족도는 아파트 35년 살때보다 훨씬 높답니다
 
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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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 나온 최재천 '자기님'이 보여준 모습 탓인지 그저 그를 40년간 개미에 대해 천착해온, 개미박사이자 생물학 박사인 줄로만 알았다. 그는 진실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이었고,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제대로 인생을 살게 하는 공부란 무언인가, <최재천의 공부>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책은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 교수와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만나 나눈 대담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우리 아이들을 입시학원에 보내지 맙시다."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아줍시다."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정상적인 가족생활을 누립시다."
제가 이 구호들을 선창하며 촛불을 들면 함께 촛불을 치켜들며 동의하시면 됩니다. 솔직히 우리 부모님들 내 아이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잖아요? 옆집이 같이 안 보내면 나도 안 보내고 싶잖아요? 그렇다면 이건 우리 모두가 동의만 하면 그냥 단번에 끝낼 수 있는 일이잖아요? 이 끔찍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라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 어처구니없는 쳇바퀴에서 모두가 하나, 둘, 셋 하며 함께 뛰어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p.8 

사교육은 사교육을 조장하고, 지나친 사교육은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우습게도 우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사교육을 그만둘 수가 없다. 인문학 베스트셀러 도서 <최재천의 공부>는 그 이유와 해결법을 정확하게 진단해냈다. 옆집이 보내면 우리 집도 보내야 하고, 옆집이 안 보내면 우리 집도 안 보낼 수 있다.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사교육을 없애는 방법은 사교육으로부터 '모두가 하나, 둘, 셋 하며 함께 뛰어내리는' 거다. 자, 하나, 둘, 셋!(아무도 안 내렸다...) 사교육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내 아이가 행복해지길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런 삶을 누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알아내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다 보면 '무엇을 배워야 할까'라는 질문에 가닿게 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에 연연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이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공부가 필요하다. 과연 그런 공부란 무엇일까?


에세이베스트셀러 <최재천의 공부>는 나를 지키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면 뒤져보고 찔러보고 강의도 들어보고 책도 읽으면서 끈덕지게 탐색하고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생의 설계도는 너무 완벽하게 그리려 하지 말고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 게 좋다고,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에 얼추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또 여러 번의 실패, 여러 번의 도전, 여러 번의 방황을 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인생을 살며 충분히 '딴짓'을 하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또한 책 읽기와 글쓰기가 가져오는 효용, 남을 짓밝고 올라서는 경쟁이 아닌 모두 함께 잘 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한다. 


'공부'란 무엇인가? 공부는 기술을 배우고 지식을 습득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 인생을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최재천 '자기님'이 알려주는 공부의 진정한 의미를 인문학베스트셀러 <최재천의 공부>로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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