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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 숲속의 삶 ㅣ 웅진 세계그림책 215
필리프 잘베르 지음, 이세진 옮김, 펠릭스 잘텐 원작 / 웅진주니어 / 2021년 4월
평점 :

오스트리아 작가 펠릭스 잘텐의 원작 소설, 고전 명작 <밤비>를 '필리프 잘베르'식의 좀 더 현실적으로 재해석한 그림책 <밤비 숲속의 삶>을 만나 보았다. 본래 1923년 탄생했던 <밤비>는 아기 사슴이 막 태어난 시점부터 자라나 엄마를 잃고 홀로 생존해나가 결국은 왕자의 자리까지 올라서는 성장 이야기다.
우리가 기억하는 큰 눈망울에 사랑스러운 아기 사슴의 이미지는 아마도 1942년 데이비드 핸드 감독 버전의 <밤비>에서의 너무나도 강력했던 러블리한 이미지 탓으로 본래 원작 소설에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조금은 가려지기도 했다.
<밤비 숲속의 삶>에서의 아기 노루 밤비는 애니메이션보다 원작 소설에 가깝다. 갓 태어나 연약한 다리로 일어서려여러 차례 실패하고 또 다시 시도하는 밤비의 모습에서 사랑스러운 이미지보다는 생존을 향한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삶은 동전의 양면처럼,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곳이다. 인간에게 쫓겨 달아나던 그 순간에도 아름다운 나비떼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황홀한 순간을 맞게 되는 것. 아기 노루 밤비는 삶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고루 보며 어른의 세계로 한 걸음씩 내딛는다.
원작 소설에 가깝지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쓰고 그린 작품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았고 그래서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 좋았던 것 같다. 숲 속에서 왕자들을 바라보는 밤비를 보며 그 자리는 언젠가 밤비가 견뎌내야하는 삶의 무게이기에 좀 짠한 마음도 들었다.
<밤비 숲속의 삶>은 계절에 따라 아름답게 변화하는 숲속의 모습도 담겨 있다. 혹독한 추위와 먹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밤비. 무자비한 인간에 엄마를 잃은 밤비는 그 역시도 인간에 쫓기다 총에 맞게 되지만 그 고통도 견뎌내고 왕자의 자리에 오른다. 동물의 세계를 현실적으로 표현했으면서도 동화만의 독특한 매력도 곁들인 <밤비 숲속의 삶>.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으로 추천한다 :)