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마이크 둘리 지음, 권경희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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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쉰두 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버지가 된 작가가 세상이라는 광활한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초보자인 딸에게, '시공간의 신성한 정글에서 보기 드문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도움을 줄 특별한 아이디어를 담은 500여 편의 짧은 글들을 묶어 <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를 펴냈다. 나의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다 같지 않을까? 그런 다정한 아버지의 마음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이 많다. 우리의 인생에서 길어올린 지혜와 깨달음을 담은 문장들을 천천한 시선으로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쩐지 용기를 그러모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도 같다.


'너는 중요하다'라는 결론이다. 너는 신성하고, 영광스럽고, 사랑받는 존재라는 결론이다. 네가 환영들로 이뤄진 이 세상에 신세를 지는 게 아니라, 환영의 세계가 네게 신세를 지고 있다. 모든 돌멩이와 진공이 너를 창조한 게 아니라, 네가 지각이라는 행위를 통해 모든 돌멩이와 진공을 만든 창조자다. 매일 태양이 떠오르는 건 바로 너 때문이다. 한 글자도 어긋남이 없다. 너는 일종의 이유가 아니라 이유 그 자체이다. 너는 자유다. 그저 네가 되어라. 시험은 없다. 모든 게 잘될 거다. 너는 인류에게 알려진 최고 가치, 반박을 허락하지 않고 더할 수 없이 높은 감정 가치인 행복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p.25


인생은 불친절할 때가 많다. 특히나, 세상이라는 우주를 처음 여행하는 초보자들에게는 더 할 것이다. 성공의 기쁨보다는 실패에 전복당하고 좌절감에 휩싸일 때가 더 많을 거다. 우리를 숱하게 찾아올 난관들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앞서 일단 우리의 존재 자체를 긍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버리고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류에게 알려진 최고 가치인 행복을 누릴만한 자격이 얼마나 충분한지 말이다. 가슴 벅찬 문장들을 보고 있으려니 사각거리며 필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 도전은 네가 이제껏 알던 어느 장소보다

더 행복한 장소로 너를 부르는 초대장이다.

필사하기 좋은 책 <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p.120


인생에 변화의 바람이 일 때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 반대편에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데서 오는 두려움과 불안은 가끔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발목을 단단하게 잡아 끌기도 한다. 그럴 때, '너는 세상으로부터 사랑받고, 지원받고, 성공하게 되어 있다'고, '아주 작은 긍정적인 생각과 말 한 마디면 어떤 물살도 뒤집고 어떤 배도 바르게 세울 수 있다'는 말은 큰 위안과 용기를 줄 것이다. 우리를 주저하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은 생각하는 것보다 사소할 것이며,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힘 사소하지만 긍정이 담긴 목소리다. 우리의 도전이 우리가 이제껏 알던 어느 장소보다 더 행복한 장소로 부르는 초대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초대장에 응해 한 발 내딛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우리 앞에 있는 굳게 닫힌 듯한 단단한 문은 생각보다 쉽게 열릴지도 모른다. 또 그 안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밝고 따스한 행복이 우리를 기다릴 지도!



저자는 아이가 태어나기 몇 달 전,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었던 날을 떠올렸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울리던 심장 박동. 한 영혼이 시공간의 문을 두들기는 노크 소리를 듣는 기분. 나 역시 기억한다. 세 아이를 낳았지만 매번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듣는 것은 경이롭고 신비로운 일이었다. 그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새롭게 감동이 벅차오른다. 그렇게 엄마에게 찾아와준 소중한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이 책에 쓰인 문장들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따스하고 다정한 마음과 아름다운 지혜가 가득한 <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아이와 함께 나란히 앉아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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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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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으로 자연의 상당부분이 파괴되고 동식물이 시시각각 멸종해가는 시대, 뛰어난 과학기술로 유전자를 조작해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해내고 심지어 인간의 신체 개조마저 시도하는 탐욕과 오만에 빠진 인류의 모습을 담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오릭스와 크레이크>에는 머리도 부리도 없이 살아 있는 닭인 '치키놉'이 등장한다. 이 기이한 생명체는 20개의 닭가슴살을 살찌울 때까지 키워진다.(p.31) 듣기만 해도 섬뜩해지는 이 '고기 식품'이 마트의 냉장육 코너에 실제로 등장한다면 어떨까? 천재 과학자 무리가 연구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키워내는 고기 덩어리, 그것은 SF소설의 소재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애트우드가 '치키놉'을 소설에 등장시키기 훨씬 이전부터 세포배양육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오고 있었다. 



10년 전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의 해악에 대해 전해 듣고 고기를 적게 먹기 위해 채식에 관심 가졌던 적이 있다. 당시 식물성 대체육인 콩고기 음식을 시음해 보고 과연 이런 '가짜 고기'로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국내에서 실천하기엔 고기에 대한 대안이 적어 결국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에서 등장하는 대체육은 콩고기와 같은 식물성 대체육이 아닌, 동물 세포를 소량 떼어내 배양시켜 만든 세포배양육이라는 식품과 그 산업에 대해 이야기가 담겼다. 실리콘밸리의 '저스트'라는 세포배양육 스타트업 기업이 대체육을 시장에 내놓기까지 분투하는 과정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기도 또 드라마틱한 영화 같기도 하다. 그들을 저지하기 위해 각종 소송과 정치적 압력을 불사하는 대기업과 미국축산업협회의 모습도 담겨 있다.



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구의 온실가스 총배출량 가운데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비중을 18퍼센트로 추정한다는 아주 중요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모든 차량과 선박, 기차, 온 세계를 누비는 비행기가 내뿜는 양보다 더 많은 수치다. 보고서는 전 세계 인간 활동에 기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퍼센트가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p.19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해마다 식용을 위해 죽음을 맞는 수십억 마리의 동물과 온난화를 부추기는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기준 지구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 가운데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전 세계 인간 활동이 기반한 배출량의 9퍼센트라니 가히 놀랍지 않은가.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실존적 위기에 직면해있다. 태국의 경우 2050년까지 현재 사람이 거주하는 태국 땅의 10퍼센트 이상이 침몰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대도시 방콕에 사는 사람을 포함해 약 1억 5천만 명이 식량위기에 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p.204) 또 중국을 예로 들면 14억에 육박하는 인구를 먹여살리기에 경작 가능한 토지가 충분하지 않아 세포배양육이 가장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 손에 빵 조각 하나를 올리고 다른 손으로 작은 버터 나이프를 집어 오늘의 메인 요리, 황금빛이 도는 베이지색 페이스트를 덜어냈다.


 


나는 지금 준비가 된 걸까? 빵에 페이스트를 펴 바르면서 궁금했다. 이때까지 맛본 고기는 모두, 아마도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처럼 한때는 살아 숨 쉬던 생명체였다. 이 특별한 요리는 오리 세포로 만들었다.


 


빵 조각을 입으로 가져가 한입 베어 물었다. 한참을 씹으면서 맛 보고 단단했다. 부드러웠고 뒷맛은 풍부했다. 내 눈과 입, 코는 본능적으로 지금 먹는 것을 고기로 인식했다. 하지만 뇌에서 빛의 속도로 신호를 주고받는 시냅스는 단 한 가지 생각만 떠올렸다. 이것은 세포일 뿐!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p.15~17



 


이 책의 저자는 세포배양육 연구실에서 키운 세포로 만든 오리 페이스트를 맛 보고 그 느낌을 기술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천재 과학자들이 키운 고기로 만든 요리를 맛 본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먹는 감자, 바나나, 사과 등은 모두 세포 덩어리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아직은 생소하고 낯선 느낌이다. 만약 세포배양육이 안전상에 문제가 없다면, 또 경쟁적인 가격대에 판매된다면 합리적인 소비자로서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직은 선뜻 구입하기엔 터무니없이 가격대가 높고, 또 구입하려야 구입할 수 없는 게 현재 전 세계에서 싱가포르 외에 시판이 허용된 곳은 없다. 세포배양육 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세포배양육 산업이 발전해온 속도를 보면 그다지 요원한 일도 아닌 것 같다. 다만, 목축업에 종사하는 영세농민들에 대한 강구책을 제대로 수립하는 것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세포배양육에 대해 알고 싶다면, 또 전통적인 동물농장 방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면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을 읽어보실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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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 낯선 세계를 건너는 초보자 응원 에세이
강이슬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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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앞니가 흔들린다며 불편해하는 아이의 유치 상태를 체크해오다가 드디어 오늘! 뽑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흔들린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아이의 앞니를 시원하게 뽑아 주었다. 명주실을 길게 잘라 흔들리는 이에 단단히 걸어 매듭을 묶은 다음 "하낫, 둘~ 허이!" 아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리드미컬하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기합소리를 내며 아이 이마를 땅! 치면 이미 발치 완료다. 세 아이를 키우는 베테랑 다둥이 맘은 유치가 흔들려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다! 한 아이당 발치해야 하는 유치가 10개이고 그중 어금니나 송곳니처럼 뽑기 어려운 유치를 제외하더라도 세 명이면 총 20개 이상의 치아를 발치해야 한다. 하지만 나에게도 '초보'라는 타이틀이 붙던 때가 있었으니. 첫째의 유치를 처음 뽑던 날을 기억한다. 아이 유치가 흔들려 다니던 치과에 갔더니 유치가 빠지기 전에 영구치가 먼저 올라오는 등의 비정상적인 경우가 아니면 부모님이 직접 빼주는 게 좋다는 말에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결국 벌벌 떨리는 손으로 엄마도 울고 아이도 울었던 첫 발치의 추억. 지금 다시 생각해도 기분 좋은 추억은 아니다.(ㅠㅠ) 왜 인생은 체험판 없이 무조건 본 게임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지! 사랑도, 육아도 모두 체험판부터 시작하면 안 되는 거냐고 절규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도 '초보'라 세상 억울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초보인간 강이슬 작가의 위로책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을 추천해 드립니다!



인생은 체험판 없이 무조건 본전이라는 점이 나는 굉장히 억울하다. 어느 절대적 존재가 인간의 인생을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프로그래밍해놔서 별수 없이 순응해야만 하는 게 우리네 운명이라면 같은 인간들끼리라도 좀 돕고 살면 안 되나?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 인간> 힐링책 p.20



작가가 운전이라는 지옥 같은 세계의 문을 기어코 열게 된 건 '슬슬 운전면허 딸 때가 된 것 같은데' 문득 스친 막연한 한 줄기의 생각에서부터였다. 탱크만 한 SUV를 한 손으로 몰면서 해안 도로를 달리는 모습, 애인의 집 앞에 불쑥 찾아가 차 키를 흔들어 보이며 "별 보러 갈래?"라고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자 운전면허가 없는 스스로를 조금도 더 견딜 수가 없게 되었고 그리하여 '2주 완성 운전면허!'라는 자극적인 광고 문구를 내건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하기에 이른다. '운전은 조카 유모차 모는 것보다 더 쉽다'라는 강사에게 감이 하나도 없다는 온갖 구박과 멸시, 조롱을 당하다 "강이슬! 이 멍청한 등신아  똑바로 좀 해!"라며 자학하기까지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나는 내가 처음 운전하던 때가 생각이 나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ㅜㅜ) 하지만 운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마시라. 첫 번째 도로주행을 마친 저자는 멘탈을 두들겨 맞아 생긴 외상이라 생각될 만큼 검푸른 빛깔의 다크서클을 득템했다. 



"개처럼 살 거야."

어감이 좀 별로라서 그렇지 개처럼 즐겁게 살아보자는 결심이었다. 개처럼 즐겁게 살기는 쉽다. 뒷일 걱정을 안 하면 된다.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위로 책 p.104



뭐든지 완벽하게 끝장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강박 때문에 뒷일이 깝깝해서 애초에 시작하지 않으며 살다 서른이 되니 지나간 20대가 좀 심심하게 느껴졌다는 저자는 어느 날 "개처럼 살 거야."라는 결심을 한다.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면 차라리 대강이라도 해버려서 후회라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하여 완벽주의자 말고 확실한 헐렁주의자로 살아버리겠다 결심한 뒤로 스페인어를 3개월 배우다 말았고, 코바느질을 손가방 하나를 뜨고는 관뒀으며, 취미로 베이킹을 시작하겠다고 이것저것 사들였지만 첫 시도에 주방을 초토화시키고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한다. 



스페인어 고수가 되지 않았고 뜨개질 마스터가 되지 않았고, 베이커리를 차리지도 못했지만 좋았다.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궁금함이랄지 후회보다는 '나랑은 맞지 않는 일이구나' 깨닫고 포기하는 쪽이 훨씬 명쾌하다는 걸 알았다. 후회를 안 하는 방법에는 '끝까지 잘하기'도 물론 있지만 '일단 해보고 미련 없이 포기하기'도 있었다.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힐링책 p.106



잘하고 말겠다는,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과 강박이 제거된 의지는 헐렁하다. 헐렁하게 얽힌 의지 사이로 많은 시도들이 잠시 머물렀다 숭숭 빠져나가고 그럴 때마다 괜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나 싶어지기도 하지만 도무지 포기할 수 없는 어떤 가치들은 낭비의 과정 중에 얻어걸리기도 한다.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습관은 그런 점에서 유의미하다.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위로책 p.107



무슨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서툰 초보로서 겪어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 즉 능숙한 베테랑이 되기까지 견뎌야 할 인고의 과정들을 생각만 해도 입안이 쓰다.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끝까지 애써 잘하려고 시작부터 하지 않기 보다는 일단 해보고 미련 없이 포기하면 어떤가! 잘하고 말겠다는,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과 강박이 제거된 헐렁한 의지 역시 가치롭고 유의미하다. 낯설지만 일단 해보는 용기, 실패를 쿨하게 인정하고 물러나는 용기! 이 씩씩한 긍정이야말로 세상의 모든 '초보 인간'들에게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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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초등학생을 위한 빠른 독해 1 - 읽는 재미를 높인 초등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 바빠 독해
영재사랑 교육연구소.호사라 지음 / 이지스에듀(이지스퍼블리싱)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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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과학 상식, 전래 동화, 사회 상식 등 다양한 방면의 텍스트를 접하면서 읽는 재미를 깨쳐 줄 <빠른 독해> 초등 문제집을 소개해볼게요. <바쁜 독해>시리즈는 영재 교육 선생님들의 선생님이라 불리는 '호사라' 선생님께서 지으신 책이라고 해요.



 


본격적으로 문제집으로 공부하기 전에 먼저 책의 구성 및 차례를 살펴보았어요. 



 


 


'여우와 두루미', '개미와 번데기' 같은 이솝 우화도 들어가 있고, '별똥별은 별이 아니라고?' 처럼 과학 상식 그외에도 전래 동화와 사회 상식 등 다양한 텍스트가 들어 있었는데요, 실제 호사라 선생님의 연구소에서 공부한 친구들이 재미를 느낀 읽을거리를 골라 넣으신 거라고 하네요. 



초등 문제집 <빠른 독해>에 실린 이야기들은 초등 교과서와 연계되는 내용이고요. 재미있게 읽다보면 어느새 초등 독서력은 물론이고 어휘력, 이해력, 사고력을 비롯한 문해력도 향상시킬 수 있어요.



 


 


 먼저 여우와 두루미를 읽으며 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요. 우리 아들은 너무나 귀엽게도 ㅋㅋㅋ ㅜ, ㅠ, ㅗ, ㅛ 이렇게 비슷하게 생긴 모음자들을 아직도 헷갈려 하는데요, 책을 읽을 때에는 전후 문맥을 유추하면서 읽어서인지 정확하게 잘 읽어내더라고요. 초등 문제집 <빠른 독해>의 본문 지문이 짧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읽으면서 중간중간 내용을 짚어 주거나 질문을 하면서 아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체크해보았어요.



문제를 살펴보니 아이가 본문 지문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어려운 단어들을 다시 한번 짚어줄 수 있는 좋은 문제들이 많았답니다.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한 게 저녁 식사인지, 점심 식사인지, 두루미가 음식을 먹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디테일하게 체크해볼 수 있었네요.



본문 지문에서 읽어본 내용을 토대로 빈 칸 채우기도 해보고,  또 마지막 문제는 살짝 난이도가 있는 듯도 싶었는데 틀린 부분을 찾아서 바르게 고쳐 쓰는 문제로 받아쓰기 대비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우리 아들은 누나와 비교해서(비교해서 미안~) 그림책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문해력이 살짝 부족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는데 초등 문제집 <빠른 독해>로 공부해보니 아이가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또 잘하는 점은 무엇인지 확인해볼 수 있었답니다. 




초등 문제집 <빠른 독해>로 즐겁게 지문을 읽다 보면 어느새 문해력도 쑥쑥, 초등독서력도 쑥쑥! 아이의 독해력도 <빠른 독해>와 함께 엄마표 홈스쿨링으로 키워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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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 문학×커피 더 깊고 진한 일상의 맛
권영민 지음 / &(앤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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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에 이렇게 깊고 풍부한 이야기가 담겼다니. 캡슐 에스프레소 머신 등 가정용 커피 메이커의 보급으로 누구나 손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인지 에세이 <커피 한잔>를 막 펼쳤을 때는 언제든 마실 수 있는 커피에 대한 마음, 딱 그 정도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커피가 박래품으로 우리나라에 유입된 당시의 사회의 모습, 역사적 사건, 또 박태원, 이상, 김동리의 문학 작품 속에서의 수행한 역할 등 깊고도 다양하게 얽혀있는 커피는 문화의 한 자락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우리말에는 '커피'라는 말이 없었다. 당시에 커피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으니까 그런 말이 생길 리가 없다. 커피를 본 사람도 없고 맛본 사람도 없으니 그게 당연한 일이다. 사물의 이름이라는 것은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것은 그저 무지의 상태가 되기 마련이다. 


신간 도서 / 에세이추천 <커피 한잔> p.14



  '커피'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쓰였을까?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우리말에는 '커피'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1895년 간행된 유길준의 <서유견문>이라는 책에서 서양 사람들이 숭늉이나 냉수처럼 마시는 음료로 커피를 '가비'라는 말로 소개했다. 커피가 대중의 기호품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10년 전후로 을사조약 이후 일본인들이 밀려오면서였는데 당시 서울의 명동 일대에 생긴 당시의 커피숍인 '끽다점'이 커피 유행 및 대중화의 중심에 있었다.


다방 제비는 한낱 서생에 불과한 이상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았지만, 이 시련의 공간이 그의 새로운 문학적 산실이 되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로니컬하다. 그는 다방 제비에서 자연스럽게 당대의 소설가 박태원과 만났고,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등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연작시 <오감도>를 발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식민지 시대에 가장 빛나는 한 사람의 시인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된다.


신간 도서 / 에세이추천 <커피 한잔> p.91



연작시 <오감도>로 잘 알려진 천재 시인 이상, 그는 스물넷이 되던 해 폐결핵으로 실직하게 되었다. 요양차 방문한 황해도의 배천온천에서 기생 금홍을 만나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 그녀를 서울로 불러올리기 위해 집문서를 저당잡아 제비다방을 냈다고 한다. 1933년 6월, 종로 2가의 반도광무소 건물 아래층을 세내어 손수 실내장식을 꾸며 간판을 내걸었다. 당시 다방 제비는 경성에서 몇 되지 않는 다방 가운데 하나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채 2년이 되지 않아 운영에 실패했고 금홍과도 결별하게 된다. 하지만 이상이 다방 제비에서 자신의 젊음을 탕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방 제비는 1930년대 중반을 살았던 경성의 문학인들에게 하나의 작은 '살롱'이 되었고, 여기에 모여드는 문인들과의 교류가 가능해지면서 당시 새로운 문학 동인 구인회의 구성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으니 말이다.



광복동 네거리의 다방 밀다원은 가난한 화가 이중섭이 고통 속에서도 미술에 대한 꿈을 지켜냈던 생의 공간이었다. 피난민 대열 속에 끼어 부산으로 내려온 이중섭은 밀다원에서 화가 김환기, 백영수, 장욱진 등과 조우했다. 그들은 고통의 삶 속에서도 화가로서의 자기 존재를 버리지 않았다. 어두운 다방 구석에 둘러앉아 예술을 논하고 창작욕을 불태우면서 서로를 격려했다. 이중섭의 유명한 은박지 그림들은 이곳 밀다원의 어두운 구석에서 그려졌다.


신간도서 추천 / 에세이추천 <커피 한잔> p.132



밀다원은 작은 공간이지만 한 시대를 오롯이 담아내고 시대의 삶을 그대로 표상한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부산 광복동 네거리에서 시청 쪽으로 향한 길가 2층 건물에 작은 다방 '밀다원'이 있었다. 당시 부산은 20만 정도의 인구가 모여 살던 도시였는데 이곳으로 백만이 넘는 피난민들이 밀려들었다. 전쟁을 피해서 밀려 내려온 사람들은 궁핍한 현실을 피하려고 밀다원으로 모여들었고, 그곳에서 잠시나마 삶의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가난한 화가 이중섭 역시 밀다원에서 자신의 꿈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림물감도 캔버스도 구할 수 없던 터라 그는 다방 구석에 앉아 담뱃감 속의 작은 포장용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송곳이나 나무 펜으로 다란한 가족의 모습을 담았는데 그의 은박지 그림 3점은 현재 뉴욕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은 가난에 지친 삶과 고통을 밀다원에서 털어버리고 새로운 예술의 꿈을 얻었다. '밀다원'은 이름 그대로 '꿀물이 흐르는 찻집'이 되었다.(p.134)



커피 한잔에 담긴 다양한 역사와 문학 이야기를 알고 나니 한층 더 커피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커피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문학과 역사,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시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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