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노래하듯이
오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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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담긴 에세이 <계절은 노래하듯이>를 만났다. 읽는 내내 편안함 내지는 순수함을 느꼈는데 아마도 그것은 있어 보이려고 기교를 부리거나 하지 않은 순한 언어들로 엮어낸 글이기 때문인 것 같다. 장면들, 대화들, 느낌들... 모두 제주에서 귤나무를 키우는 일상 중에 채집해 다른 첨가물 없이 그대로 담긴 것들이라 싱그러웠다 :)




2021년 1월 소한부터 2021년 12월 동지까지 꼬박 일 년동안 좋아하는 자연 속에서 하나, 둘, 셋 하고 모은 푸르고 고운 것들을 글로 꿰어 전합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며 일으키는 계절과 바람의 리듬에 맞춰서 세세하게 움직이는 만물의 순간을 포착하며 제가 얻은 건 밝은 마음이었습니다. 이유는 자연이 늘 환하고 다정해서가 아니라 때론 매섭고 생명을 앗아갈 만큼 가차없더라도 모든 순간이 진실한 데 있는 듯합니다.

 <계절은 노래하듯이> p.214~215



에세이추천 <계절은 노래하듯이>는 노래 짓는 남편, 반려견 보현, 시와 글을 짓는 저자가 귤나무들과 함께 제주에서 보내는 1년의 시간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에세이 속 시간은 귤나무 재배를 위한 절기에 따라 흐른다. 1월부터 12월까지 꼬박 일 년동안 자연 속에서 모은 푸르고 고운 것들이 담겼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바람의 리듬에 맞춰서 달라지는 만물의 순간들. 매섭고 생명을 앗아갈 만큼 가차없지만 자연은 언제고 진실하니까, 그런 진실한 자연 속에 그것을 수용하며 사는 작가의 순한 마음이 느껴져 읽는 동안 내 마음도 따라 편해졌다. 자연에서 오는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처럼, 순하고 싱그러운 이 글을 읽으니 마음 속 더부룩함이 사라지고 편안해졌다.



귤 수확을 마친 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때는 귤 농사를 짓는 저자에게는 달콤한 휴식의 시간이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되면 본격적으로 귤 농사지을 준비를 시작한다. 저자는 남편 그리고 반려견 보현과 농원으로 향한다. 쌀쌀한 날씨로 귤나무가 한 그루가 죽지만 안타까워하기보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그저 담담히 받아들인다는 대목에서는 어쩐지 모질지만 그 모짐만큼은 진실하다는 저자의 마음이 이해할 수 있었다. 모질고 힘든 시간도 어느새 지나고 귤나무에 귤꽃이 피어 향기가 그득해지는 여름, 풋귤이 알차게 영그는 가을 그리고 귤을 거두기까지 자연 속에 푹 담가, 바람과 햇살이 다듬은듯한 언어들, 너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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