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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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엄마이자,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등단해 문학계의 거장으로 우뚝 선 박완서 선생님! 제 인생의 롤모델이에요. 우리 나라의 문학계에 박완서라는 작가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아이 셋을 키우면서 힘든 고비를 맞을 때마다 저는 박완서 선생님을 떠올려요. 아이를 다섯이나 키우면서 어떻게 그렇게 치열하게 쓰셨을까... 저에겐 선생님의 존재가 종교와도 같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 


박완서 선생님께서는 시와 시집을 각별히 사랑하셨다고 합니다. 시를 읽어야하는 이유, 그리고 시를 읽는 기쁨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자 힐링책 <시를 읽는다>를 소개해볼게요.


그림책 <시를 읽는다>는 박완서 선생님의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중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에서 발췌한 문장과 감성 일러스트레이터 이성표의 그림이 만난 힐링책이에요. 

<시를 읽는다>의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시를 읽는다>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시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심심하고 심심해서'라고 시작하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과 시 읽는 즐거움,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솔직하게 담겼어요. 심심할 때도,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고 싶을 때도 시를 읽고,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도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도 시를 읽으셨다는 작가님 :) 이렇게 책의 좋은글귀는 시가 될 수도 있고, 또 그림책이 될 수도 있네요.


박완서 작가님의 솔직하고 따스한 글들도 좋았고요, 또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던 이성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들도 좋았어요. 따스한 글과 위로를 주는 그림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힐링하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말들 중에서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할 한 마디를 찾기 위해 새로 나온 시집을 읽는다고 하셨던 박완서 작가님, 어느 책에선가 이런 이야기를 본 후부터 저도 늘 시집을 가까이 하고 있어요. 오늘 이렇게 그림책 <시를 읽는다>를 보고 나니 앞으로 시를 더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천천하고 낮은 음성으로 들려오는 안식과 같은 문장들, 그리고 느슨하고 편안하게 위로를 건네는 그림들이 담긴 그림책 <시를 읽는다>를 읽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몸을 곧추세우게 되네요. 그동안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 몸을 바로 펴서 또 열심히 읽고! 쓰고! 해야겠다는 의지가 샘솟아요. 

어느새 또 1월말이네요. 새해를 맞아 이런저런 일들로 또 바쁘고 힘드셨죠? 다정한 박완서 작가님의 문장으로 잠시 힐링하셨기를...그리고 또 다시 힘을 그러모아 앞으로, 앞으로 또 씩씩하게 나아가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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