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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 ㅣ 동물 공화국 1
자비에 도리슨 지음, 펠릭스 들렙 그림, 김미선 옮김 / 산하 / 2021년 8월
평점 :
조지 오웰의 풍자 소설 <동물 공장>을 오마주한 작품 <동물 공화국>을 소개해볼게요. 12개국에 출간되어 15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2020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 선정작이면서 다양한 굴지의 상을 수상한 작품인 동물공화국은 총 4편으로 제작되었는데 현재 국내에는 총 2권이 소개되었다고 해요. 그중 저는 동물공화국 첫번째 도서인 <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답니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우화소설이긴 하지만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읽기엔 다소 버거울 수 있는 소재예요. 동물공화국은 그래픽 노블 형식이라 아이들이 조금 더 이해하기 쉽고, 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요. 사회 문제를 담은 책이기 때문에 자칫 아이들이 어렵게 느낄 수도 있거든요~
동물공화국의 대통령인 황소 실비오와 친위대 개들은 늑대들로부터 성을 지켜야한다는 거짓 명분을 내세워 동물들을 억압하고 또 수탁을 앞에 내세워 자신들의 유리한 입장을 동물들에게 설파하고 세뇌시켜요. 현실 세계와 너무나도 닮아 있죠? 동물들에게 착취한 물건으로 온갖 사치를 즐기는 대통령 실비오, 친위대 대장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일삼는 1호와 호시탐탐 1호의 자리를 넘보는 2호.

동물들은 마르게리트 꽃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저항을 시작해요. 책 제목인 <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처럼 그들은 비폭력 저항에 나서지만 폭력을 일삼는 지배층에 저항하기란 정말 쉽지 않죠. 더군다나 그들은 아무 힘이 없는 평범한 시민이니까요. 다른 계층의 동물들과 연대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또 생업을 포기하면서 저항 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 운동을 이어나가야만 한다고 응원하고만 싶어졌어요.
동물공화국의 현실감 넘치는 그림들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요. 그래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더욱 현실감 넘치게 다가오나봐요.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내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살아 움직이는 것같은 그림들은 보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예요.

고난의 연속인 동물들의 비폭력 저항이 비극적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빝을 발하는 유머러스함 때문일까요? 공포 정치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부당함을 비꼬고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여유로움과 용기는 부당한 현실에 대한 저항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힘의 근원인 것 같아요. 생생한 그림과 재미있는 대사를 보며 어느 새 넓어지는 시야와 깊어지는 생각, 동물 공화국 2편이 궁금해지네요. 깊이 있는 만화책을 찾는다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