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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 끝나지 않는 전쟁, 자유세계를 위한 싸움
H. R. 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월
평점 :
요즘은 뉴스를 보는 게 겁이 날 정도다. 갑갑증을 동반한 두통은 약으로도 가시질 않는다. 각종 믿을 수 없는 뉴스들이 쏟아지는 요즘, 나에게 위안이 되는 한 가지는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에서도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던 시대 있다는 거다. 무지와 무식이 용기와 신념을 만나면 한 나라를 망가뜨릴 정도로 엄청난 괴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러시아의 푸틴을 보고 다시 깨달았고 또 다시 걱정에 빠졌다. 거대 강국들이 겨루는 힘과 영향력에 따라 재편되는 양극체제 시대는 가고 이제는 패권을 두고 모두가 각개전투를 불이는 다극체제가 도래한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패권주의로 치닫는 국제 질서 속 세계가 직면한 여러 난제들에 대해 조명하는 인문학베스트셀러 <배틀 그라운드>와 함께 고민해보자.
<배틀 그라운드>의 저자인 맥매스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직했다. 대통령과 끊임없이 불화설이 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가 낸 책에 트럼프의 숨은 이야기가 있으리라는 독자의 예측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문에서부터 "이 책은 나와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바라던 그런 책은 아니다."라며 독자들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폭로가 자신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임 중 보았던 국제 정세나 34여 년간 육군에서 실제로 보고 들은 경험담이 실렸다. 군에서 복무하던 시절 겪었던 해외 전쟁터에서의 일화와 13개월간 경험한 외교적 갈등과 그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 과정과 의사 결정의 순간을 7개의 국가로 나누어 인문학베스트셀러 <배틀 그라운드>에 담았다.
흥미로웠던 점은 저자 자신이 오래도록 애써왔던 미국에 대한 이야기였다. 냉전 종식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의 위치에 올랐지만 그것은 미국에게 무적이라는 자아도취에 빠져들게 했다. 당시 미국이 가졌던 세 가지 잘못된 가정은 모두 세 가지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념을 둘러싼 경쟁과 싸움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고 판단한 점, 미국이 초강대국이 되면서 다른 강대국들과의 패권 경쟁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 마지막으로 미국이 세계에 보여준 군사적 역량을 자신하며 군사력 경쟁의 시대도 막이 내렸다고 확신한 것. 미국이 자만에 빠진 사이 국제 정세는 빠르게 변화했고 그중 중국은 경제력이 급성장하며 군사력 역시 점점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에 도전하며 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사이가 되었다.
여러 패권국들의 부상, 세계 질서의 재편 등 우리가 누리던 평화와 안보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도전적 상황에 처해있다.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기보다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워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던 정치인들의 구태는 몇 세기가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 시대에 꼭 읽어보아야할 책 <배틀 그라운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