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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 ㅣ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철학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4월
평점 :

'철학'이라고 하면 소크라테스, 플라톤 같은 서양 철학자의 이름부터 떠올리게 된다. 또 동양 철학하면, 중국의 공자나 도가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공자를 필두로 조선의 대표 실학자 정약용까지 철학책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으로 어쩌면 우리에게 홀대받아온 동양 철학가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유가, 도가, 묵가, 법가를 위시한 중국의 철학과 인도의 종교이자 철학이라고 볼 수 있는 불교, 신유교, 일본 철학, 한국 철학까지 동양 철학을 총망라한 철학책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이다.
인仁은 사람 ‘인人’과 숫자 두 ‘이二’가 합쳐진 한자어다. 즉, 사람 둘이 있다는 의미다. 이 글자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드러낸다. 사람 사이의 양상을 떠올리면 부부·친구·윗사람 혹은 아랫사람 등 숱한 관계가 있다. 부모와 자식을 제외하고 가장 순수한 관계는 남여 사이일 것이다. 인은 마치 남녀 사이처럼 이해를 따지지 않고 관계를 확산시키자는 의미다. “사람을 사랑한다.”라는 공자의 말에는 혈족에 얽매인 사랑을 뛰어넘는 사회적 개방성이 내포되어 있다. 공자 이전에는 교육이 왕족이나 귀족의 자제들로만 국한되었기에 개방된 사랑을 실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공자가 마련한 사적 교육 기관은 국가 교육 기관과 달리 보편적 사랑을 실천하기에 훨씬 좋은 조건이었다.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 중에서
중국의 대표적 철학 사상 중 하나인 유고에서 도덕을 일관하는 최고 이념으로 삼는 것이 바로 '인(仁)'이다. 수천 년 동안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양을 지배해온 철학 사상이며 공자의 사후 그의 제자들이 수집하고 펴낸 언행록 <논어>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다. 유고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술술 읽힌다.
장자는 정치를 혐오했으며, 세상과도 거리를 두었다. 세상에 대한 장자의 참여는 본래의 성향을 그대로 표출할 수 있는 범위 내로만 한정된 것이었다. 장자는 인위적인 압박감을 동반한 화려한 삶을 선택하기보다는, 소박하더라도 자연 그대로 ‘노니는 것’, 유遊를 선택한다. 사람을 마치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듯이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우리는 폭포나 바다를 볼 때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거기에 자기만의 가치관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아무런 편견 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법가는 과거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과 미래를 중시했다. 그리고 최고 통치자에게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식의 정책 대응을 할 것을 강조했다. 천하를 다스리는 원리에 대해, 유가가 인·의·예와 같은 덕치주의가 근본이라고 주장했음에 비래, 법가는 엄격한 법치주의가 근본이라고 주장했다.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 중에서
동양 철학은 나무를 자세히 보도록 도와주는 미시적 관점과 널리 숲도 잘 보게 해주는 거시적 관점을 모두 일깨워준다. 숲을 보며 우주의 섭리를 생각하도록 하면서 숲속의 나무를 보며 인생을 생각하도록 도와 세상의 부분과 전체를 아울러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쪽과 저쪽을 아울러 보는 균형 감각은 디지털 사이언스 시대에 필요한 능력 중 하나이다. 여러 상반된 영역을 넘나드는 데 별 어려움 없이 균형 감각이 뛰어난 인재야말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간상으로 이는 바로 동양 철학에서 중시하는 인간형과 동일하다. 철학책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을 읽으며 각각의 동양 철학에서 추구하는 여러 인간형 가운데 멘토로 삼을만한 삶의 안내자를 만나보면 어떨까!
며칠 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의 <저주 토끼>를 재미있게 읽었다. 그중 '안녕, 내 사랑'이라는 단편에서 AI 로봇이 자신을 처분하려는 자신의 주인을 살해하는 대목이 나온다. '철학'이 부재한 디지털 사이언스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고 해도,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며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철학'이 없다면 무소용하다. 진리를 탐구하며, 진리에 부합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해 지혜로운 인간이 되는 것, 그것은 시대가 얼마나 변하건 간에 시공을 초월해 불변하는 최고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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